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대통령은 국민의 요구를 거절했다"
야당들은 이 대통령의 연설이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외면한 채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계속하겠다는 오만한 연설이었다"고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구체적인 쇄신방안과 일정은 제시하지 않은 채, 집권 후반기를 계획된 스케줄대로 계속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총평하고,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한 국민을 절망시키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어 "이 대통령의 연설은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측의 연설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평이하고 너무나 안이했다"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긴 것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것으로 잘못 알고 진행한 연설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류근찬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도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대목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며 "오히려 국론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더욱 부채질한 국민기만 연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오늘 연설은) 2008년 여름, '대화하자'는 국민 앞에 컨테이너 박스로 쌓았던 '명박산성'을 다시 쌓자는 것인지 우려스럽다"며 "여전히 자신은 올바르다는 아집을 재확인한 데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방선거 이후 12일 만에 이명박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청와대 |
"세종시는 국회에, 4대강은 지자체에 떠넘긴 비겁한 연설"
야당들의 이런 반발은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이 지방선거 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의 표결에 맞기고, 4대강 사업은 강행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
우상호 대변인은 "대통령은 오늘 연설을 통해 스스로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천명한 것"이라며 "남은 것은 폐기 절차인데 제출한 당사자인 정부가 수정안을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국회로 떠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세종시는 국회에 떠넘기고, 4대강 사업은 지자체에 떠넘긴 비겁한 연설"이라 했고,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국회 입장을 재확인할 필요가 없는데 표결이 필요한지 의문"이라 주장했다.
"천안함 사태, 남북갈등 한마디 없는 것은 무책임하다"
특히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사과 한 마디 없었던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군 통수권자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하고 안보가 구멍 난 것에 대해 사과나 유감표시 조차 없는 회견은 참으로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천안함 문제로 인해 조성되고 있는 심각한 남북갈등과 대립상황에 대해 한 마디 언급이 없는 것 또한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의 적절한 처신이 아니"라며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키는 대통령의 발언이 없었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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