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정원 보관 녹음 파일, '마사지' 의혹 있다"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4일 국가정보원에 보관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녹음 파일에 대해 "일부에서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정원이) 청와대가 보관하고 있는 녹음 파일을 벌써 '마사지'했다는 것(얘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녹음 파일에 대한 변조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서 위원장은 전날 국정원 소장 녹음 파일을 공개하지 않키로 한 여야 합의에도 불구하고 "필요하면 국정원 녹음 파일을 공개하겠다"며 "대화록 원문의 열람·공개가 잘 진행되지 않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면 상임위 차원의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국정원에 보관된 녹음 파일 공개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정원 소장 녹음 파일은 새누리당이 공개를 주장했으나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 여야 합의를 통해 공개하지 않기로 결론 낸 사항이다.

여야 합의까지 뒤엎은 서 위원장의 이런 '돌발' 주장에,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마사지' 의혹을 제기하며 새누리당의 녹음 파일 공개 움직임엔 '정상회담 왜곡' 의도가 깔려 있다고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이외에도 박 전 원내대표는 여야 양당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제출 요구서를 채택한 것을 두고 "대단히 잘못된 결정"이라며 "우리 정상 외교사에 오점을 남기는 것이며, 특히 앞으로 남북관계가 신뢰 면에서 상당히 파괴되고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정상회담 회의록 제출 요구서'의 국회 표결 당시 민주당의 '강제적 당론'을 깨고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대화록 원본이 공개되더라도 여야 간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은 종식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화록) 공개 후에도 지금처럼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해서 새누리당은 새누리당대로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정쟁이 계속돼 오히려 혼란만 야기시킨다"고 주장했다.

또 대화록 열람 뒤 '공개' 여부에 대해선 "학자들의 주장은 (국회의원) 3분의2가 열람을 하라고 할망정 이것은 최소한 참조를 해야지 공개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여야 국회가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최소 인원이 비공개를 전제로 열람할 수 있는 조치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대화록 파문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책임 있는 태도를 주문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좀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국정원이 댓글 사건을 덮으려고 NLL 문건을 공개했다. 여기에 대한 불법적인 책임을 남재준 국정원장에 물어 해임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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