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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왜 야당지지율도 하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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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왜 야당지지율도 하락할까?

[국가 기본의 재구축을 위하여 <5>] 안전과 개혁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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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진정으로 안전 의지를 보여주려면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참담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제 정부는 안전한 국가와 관료 개혁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지금 정부가 진정으로 안전과 관료 개혁을 최우선시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좋은 방법은 바로 수명이 다한 원전을 폐쇄하는 것이다. 
 
고리원전 1호기는 2007년 설계수명 30년을 넘겼지만 10년 수명연장을 신청하여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가동 중에 있다. 일본에서 수명이 다한 배를 들여와 수명을 연장해 운행한 세월호와 정확히 닮아있다. 후쿠시마 원전도 10기의 원전 중 유독 30년 넘긴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하였다. 더욱 불길한 것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이 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 16일에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월성원전 1호기도 2012년 수명이 다해 수명 연장 신청에 들어가 있는 상태이다. 우리는 부품시험서 위조와 안전검사 조작으로 얼룩진 원전 비리와 원전마피아를 잘 알고 있다. 관피아나 해피아와 판박이다. 이들에게 우리의 안전과 생명을 맡길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정부와 관료에 대한 불신은 극에 이르렀다. 신뢰는 정치의 생명이다. 
 
만약 정부가 기한을 넘긴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의 폐쇄 결정을 내린다면, 안전 국가와 관료 개혁를 외치는 정부의 의지는 신뢰의 토대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국난의 시대, 부끄러운 역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최장집 교수는 그의 저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서 "민주화 이후 한국의 행정 관료체제는 유능한 관료에서 무능한 관료로 변하는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관료 집단을 통제할 기제가 결여된 채 계속 교대되는 권력에 대한 줄 대기가 성행하는 가운데 무책임과 전문성의 결여 그리고 복지부동의 부정적 측면이 심화되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무능과 함께 총체적으로 무력하고 무능한 정부로 전락해버렸다.

한 왕조의 초기에는 개국 정신의 건강성이 지배하는 가운데 서슬 퍼런 왕이나 황제의 기세에 눌려 관료 집단은 비교적 성실하게 업무에 봉사한다. 그러나 왕조 중반을 거쳐 말기에 이르게 되면 관료층의 토지겸병과 지방 토호들의 발호로 몰락하는 과정을 겪는다. 권문세가의 기득권이 이미 확고하게 강화된 왕조 중기의 개혁은 참으로 어렵다. 거의 좌절되고 말았다. 
 
이번 참사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관료들의 양파 껍질을 까듯 도무지 끝이 없는 부패와 무능 그리고 탐욕덩어리를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였다. 우리나라는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조롱 섞인 비판을 들어왔는데, 관료 집단의 발호를 특징으로 하는 사회 발전 단계도 대단히 빨리 진행되었다.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이 이 나라를 살릴 수 있는 관료 개혁의 마지막 기회로 인식해야만 한다.  
 
개혁은 우선 문제의 핵심을 짚어야 한다. 그간 우리나라의 고위직 공무원은 거의 대부분 고시라는 획일적인 경로를 통하여 충원되어 왔다. 입법부 공무원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고시제도는 항상 기수(期數)로 묶어지면서 관료집단의 자기 세력 확대재생산의 제도적 토대로서 효과적으로 기능해왔다. 오늘날 관료들은 고시 기수로 묶여 기수는 고등학교나 대학의 동문 혹은 고향 선후배 관계보다 훨씬 강력한 응집력을 지니고 있다. YS가 잘 한 일 거의 없지만 하나회 해체는 매우 잘 한 일이었다. 고시는 군대로 말하면 하나회와 같고, 관료 조직의 하나회, 고시는 해체되어야 한다.  
 
한편 이번 해경 조직은 틈만 나면 조직과 자리를 '탐욕적으로' 팽창시켰지만 정작 자신들의 업무와 본분과는 철저하게 담을 쌓은 무능과 탐욕의 모래탑일 뿐이었다. 그간 관료 집단은 틈만 나면 '위장' 조직불리기와 인위적인 고위 직위를 팽창시켜왔다. 견제와 감시기관의 부재를 틈타 국민의 혈세로 쌓아올린 그들의 아방궁이다. 고위직위 한 자리면 여러 명의 유능한 청년 인재를 취업시킬 수 있고 그만큼 국가발전에 기여한다. 사실 이제까지의 조직 진단은 정확한 진단은커녕 오히려 관료 조직의 조직불리기의 명분으로 이용되었을 뿐이다. 이제 국민적 열망에 토대하여 확실한 의지와 정책으로써 이들 아방궁을 철거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국회가 나서야 한다. 정부에만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사실 오늘의 사태에 이르기까지 국회의 무능과 책임이 크다. 국회야말로 관료에 대한 견제라는 자신의 직무를 유기한 채 오히려 관료 집단에 의존하면서 관료의 힘을 오늘처럼 이상 비대화하고 국가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들어 급기야 세월호 참사에 이르게 만든 주요 책임자이다. 
 
지금 누구나 입을 열면 나라가 나라가 아니라고 하지만, 국회도 국회가 아니다. 정부만 기본이 없는 것이 아니라, 국회도 기본을 결여하고 있다. 아니 많은 사람들은 국회가 더 기본이 없다고 생각한다. 여야를 떠나 정당 구조와 정책 능력에서 무슨 기본을 갖추고 있는가? 그야말로 허당 중의 허당이다. 무슨 일이 발생하면 이번 세월호 침몰처럼 속수무책 침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단언컨대, 안철수가 민주당과 통합하지 않고 정당 밖에 있었더라면 이번 과정에서 영웅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현재의 정당이 너무 허약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2, 제3의 안철수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먼저 국회 자신부터 오늘의 비정상을 극복하고 정상화되어야 한다. 수신제가. 정당과 정책 기능이라는 기본과 실력부터 갖춰야 하고, 또한 의원을 지원, 보좌해야할 국회 관료조직이 어느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의원의 갑 노릇을 하고 있는 비정상을 바로 잡고 국회 입법지원 기구부터 정상화해야 한다.  
 
여야는 항상 이익집단화하여 정치공학적 셈법과 무조건 반대에만 익숙한 구태와 탐욕을 벗어 던지고 진정으로 머리를 맞대고 연구함으로써 구국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절체절명의 국난을 앞두고도 오로지 당파 싸움과 무능에만 빠져 있었던 구한말이나 임진왜란 전야의 어리석음과 수치를 지금 또다시 되풀이해서 범해서는 안 된다.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조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참사로 정부 여당이 치명타를 입는 상황에서도 야당 지지율 역시 하락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오늘의 여당과 야당을 "땅 투기로 횡재한 부모의 돈으로 미국에서 멋진 박사 학위를 얻은 강남족 두 명이 (각각 여야로 나뉘어) 경쟁"하는 두 정당이라고 표현한 박노자 교수의 말처럼, 많은 국민들의 눈에 야당 역시 적나라한 이익 집단 혹은 기득권 세력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은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사실 이번 세월호 참사의 전 과정에서 과연 무엇을 했는가? 관료들의 모습과 동일하게 복지부동, 반사 이득만 구하지 않았는지. 사실 야당은 '진보가 조롱받는 오늘의 사회'를 초래한 주요한 책임자 중 하나이다. 
 
특히 지금 현실이 요구하고 있는 관료 개혁에 대하여 야당은 책임을 지고 스스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우선 주로 경제 분야에 국한되고 있는 갑을 투쟁은 관료 대 국민이라는 구도를 중심으로 하여 재설정되어야 한다. 야당은 항상 여당의 탓으로만 돌리고 여당이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야당의 잘 만들어진 정책은 비록 단기적으로 실현되지 않을지라도 그리고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실현된다. 남을 탓하기 전에 본인이 성실하게 연구하고 조사하여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비정규직에게 떠맡겨진 사회의 안전 시스템

세월호 참사는 이 사회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던 관료 제도의 폐해가 임계점이 이르러 폭발한 것이다.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에 있어 관료 집단이 지닌 심각성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주장이 없지 않았지만 모든 사람이 외면하고 무관심했다. 
 
우리 사회에서 또 하나의 임계점에 이른 것이 바로 비정규직 문제이다. 우리는 최근 발생한 지하철 신호시스템이 외주업체 비정규직에 맡겨지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였다. 세월호 선원 역시 모두 비정규직이었다. 사실 우리 사회의 방재, 시설, 전기 등 안전 관련 분야의 시스템은 거의 모두 외주 하청업체 비정규직에게 맡겨지고 있다. 공공기관 역시 마찬가지이다. 완장 차고 권세 부리는 호사로운 자리는 관료들이 모조리 차지하고 이른바 3D 업종은 효율성이라는 미명 하에 모조리 외주하청 비정규직에게 싼값으로 떠넘겼다. 이들 외주 하청업체의 비정규직은 평소 인간 대접조차 받지 못하면서 쥐꼬리 월급에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 처해있다. '정규 사회'로부터 철저히 배제된 것이다. 이러한 악성 비인간적 시스템은 이제 임계점에 도달하였다. 비정규직의 열악함에 비례하여 우리 사회의 안전은 그만큼 위험하다.
 
비인간적으로 소외받는 이들에게 직업의식과 책임의식을 묻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이들도 자랑스러운 직업의식과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이들도 우리 '정규 사회'에 편입되어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 사회에서 제멋대로 독점하고 편법을 일삼아온 사회 상층에 대한 통제 장치를 작동시킴으로써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하고, 반면 이제까지 사회의 부조리 속에서 비인간적 생활을 영위해야 했던 사회 하층에게는 따뜻한 제도와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 사회의 '안전'은 비로소 보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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