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기획자 송경동 시인에게 결국 체포영장 발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희망버스'를 기획한 송경동(44) 시인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부산지방법원 한영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오후께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송 시인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한영표 판사는 "야간시위로 피의사실이 특정되는 등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됐고, 검찰이 변호인을 통해 피의자를 소환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다"라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19일 송경동 시인을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었다. 그러나 부산지법 민사19단독 김도균 판사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피의자의 변호인과 수사기관이 수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어 강제 수사의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고 기각했다. 하지만 검찰은 26일 다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송경동 시인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영장에 발부됐다고 달라질 건 없다"며 "도리어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이 희망버스에 동참할 것이다. 오히려 고마운 일"이라고 밝혔다.

송경동 시인은 "1차 희망버스 때 경찰은 104명에게 소환장을 보냈다"며 "그 결과, 2차 희망버스 때는 1만 명의 시민들이 희망버스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송경동 시인은 "검찰과 경찰은 희망버스를 기존 운동권을 다루는 식으로 공포와 협박으로 참가를 하지 못하도록 하지만 희망버스는 기존 운동권과는 전혀 별개의 세력들이다"고 설명했다.

송경동 시인은 "3차 희망버스에 앞서 기획자인 나에게 영장을 발부해 참가하려는 이들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주려는 게 저들의 목적"이라며 "하지만 3차 희망버스는 좀 더 즐겁게, 더 행복한 모습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동 시인은 지난 9일, 영도 조선소 700여 미터 앞 봉래교차로 앞에서 다음날 오후 3시까지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달 11~12일 1차 희망버스 참가자 400여 명이 영도조선소 담을 넘어 들어가 진행한 집회를 주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제12회 천상병 시문학상과 제6회 김진균 상을 수상한 송경동 시인은 20여 년 간 전국노동자문학연대 등에서 일하며 평택 대추리 사태, 용산 참사, 기륭전자와 콜트·콜텍 등 노동분쟁 현장 등에 관련해 다수의 노동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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