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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조, 조건없는 현장복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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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조, 조건없는 현장복귀 선언

노조 "조합원들 피폐해졌다"…김진숙 "조합원에게 칼 꽂았다"

지난 6개월 동안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진행해온 한진중공업 노조가 조건 없는 현장복귀를 선언했다. 그동안의 투쟁으로 조합원들의 생활이 너무 피폐해졌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대규모 구조조정 철회는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27일 오전 11시께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투쟁을 위해 조합원의 현장복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번의 여름과 3번의 겨울을 지나는 동안 한진 조합원들은 안 해 본 투쟁이 없을 만큼 모든 투쟁을 전개해왔다"며 "하지만 한진 자본은 정리해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되레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하는 조합원들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파업대오를 지켜준 비(非)해고자 조합원들에게는 한없이 감사한 마음과 아울러 더 이상의 피해를 줄 수 없다는 미안함이 교차한다"며 "파업대오를 이탈한 비 해고자들도 같은 조합원이라는 생각을 했을 때 이제는 모든 조합원들의 아픔을 헤아려야 할 시기가 왔다고 판단한다"고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또한 점점 죽음의 공장으로 변해가는 영도조선소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조합원의 현장복귀를 선언한다"며 "회사는 복귀하는 노동조합의 방침을 이해하고 인정한다면 각종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사규에 의한 조합원 징계, 불이익 처분도 취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한 노동조합의 자발적인 현장복귀 선언인 만큼 회사도 노동조합의 방침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은 받아들일 것이라 헤아린다"고 덧붙였다. 노사간 사흘간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쟁점인 정리해고 부분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장복귀 선언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투쟁을 끝내는 것은 아니다"며 "새로운 국면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이뤄지는 것으로 현장조직을 재정비하고 쓰러져 가는 민주노조의 깃발을 다시금 바로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숙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 등에 비수 꽂았다"

한진중공업 노조의 현장 복귀 결정에도 이를 반대하는 노조원들과 85호 타워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도 아직까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85호 크레인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밧줄을 묶고 오후께 있을 경찰력과 용역 직원 투입에 대비하고 있다.

부산지법은 27일 오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퇴거 및 출입금지 가처분에 의한 강제퇴거집행'을 단행할 예정이다. 사측이 노조원 290여명을 상대로 제기한 '퇴거 및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최근 법원이 받아들임에 따라 27일 오후1시 강제대집행이 실시될 예정이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노조 집행부의 선언은 해고자를 버리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등에 비수를 꽂았다"고 노조 집행부 결정을 비판했다.

김 지도위원은 이날 오후께 진행될 명도 집행과 관련해서도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경찰이 제 정신인지 모르겠다"며 경찰력 투입은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이다. 경찰은 노사 교섭을 도와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이날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공권력 투입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한쪽에서는 교섭하고 한쪽에서는 폭력적 강제집행과 공권력 투입을 추진하는 한진중공업의 비열함과 이중성이 여실히 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끝장교섭도 결국 최후의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수순일 뿐이었다"며 "회사는 절망 공장을 희망 공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어떠한 진정성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후의 수순을 밝고 있는 회사와 국가권력기관은 똑똑히 확인하기 바란다"며 "자신과 가족의 삶과 생존을 지키기 위한 노동자들을 향한 그 어떤 법집행도 명분 없는 폭력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노사, 이틀간 협상했으나 결렬

한진중공업 노사는 24~25일, 이틀간 협상을 한 뒤, 26일 막판 타결을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사 양측은 채길용 노조 지회장과 이재용 사장 등 각각 5명을 대표단으로 구성해 24일 오후4시부터 이튿날 오후 8시까지 벌인 논의에서 '6월 내에 회사 정상화에 힘을 모은다'는 대전제에 동의, 상당수 교섭안에 대해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은 핵심 안건인 정리해고자 문제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정리해고자 우선 재고용 -노사가 서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등 민ㆍ형사상 문제 해결 방안 등에 서 노사가 평행선을 달렸다. 결국 26일 오후 노조는 협상을 거부했고, 27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업무복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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