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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낙하산 파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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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낙하산 파티'가 시작됐다

'친박'이면 전문성 없어도, 비리 저질러도 낙하산 OK?

'파티'가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일 공공기관 개혁을 역설하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 '낙하산'이 공공기관에 무차별 투하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2년 12월 25일,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강하게 비판하며 "(낙하산 인사는) 국민들께도 큰 부담이 되고, 다음 정부에도 부담이 되는 일이고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공공기관장들을 불러모아 놓고 "파티는 끝났다"고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경제부총리의 말이 무색하게도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는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는 '낙하산 인사 근절'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정권 초반에는 정치권 인사, 정권 후반에는 청와대 인사가 공공기관을 장악하는 게 '낙하산 공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시절 등 역대 정권 초반에는 정치인 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공공기관을 장악했다. 그러나 이들은 정권 후반, 선거 출마 등을 위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그 자리를 청와대 등 권력 기관 출신들이 메웠다.

박 대통령이 낙하산 인사를 강하게 비판했던 당시를 보자. 2012년 12월 한달에만 청와대 출신 인사 6명이 코트라 등 공공기관의 요직에 내려 앉았었다. 그 이후 현재까지 박근혜 정부 정치권 인사들의 낙하산 실태를 들여다 보면, 다른 정부와 마찬가지로 '낙하산 공식'을 그대로 밟아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말기 낙하산 인사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JTBC 뉴스 화면 캡처

'친박'이면 전문성 없어도, 비리 저질러도 낙하산 OK?

검사 출신인 이상권 전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전기안전공사 신임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21일 오후 취임을 하게 된다. 이 의원은 인천지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로 인천 계양을 지역에 출마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검사 출신이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에 내정된 것을 두고 전문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7대, 18대 총선에서 송영길 인천시장에게 연거푸 패했고, 송 시장이 인천시장에 출마하며 생긴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2007년 박근혜 대통령 경선 후보 인천 지역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친박 인사다.

지난 17일에는 이강희 전 의원, 조전혁 전 의원,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최교일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3명이 한국전력공사 사외이사에 선임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조전혁 전 의원은 전교조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무모한 일을 벌여 전교조에 배상금을 물었던 인사다. 지난해 2월에는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대주주여서 사실상 정부 소유 회사로 볼 수 있는 곳이다. 대우조선해양에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사외이사를 지낸 적이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이 취임했다. 지난해 10월 보궐선거 때 서청원 의원에게 후보를 양보했던 김 전 의원이 보상을 받은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비슷한 시기에 친박 중진인 김학송 전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김 전 의원은 19대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한 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의유세지원단장으로 맹활약 했었다.

기술보증기금 감사에는 최근 친박연대 출신 박대해 전 의원이 임명됐다. 예금보험공사 감사에는 새누리당 충남도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서산·태안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던 문제풍 씨가 임명됐다. 대한석탄공사 상임감사에는 최근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출신인 황천모 씨가 임명됐다.

서울 광진구 갑에 새누리당 후보로 19대 총선에 출마했던 정송학 전 광진구청장은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에 임명됐다.

용산 참사 책임자였던 이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낙하산으로 내려왔다. 이 전 청장은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공천 신청서를 내밀었던 인사다. 한국철도공사 최연혜 사장도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출신이다.

한국투자공사 사장에 임명된 안홍철 사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선 캠프 중앙선대위 직능총괄본부 특별직능단장을 맡았었다.

안 사장은 과거 자신의 트위터에 "노무현 정권은 종북 하수인? 노무현이 청와대서 직접 밥 받아 먹는 등 격식 안 찾아 감동했더니 '전부 빨갱이'란 언론인 출신 친구말이 맞네"라는 글을 올리고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보다 더 나쁜 사람이 노무현, 문재인과 그 일당들이요"라는 글을 리트윗하는 등 야당 정치인에 '종북' 딱지를 붙였던 사실이 밝혀져 최근 구설수에 올랐다.

한국마사회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자문그룹 '7인회' 일원인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박정희 정부에서 공직 생활을 했던 그는 재계에 뛰어든 후 삼성그룹 요직을 거쳤던 인사다. 제주도지사에 출마했으나 두 차례 낙선했다. 현 회장은 박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재계 인사라는 평을 듣는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에는 박근혜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았던 김병호 전 의원이 취임했다. 김 전 의원은 2004년 정치자금 수수 등 개인비리로 의원직을 박탈당했던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은 2007년, 2012년 박근혜 캠프에서 활약했던 최측근 중 하나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공직에도 '낙하산' 인사들이 투하되고 있다. 새누리당 추천으로 국가인권위원에 내정된 유영하 변호사는 BBK 사건의 주역 김경준 씨를 미국 교도소에서 한국으로 불러들였던 인물로 지목받았다. 이른바 '기획입국'을 주도했다는 의혹이다.

인천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인 유 변호사는 검사 시절 나이트클럽 사장에게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게 되자 옷을 벗었던 인물이다. 비리 전력자가 인권위원에 내정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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