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인 지난 4월 16일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최초로 낸 방송사는 문화방송(MBC)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방송(KBS) 또한 타 방송사가 정정 보도를 하던 시간에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방송해 혼란을 키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학생 전원 구조 보도 경위'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아 공개했다.
방통심의위에 따르면, MBC는 지난달 16일 오전 11시 1분에 방송사 가운데 가장 먼저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냈다. 최초 오보 제공자로 알려진 경기도교육청이 출입 기자들에게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기 8분 전이다.
MBC의 최초 보도가 방송되자, 곧이어 11시 3분경 YTN과 채널A도 같은 내용을 방송했고, 11시 6분에 뉴스Y와 TV조선이, 11시 7분에는 SBS, 11시 8분에는 MBN이 오보 대열에 동참했다. 이 오보는 모두 경기도교육청이 출입 기자들에게 '전원 구조' 문자를 뿌렸던 11시 9분보다 이전에 방송됐다.
지금까지 '전원 구조' 오보가 난 경위는 단원고 교사의 잘못된 보고를 경기도교육청이 사실 확인 없이 공식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왔었지만, 그 전에 이미 방송사들의 오보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앞서 사고 당일 11시께 단원고 교사는 단원경찰서의 한 경찰관에게서 '전원 구조됐다'는 말을 들었고, 이를 토대로 단원고는 11시 6분께 학부모들에게 '전원 구조'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곧바로 경기도 교육청에도 보고했다. 경기도교육청은 11시 9분께 출입 기자들에게 '학생 전원 구조'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MBC는 단원고가 학부모들에게 문자를 발송하기 5분 전에 이미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전부 구조됐고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최 의원은 "재난 상황에서 방송들의 무분별한 속보 경쟁이 오보의 결정적 원인임이 밝혀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또한 다른 방송사가 정정 보도를 하던 시각에 11시 26분에 '전원 구조' 방송을 함으로써 뒤늦게 오보를 냈다. 서울방송(SBS)이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일단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구조 인원은 161명"이라며 오보를 최초로 정정한 11시 19분보다 7분 뒤다.
다른 방송사가 '학생 전원 구조' 오보에 대해 정정 보도를 한 이후에도 재차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오보를 방송해 혼란을 키운 것이다.
속보 경쟁이 오보를 키운 정황은 경기도교육청이 국회에 제출한 "안산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문자 발송 경위"라는 답변서에서도 드러난다. 이 자료를 보면, 경기도교육청은 사고 당일 11시 6분경 "많은 언론에서 전원 구조 여부 사실 확인 요청이 쇄도함에 따라, 단원고 보고 내용 및 YTN 방송 등을 종합하여 폭주하는 기자들 문의에 답하는 형식으로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최 의원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기자들에게 제공한 경기도교육청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도교육청이 잘못된 정보를 성급히 제공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방송 등 언론의 속보 경쟁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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