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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날아오는 수표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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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날아오는 수표 한 장

[project 광없페]<2>광고의 대전환 '비용'과 '규제'

1편(☞"굶길 순 있어도 울릴 순 없다")에 이어 광고 이야기 몇 가지 더 해볼까 합니다. 다음은 미국의 잡지 <와이어드>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이 쓴 책 <프리>(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의 한 대목입니다.

"수개월 전에 구글 출신의 한 친구가 <와이어드>의 내 사무실을 찾아왔다. 나는 우리 회사의 '매거진 룸'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곳은 우리가 다루고 있는 특정 이슈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을 벽에 붙여놓는 곳이다. 자료들이 차츰 윤곽을 드러낼 때 그 이슈에 가장 적합한 흐름을 찾아내고, 이야기들 간에 혹은 예술적 요소들 간의 불미스러운 충돌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벽에 붙어 있는 자료들을 이리저리 움직여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또한 '광고와 편집 간의 충돌'을 찾아낼 때도-우리가 실은 기사가 광고와 관련이 있는 경우를 찾아낼 때도- 그 벽을 이용한다. 이것은 대부분의 전통적인 미디어가 기사에 광고주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도록 편집팀과 광고팀 사이에 '만리장성'을 쌓아두는 것에서 유래된 것이다. 하지만 독자들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하는 우리로서는 만리장성을 쌓는 것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자동차 관련 기사 옆에 자동차 광고가 실리지 않았는지, 혹은 소니 제품에 관한 기사 옆에 소니 광고가 실리지 않았는지 확인함으로써 기사에 광고주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살 행동을 근절했다. 이상적인 것은 동일한 이슈의 광고와 기사는 아예 가까이 두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설명을 듣고 있던 구글 친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가 그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구글은 그와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큰 성공을 거둔 구글의 애드센스 프로그램의 장점은 바로 광고와 콘텐츠 간의 효과적인 짝짓기이다. 사람들이 구글에 거액을 지불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금하고 있는 행위-즉 소니 관련 기사 옆에 소니 광고를 싣는 것-를 구글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자들은 연관성 있는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그런 방식을 좋아한다."


프레시안에도 구글의 애드센스가 구동되고 있습니다. 물론 매달 구글 본사에서 보내주는 수표를 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자신의 블로그에 애드센스를 탑재해 구글에서 수표를 받는 개인 블로거들도 많이 있습니다.

국회 출입을 하던 시절 민주당 국회의원과 여러 매체의 기자들과 식사를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요즘 프레시안은 어때요? 이명박 출범하고 정부 광고가 끊겨 진보 매체들이 많이 어려워졌다는데."
"하하. 프레시안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정부 광고 다 끊겨서 단련이 돼 있습니다. 별 차이 못 느낍니다."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정부·공기업 광고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대기업들 광고도 하나 둘 씩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반대로 보수 매체들에게는 대기업 광고가 하나 둘 늘어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한 대기업 간부는 "괜히 프레시안에 광고 했다가 (권력층에) 찍힐까봐 겁난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위기에 처했을 때 구글에서 날아온 수표 한 장이 얼마나 고마웠을까요.
▲ ⓒ프레시안

그 무렵 인터넷 광고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됩니다. 인터넷신문 초창기 대부분의 광고는 큼지막한 배너형 이미지 광고였는데, 텍스트 기반의 광고가 확산됩니다. 그리고 이런 광고들은 점점 기사면을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기사에 가장 가깝게 붙어있을수록 클릭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사를 가장 많이 파고들수록 광고 단가도 올라가게 됩니다. 어떤 광고들은 기사와 거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또한 이런 중소형 광고의 양이 늘어나면서 보다 눈에 잘 띄기 위한 선정성 경쟁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독자들 사이에서는 "기사를 읽기 불편하다", "민망하다", "불쾌하다"는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반면 "거의 모든 매체에서 지저분한 광고가 나오기 때문에 다른 점을 못 느낄 정도다", "프레시안도 먹고 살아야 되는데, 가끔 광고 클릭해주고 있다"는 애독자들의 위로도 간간이 들렸습니다.

이렇게 인터넷 광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규제'와 '비용'입니다. '미니', '콩' 등 인터넷 어플리케이션으로 라디오 방송을 듣는 분들이 많습니다. 혹시 인터넷 라디오의 광고가 전파를 통해 듣는 라디오 방송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 않았나요? 의료법상 병원은 방송광고를 할 수 없게(제56조 제4항)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라디오는 '인터넷'으로 분류돼 지상파 방송과 달리 성형외과 등의 광고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비용'의 측면에서도 인터넷 광고 시장은 중소 업체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습니다. TV와 신문 등 거대 매체에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과 판매부수 등 노출 효과 외에는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클릭수'로 광고 효과가 즉각 집계가 됩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종이신문 광고는 2013년까지 평균 4.5%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온라인 광고는 2004년 이후 2009년까지 40.4% 증가했고, 이러한 성장 추세가 계속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광고의 선정성, 가독성 저해 측면에서 저희는 나름대로 넘지 않아야 할 선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을 지키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현실적으로 광고를 포기할 수 없는 상태에서 프레시안을 아껴주시는 애독자들을 위해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고민의 결론이 "프레시앙에게는 광고 없는 페이지를 보여주자"였습니다.

[다음 회에 계속]
지금부터라도 광고 없는 페이지를 보시려면 아래 '광없페' 캠페인 배너의 '프레시앙 가입' 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프레시안 전략기획팀장 김하영입니다. 프레시안이 2012년 새해를 맞이해 '광없페'라는 생소한 이름의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광없페'란 '광고 없는 페이지'를 줄인 말입니다. 자발적 구독료, 혹은 후원회원을 뜻하는 '프레시앙'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입니다. 프레시안 애독자들에게서 "지저분한 광고를 안 볼 수 없느냐"라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이에 '프레시앙'들에게는 광고가 전혀 없는 웹페이지를 서비스하자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광고수입이 매출의 상당비율을 차지하는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그게 2011년 4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홍보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아직 이 획기적인 서비스를 모르시는 독자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올 1월부터는 광고 없는 페이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자 합니다. 저희가 이 캠페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광없페'가 단순한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본디 목적은 '프레시앙' 가입을 권유하기 위해서이지만 이렇게 제가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이유는 독자 여러분들과 독립언론의 길, 광고에 대한 담론, 더 나은 인터넷 환경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광없페'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생각, 고민이 담긴 기고도 환영합니다.(보내주실 곳: richkhy@pressian.com)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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