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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충격적 마지막 순간 동영상 공개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안내방송에 "네!"

손석희 앵커가 진도 팽목항 현지에서 진행한 JTBC '뉴스9'에서 27일 충격적인 동영상이 공개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300명이 넘는 사망과 실종자를 초래한 대참사로 악화되는 것을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던 상황임을 고스란히 알려주는 동영상이었다.

이 동영상은 단원 고등학교에 다니던 희생자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가 26일 아들의 발인을 마친 뒤 아들의 유품인 휴대폰에서 발견된 15분 분량의 동영상을 복구해 JTBC 측에 건넨 것이다.

JTBC 측은 너무 충격적인 동영상이라 음성변조와 정지화면으로 고심 끝에 15분 짜리 동영상 중 일부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내용은 주로 음성으로만 전해졌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동영상 촬영은 사고 당일 오전 8시 52분쯤 시작했다는 점이다. 선박에서 해경에 최초 신고했다는 오전 8시 58분보다 6분이나 앞선 시각이다.

이때도 이미 학생들은 "아 기울어졌어", "쏠리는 거 장난 아니야. 자꾸 이쪽으로 쏠려. 못 움직여" 라고 말할 정도로 배가 기울었다 . "선장은 뭐 하는 거야"라며 답답한 심정을 표현하는 학생들의 말도 흘러나왔다.

그런데도 "제자리에 있으라"고 지시하는 안내방송이 계속 됐다. 이때문에 학생들은 이후 구명조끼를 입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하면서도 "야 나 진짜 죽는 거 아니냐"라는 말도 농담조로 하는 등, 모든 것이 수습될 수 있을 정도로 낙관적으로 여기려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세월호가 제주관제센터에 배가 침몰 중이라고 신고하는 상황에서도 학생들에게 사태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오전 9시가 다 된 시점에서 학생들은 구명조끼를 찾아 입기 시작했다.

마침내 어떤 학생은 "엄마, 아빠 아빠 아빠 아, 내동생 어떡하지?"라면서 심각한 상황임을 느낀 반응을 보였다. 진도관제센터가 세월호와 교신하고 있던 오전 9시 6분쯤 학생들은 갑판 위에 있는 친구들을 떠올리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어처구니 없게도 이때도 다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 학생은 천진난만한 밝은 목소리로 "네"라고 안내방송이 절대 권위의 선생님 말씀인양 큰소리로 복창했다.

하지만 이미 다른 학생들은 "아 무슨 일인지 말을 해줘야지."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어. 구명조끼 입으란 거는 침몰되고 있다는 소리 아니야?"

하지만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라는 안내방송은 동영상 촬영이 끝날 때까지 반복됐다.


▲세월호 희생자 고 박수현 군의 마지막 동영상 캡처.ⓒJTBC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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