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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흐르는 이포·함안보…정찰 헬기에 경찰 병력 배치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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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흐르는 이포·함안보…정찰 헬기에 경찰 병력 배치돼

환경단체 '고공 농성' 파장…야당·시민단체 "강제 진압 막아야"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남한강 이포보의 교각과 낙동강 함안보의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각 공사 현장에는 환경단체 회원과 취재진의 접근이 철저하게 차단된 채 경찰 병력이 투입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3명이 20m 높이의 교각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포보 일대에는 전경 버스 3대 가량의 병력과 경찰의 정찰 헬기가 등장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환경단체 활동가 3명이 고공 농성을 진행 중인 20m 높이의 이포보 교각. ⓒ환경운동연합

교각 위에서 농성을 진행 중인 서울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처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오후 2시 30분과 3시 30분께 헬기 한 대가 교각 위를 다섯 바퀴 정도 선회하다가 돌아갔다"며 "농성장의 상황이나 물품을 확인해 (진압)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농성이 진행 중인 이포보 공사장 일대를 헬기가 정찰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이에 앞서 시공사인 대림건설 인부들은 보트 두 대를 이용해 농성이 진행 중인 교각 하단에 추락 방지용 그물망 등을 설치했고, 여주경찰서 경비과장 등 경찰 관계자들도 이날 오전 교각 인근에 올라와 농성을 중단할 것을 경고하고 돌아갔다고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회원들의 아슬아슬한 농성에도 불구하고, 이포보 일대에는 현재까지 4대강 사업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염형철 사무처장은 "농성을 진행하는 교각 바로 인근에서 4대강 공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4대강 사업을 중단하라고 고공 농성까지 시작했는데,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공사를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보'를 짓겠다고 하는데, 그 '보'라는 것의 규모가 얼마나 거대한지 보여주고 싶어 이곳에 올라왔다"며 "20m 높이의 교각에서 내려다보니, 너무 거대해 보가 아닌 '댐'의 수준"이라고 농성의 이유를 설명했다.

염형철 사무처장은 또 "이번 여름이 지나면 4대강 사업을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가지고 올라온 생필품이 많진 않지만,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서 4대강 공사 현장에서 이 사업의 문제점을 널리 알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 이포보 시공사 측 인부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교각 아래 안전망을 설치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경찰은 현재 병력을 배치해 농성을 풀 것을 요구하고 있고 119 구조대 역시 구급차량을 배치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지만, 섣부른 진압은 어려워 보인다.

우선 농성자들이 위치한 20m 높이의 교각 하단부엔 철골 구조물이 설치돼 있고, 외부와 철저하게 고립돼 있어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새벽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농성 돌입에 앞서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교각과 교각 사이를 연결하는 유일한 연결 통로를 철거했다.

▲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고공 농성을 진행 중인 함안보 일대의 타워크레인. ⓒ환경운동연합
한편,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경남환경운동연합 이환문 사무처장 등 활동가 2명이 30m 높이의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 농성을 진행 중인 낙동강 함안보 건설 현장에도 농성자들과 경찰의 아슬아슬한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5시께 집중 호우로 침수된 함안보 공사 현장에 고무보트를 타고 접근해 타워크레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타워크레인에 오른 활동가 2명은 경찰의 진압이 임박해 옴에 따라, 타워크레인 하단부에 쇠사슬을 설치한 채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농성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경찰 및 시공사 관계자들과의 실랑이 끝에 식료품 등이 담긴 가방을 빼앗겨, 현재 식수가 거의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시공사와 경찰은 이들이 점거 농성을 시작한 직후, 공사장 철문을 닫고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에 공사장 안으로 진입해 기자회견을 하려던 환경단체 활동가 10여 명과 경찰 사이의 마찰이 벌어져 이들 중 활동가 2명이 연행되는 일도 벌어졌다. '4대강 사업 저지 낙동강 키기기 경남부산본부'는 연행자 2명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며 현재 공사장 입구 철문 앞에서 농성을 진행 중이다.

야당·시민단체 '4대강 사업 중단' 촉구…국토부 "농성자에게 법적 책임 물을 것"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농성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야당 및 시민·사회단체는 잇따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 '4대강 사업 저지 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환경운동 활동가들이 고공 시위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4대강 특위는 "정부는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4대강 사업 중단의 국민적 요구를 외면했고, 오히려 홍수기에 공사를 강행하는 위험천만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정부를 질타했다.

이날 성명을 발표한 김진애 의원은 "무리한 공권력 투입은 또 다른 불상사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며 △홍수기의 무리한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사회적 대화에 나설 것 △국회 내 '4대강 사업 검증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 등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이 광범위하게 참가하는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 역시 이날 긴급 성명을 발표해 "정부는 4대강 공사 현장에서 고공 농성 중인 환경 활동가에 대한 강제 진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강제 진압 아닌 4대강 사업에 대한 즉각적인 중단"이라고 강조햇다.

참여연대 역시 정부에 "민심을 거스르고 국가 재정과 환경을 파탄내는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 후,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보에 오른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에게 뜨거운 연대의 뜻을 보낸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이날 국토해양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으로, 환경단체의 위험하고 무모한 반대 농성에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한다"고 발표했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기습적인 무단 침입과 농성으로 인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인적·물적 피해에 대한 모든 법적·도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농성자 본인과 환경단체에게 있다"며 "정부와 시공사, 관계 기관은 이들의 돌발 행동과 만약의 불미스런 사태에 대비해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농성자들을 설득해 빠른 시간 내에 농성을 접고 무사히 내려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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