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지난해 11월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베트남이 아닌 홍콩과 러시아의 바이러스와 99%가량 일치한다"며 국제식량농업기구(FAO) 구제역공식표준실험실(World Reference Laboratory for Foot-and-Mouth Disease)이 지난해 11월 30일 발표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안동의 구제역 바이러스는 2010년 홍콩과 러시아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99.06%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안동 바이러스와 근접한 10개의 유전자 중에서도 베트남형 바이러스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안동의 바이러스 유전자 트리(tree)를 보면, 지난해 4월 강화군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보기)
▲ FAO 구제역공식표준실험실의 구제역 유전자 검사 결과, 안동의 구제역 바이러스는 홍콩(HKN)과 러시아(RUS)의 바이러스와 99.06% 가량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WRLFMD |
FAO 구제역공식표준실험실은 국내에 첫 구제역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지난해 11월 28일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30일 유전자 검사를 완료, 보고서를 발표했다. 구제역공식표준실험실은 국제수역사무국(OIE) 및 FAO에서 구제역 진단을 공인한 기구다. 우리나라 역시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상동성 확인을 위해 OIE에서 지정한 국제표준연구소로 감염 동물의 수포액, 수포상피세포 및 혈청 등의 가검물을 송부하고 있다.
▲ 안동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 트리(tree). 안동의 구제역 바이러스와 근접한 10개의 유전자 중에서도 베트남 구제역 바이러스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안동 바이러스는 지난해 4월 강화군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WRLFMD |
"정부 알면서도 은폐? 베트남 방문 농가에 지속적인 '책임 전가'"
이 보고서대로라면, 안동 구제역 바이러스는 정부 주장과 달리 베트남과 연관성이 없으며, 결국 이번 구제역 확산의 책임을 베트남 방문 농가에게 돌린 정부의 주장도 설득력을 잃게 된다.
▲ 파주 일대의 구제역 매몰 현장. ⓒ윤후덕민주당파주지역위원장 |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국내 구제역 발생 원인을 베트남 방문 농가에 돌리며 "역학조사 결과 안동 구제역 바이러스의 혈청형은 O형으로 베트남에서 분리된 주와 99%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지난 1일 방송 좌담회에서 구제역 확산의 원인을 이들에게 돌렸다.
이에 대해 이춘석 의원은 "정부가 모든 책임을 축산농에게 전가하는 사이 바이러스는 전국으로 확산됐다"며 "정부는 구제역 발생 이틀만에 나온 FAO의 보고서를 밝히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또 베트남을 여행한 축산농의 책임으로 지속적으로 몰고갔던 의도가 무엇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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