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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그에게 '재난 안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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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그에게 '재난 안전'이란

이종석과 윤태영의 '증언' 보니…

"어떤 대형 사고가 나더라도 국민은 궁극적으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NSC 위기관리센터가 재난재해의 컨트롤타워를 맡아 책임 있게 대처하는 것이 옳다."

노무현 정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을 지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 <칼날 위의 평화>에 소개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모식이 열릴 23일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 관련 책, 그리고 행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전 장관이 쓴 <칼날 위의 평화>도 그중 하나다.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NSC 위기관리센터의 역할 범위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장관은 "2003년 8월 2차 화물연대 파업 사태를 겪으며 NSC 위기관리센터는 2004년 7월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관련해 당시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노 전 대통령과 "청와대에 컨트롤타워가 있으면 재난재해 발생 시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부담이 전가된다"던 참모들 간 논쟁이 있었던 사실도 소개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의 의지가 작용해 청와대는 재난재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NSC를 해체했다. 지금은 자리에서 물러난 박근혜 정부의 안보실장이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언급하는 상황이 됐다.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청와대의 이 같은 반응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노무현재단

노 전 대통령의 속마음을 가장 잘 읽는 참모로 꼽히며 '노무현의 필사', '대통령의 복심', '대통령의 입'으로 불렸던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간한 <기록>도 주목받는다.

윤 전 대변인은 1988년 당시 제13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한 노 전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났고, 1994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노 전 대통령의 첫 저서 <여보 나 좀 도와줘> 집필을 도왔던 인사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두 차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부속실장과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냈다. 노무현재단은 "윤 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했고, 노 대통령은 언제나 윤태영을 곁에 두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공식 일정은 물론이고 개인 일상까지 함께했다. 휴일도 마찬가지였다. "노 대통령이 마주했던 상황과 고뇌, 생각과 궁리의 실체, 그리고 마음까지 기록할 수 있던 유일한 사람이라고 평가받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노 전 대통령 퇴임 후까지 이어진 윤태영의 '노무현 기록'은 수백 권에 달하는 휴대용 포켓 수첩, 100권의 업무 수첩, 1400여 개 한글 파일로 남아있다. 이를 토대로 출간된 책이 <기록>이다.

윤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당시 상황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전했다.

2009년 5월 25일, 서거 이틀 후의 일이었다. 봉하마을 인근 공단지역의 식당에서 이병완 비서실장, 양정철 비서관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TV 뉴스를 보던 주인 할머니가 우리보고 들으라는 듯 한마디를 했다.

"쯧쯧, 서울대 나왔으면 저리 되었겠나?"

그 한마디가 아프게 가슴을 쳤다. 목구멍으로 밥을 넘길 수 없었다.

노 전 대통령의 삶을 압축하고 있는 일화다. 고졸 출신으로 이른바 '주류'의 견제 속에 대통령이 된 그의 평생 고민은, 뿌리 깊은 권위주의를 해체하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칼날 위의 평화>가 알려지지 않은 국정 비화를 담고 있다면, <기록>은 말 그대로 노무현의 일상과 고뇌에 대한 기록이다.

문재인 의원 추도사…5주기 추도식 조용히 엄수 예정

노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공식 추도식은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된다.

추도식은 시민 3000여 명과 권양숙 여사 등 유족,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대표, 박영선 원내대표, 정의당 천호선 대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등 정당 대표, 김원기, 임채정 전 국회의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 정세균 전 대표 등 참여정부 주요 인사, 이해찬 이사장, 이병완, 문성근, 박남춘 이사 등 노무현재단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사람 사는 세상'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추도식은 애국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추도사, 추모 영상 상영에 이어 유족 인사말, 참배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추도식 사회는 유정아 노무현시민학교 교장이, 추도사는 문재인 의원과 2013년 노무현 장학생인 오재호 씨가 낭독한다.

한편 이번 추도식에선 가수 조관우 씨가 부른 노무현 대통령 헌정 곡 <그가 그립다>를 배경 음악으로 한 추모 영상과 가수 이승환 씨가 부른 또 다른 헌정 곡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의 뮤직비디오 영상이 대중 앞에 처음으로 공개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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