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쇄신분과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옛날같은 사고로는 정책쇄신을 할 수 없다"며 "공천심사 과정이라 정책쇄신에 별로 관심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당분간은 정책쇄신분과 회의를 주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업무 보이콧'을 선언한 것.
▲ 김종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프레시안(최형락) |
그는 "이명박 정권이 지난 4년 동안 국민으로부터 배척받은 것을 분명히 알고 정책을 논의해야 하는데 예전과 똑같은 사고방식"이라며 "정책쇄신분과에서는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회의 도중 먼저 자리를 나온 김 위원은 기자들에게도 "현 상태에선 더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말을 물가에 데리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지 않겠다면 먹일 수는 없는 것"이라고 회의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김종인, '재벌개혁' 격한 반발에 격노…"이래선 아무것도 못해"
김 위원의 '업무 보이콧'엔 자신이 강하게 추진해온 재벌개혁이 당내 거센 반발에 부딪힌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도 "우리 당의 속성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만 기업에 제재가 갈 것 같으면 금방 경제가 무너질 것처럼…이래서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외에도 김 위원은 비상대책위원회 참여 후 당 정강정책의 '보수' 용어 삭제, 현 정권 실세 용퇴, 이명박 대통령의 자진탈당 등을 주장했으나 당내의 격한 반발에 부딪혀 모두 물거품이 됐다.
실제 김 위원은 그간 공개 석상에서 "새누리당이 변할 수 있을지 회의가 든다", "하는 데까지 하다가 안 되면 나름대로 결심할 수밖에 없다", "비대위가 이것저것 하는 척 하다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릴까 두렵다"는 등 비대위 활동에 대한 회의감을 토로해 오기도 했다. 정책 쇄신 방향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견해 차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퇴설'은 일축…진화 나선 새누리당 "김종인, 분과회의 참석할 것"
비대위 출범 후 의욕적으로 추진한 개혁안이 번번이 좌초되면서, 그가 비대위원직 사퇴를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 역시 여러 번 언론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그는 비대위원 사퇴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왜 그렇게 건너 뛰어서 생각하느냐"며 "비대위 회의에는 나갈 것"이라고 사퇴설을 일축했다.
논란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당도 황급히 수습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김 비대위원의 발언은 그동안 정책쇄신이 과감성 측면에서 조금 불만스럽다는 취지로 이해한다"면서 "김종인 위원이 10일 열릴 정책쇄신분과 회의를 그대로 주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회의 말미에 공천 문제가 본격화하는 시기까지는 정책분과에서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며 "김 비대위원이 다른 일정으로 먼저 나갔기에 이러한 뜻을 전화로 전달했고 10일 회의에 그대로 참석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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