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백운기 신임 보도국장이 지난 11일 청와대 근처에서 모 인사를 만난 후 보도국장에 임명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와대가 KBS 보도국장에 대해 사실상 '면접'을 봤다는 의혹으로 이어지면서,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13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전체회의에서 "백운기 보도국장이 청와대 인근에서 모 인사를 만난 후 국장이 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날 KBS노동조합(KBS노조)이 공개한 백 국장의 관용차량 배차 기록표를 제시했다.
KBS노조가 이날 오전 공개한 관용 차량 배차 기록표에 따르면 백 국장은 일요일인 11일 오후 3시 10분부터 4시 50분까지 관용차를 이용했다. 행선지는 "청와대"로 기록돼 있다.
KBS노조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백운기 국장은 청와대 모 인사와 한 시간가량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고, 회사에는 오후 5시쯤 복귀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백운기 국장이 회사로 돌아오자 길환영 사장은 곧바로 부사장 등을 불러 신임 보도국장에 백운기를 기용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보도국장을 낙점했고, 길 사장이 청와대의 뜻에 따라 움직였다는 주장이다.
청와대의 KBS 인사 개입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청와대 박준우 정무수석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청와대가 "노력한 결과"로 KBS 길환영 사장 사과와 김시곤 전 보도국장 사임이 이뤄졌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김 전 국장은 세월호 희생자 숫자를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와 비교,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발을 샀다. 백 국장은 김 전 국장의 후임이다.
이 같은 노조의 폭로에 대해 KBS는 "당시 시사제작국장이던 백운기 국장이 지난 11일 삼청동 총리공관 주변 커피숍에서 업무 협의차 관련자와 만났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KBS는 "그러나 이는 보도국장 임명과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며 "보도국장 임명은 방송 부사장과 보도본부장의 추천을 받아 내부 인사절차를 거쳐 사장이 임명한 것"이라고 '청와대 면접설'을 부인했다.
이날 미방위 회의에서 새정치연합 간사인 유승희 의원은 이 같은 의혹 해소를 위해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KBS 이길영 이사장, 길환영 사장, 김시곤 전 보도국장 등의 출석을 요구했다. 미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간사 간 협의가 안 됐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아, 회의는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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