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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강정!" 전국의 시민들 제주도에서 평화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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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강정!" 전국의 시민들 제주도에서 평화행진

[현장]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촉구 전국 행동의 날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전국의 시민들이 제주도에서 평화행진을 벌였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 500여명은 2일 오후 3시부터 제주시청 앞에서 '제주해군기지건설 백지화 촉구 전국시민행동의 날' 집회을 열고 정부와 해군의 기지 건설 강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강정마을과 연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문정현 신부는 "강정마을의 평화는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에 있다"며 "거짓말, 공갈, 협박, 사기로 아파하는 주민과 함께 울고 웃기 위해 강정마을에서 살겠다"고 밝혔다. 경순이 감독을 비롯한 젊은 영화감독 8명도 강정마을의 이야기를 100일동안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겠다며 이날의 집회를 영상에 담았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에 참여하는 시민단체는 전국적으로 30곳이 넘는다.

시민들 앞에 선 강동균 강정리 이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는 "이젠 됐다. 이겼다. 4년 2개월의 힘겨운 싸움이 전 국민의 심금을 울리기 시작했다"며 "지금부터는 이기려는 싸움이 아닌 다 이긴 싸움을 마무리하는 싸움을 하자"고 말했다. 강정마을 사태는 2007년부터 시작됐지만 전국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 2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힘내라 강정 시민평화 행진' 대회 ⓒ프레시안(최형락)
▲ 집회에는 마을 주민 150여명이 참가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행진하는 시민들. ⓒ프레시안(최형락)

집회에서는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날 강정마을에서 당 최고회의를 주재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해군기지 건설을 승인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고 강정마을 구럼비의 절대보전지역을 해제한 우근민 도지사는 주민들의 말을 직접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절차가 잘못됐으면 바꿔야 한다"며 "공사부터 중단하고 해군기지 건설이 꼭 필요한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도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면서 생물권보전지역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우근민 지사는 도지사 자격이 없다"며 "해군기지 건설로 올레길이 끊어지면 제주는 다시 외로운 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최형락)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는 주장도 나왔다.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에는 있지도 않은 항공모함을 두척이나 정박시킬 수 있는 해군기지 건설로 미·중 관계가 악화될 경우 중국에 의지하는 관광산업은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또 "삼척, 진해, 평택 등 현재 해군기지가 들어서 있는 곳을 방문 조사한 결과 인구는 오히려 교육 문제 때문에 감소했고 땅값이 떨어져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줬다"며 "해군기지 건설은 제주도 경제를 망가뜨리는 것 뿐만 아니라 안보, 경제, 환경 무엇 하나 살리지 못하는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줄곧 밝은 분위기로 진행됐다. '무키무키 만만수' 등 노래패들의 공연이 이어졌고 집회를 마친 후에는 탑동광장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일부 제주 시민들은 행진대열에 박수를 보내며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의 뜻을 전했다. 저녁에는 강정마을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앞서 참여연대를 비롯한 몇몇 시민단체는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는 배 안에서 '평화크루즈 선상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1일 오후 7시 인천항을 출발해 배 안에서 강정마을 사태를 관광객에게 알리며 콘서트를 열고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제작해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제주도는 유네스코에 의해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 '3관왕'을 달성했다. 현재는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 중이다. 그러나 붉은발 말똥게와 연산호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해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건설에 맞춰 제주도에 의해 절대보전지역에서 해제됐다. 800미터에 달하는 독특한 용암지대 구럼비로 유명한 이곳은 올레길 7코스가 지나는 구간이기도 하다.

해군기지는 이미 착공됐다. 공사를 막기 위해 주민들은 현재 구럼비 해안가에 천막을 치고 농성중이다. 2007년 8월 자체적으로 실시한 주민투표에 의하면 주민의 94퍼센트(725명 중 680명)가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 강정 마을 앞바다의 구럼비. 이곳은 독특한 용암지대로 올레꾼들에게 인기가 많다. ⓒ프레시안(최형락)
▲ 주민들은 해군기지가 '평화의 섬' 제주도에 들어올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프레시안(최형락)
▲ 주민들은 구럼비 해안가에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 평생 이곳에 살아온 사람들에게 해군기지 건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일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한 아이가 구럼비 해안가에 서 있다. "아이들에게 군 기지를 물려줄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이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다. ⓒ프레시안(최형락)
▲ 마을 곳곳에 붙어 있는 현수막. 집회에서 한 시민은 "제주도 사람들은 마음이 착해서 싫어도 싫다는 말을 잘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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