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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옥 앞에서 불탄 '또 하나의 가족 삼성'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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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옥 앞에서 불탄 '또 하나의 가족 삼성' 깃발

[현장] 금속노조 '故 최종범 열사 추모 결의 대회' 개최

"우리 모두가 최종범이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 같은 얼굴의 영정을 든 노동자들이 섰다.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수리 기사 고(故) 최종범 씨의 영정이다. 이들 앞에 설치된 무대에는 "우리 모두가 최종범이다"란 제목의 걸개가 달렸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10일 오전 이곳에서 개최한 '최종범 열사 추모 및 삼성 규탄 열사 정신 계승 결의 대회'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수리 기사들을 비롯한 금속노조 조합원 등 2000여 명(경찰 추산 1500명)이 참가했다.

위영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은 "삼성 이건희 왕국 아래 지난 십여 년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 동안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 그 어느 것도 보장받지 못하고 살아왔다"며 "견디다 못해 노조를 설립했고, 이제 겨우 100일이 지났는데, 벌써 두 명의 희생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에선 최근 두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다. 배고파서 못 살았다"란 유서를 남기고 지난달 30일 자결한 최종범(32) 씨, 출근 준비를 하다 급작스런 뇌출혈로 사망한 임현우(36) 씨. 노조는 임 씨가 장시간 노동과 실적 압박에 시달리다 '과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모 결의 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노동자들이 죽고,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삼성은 여전히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쟁의권과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삼성을 상대로, 각 센터 동시다발 점거를 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한 준비 단계를 지금 밟아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아시아 초국적 기업 감시 네트워크'(ATNC)가 보낸 연대 메시지를 전달했다. ATNC는 아시아 45개국의 노동조합들과 시민단체들이 모인 조직이다. ATNC는 "삼성은 최종범 씨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 최 씨의 죽음과 관련해 사죄하고 노동권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열린 결의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또 하나의 가족 삼성' 깃발을 불태우고 있다. ⓒ프레시안(최하얀)

집회 참가자들은 추모 결의 대회를 마치며, '또 하나의 가족 삼성'이라고 적힌 삼성 깃발을 불태웠다. 집회에 참가한 수리 기사 ㄱ 씨는 "일 시킬 때는 항상 '우리는 가족'이라고 하면서, 정작 좀 만나자고 하니 '협력업체 직원과는 대화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 유니폼에 박힌 로고는 대체 어느 기업 로고냐"라며 가슴에 달린 삼성 로고를 가리켰다.

삼성전자서비스 수리 기사들은 지난 9일 밤에도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추모제를 열었다.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전국 100여 개 협력업체와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지속적인 교섭 요구를 해왔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자 투쟁 상대를 삼성전자와 삼성 그룹으로 바꾼 모양새다.

앞서 금속노조는 "얼마 전 공개된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적힌 그대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들은 교섭 장소 등을 트집 잡아 최대한 교섭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 등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추모 결의 대회가 열린 10일은 최 씨가 자결한 지 12일째 되는 날이다. 유족은 삼성 측의 사과가 있기 전까지는 장례를 치르지 않는다고 밝힌 상태이며, 고인의 주검은 현재 충남 천안시 삼룡동 천안의료원에 안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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