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유우성 씨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해 “간첩 조작 사건은 아닌 것 같다”며 이 사건을 간첩 혐의 사건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정 총리는 “유 씨 사건이 간첩 조작 사건인가 혐의 사건인가”를 묻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 총리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답변과 언론 보도를 본 바에 의하면 재판 과정에서 증거 일부가 위조된 내용의 사건이기 때문에 간첩 조작 사건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총리는 이 사건은 일정 부분 증거 조작이 있는 것뿐이고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는 것이라는 정 의원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 사건으로 일각에서 중국 내 휴민트(HUMINT·human intelligence,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얻는 정보)가 말살됐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국정원 내부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말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최근 파주와 백령도에 잇따라 추락한 무인기와 관련한 질타도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처음 무인기를 발견했을 때 당국에서 대공 용의점이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가 백령도에서 또 하나의 무인기가 발견되니까 그제야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밝혔다며 “국방부가 허위, 진실 은폐, 늑장 보고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군이 정식으로 대공 용의점이 없다고 밝힌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북한 소행이라는 발표가 늦어진 것과 관련해 “관계 기관이 모여서 합동으로 조사를 했고 이후 발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 의원은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에도 올라갔다. 이것이 대통령이 말하는 튼튼한 안보냐. 대통령이 조잡한 무인기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의원은 또 “2010년 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는 영해에 구멍이 생겼고, 2012년 노크 귀순 사건 때는 영토에 구멍이 생겼다. 2014년 무인기 사건으로 영공에까지 구멍이 난 것”이라며 육해공 공히 안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진 의원은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이 인터넷에 정치성향의 글을 올린 행위와 관련, 수사 진척상황이 더디다며 정 총리를 질타했다. 진 의원은 심리전단을 폐쇄하라고 요구했고 이에 정 총리는 “(심리전단 폐지는) 우리의 무기를 하나 내려놓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위법행위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