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곽노현 후보 공보물 대량 미발송…"지금이 자유당 때인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곽노현 후보 공보물 대량 미발송…"지금이 자유당 때인가?"

6·2 교육감 선거일까지 공보물 못 받는 유권자 많을 듯

6·2 지방선거에서 진보개혁 진영의 단일후보로 나선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선거 공보물이 대량으로 미발송 됐다. 서울시 관악구 은천동 2396 가구(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추산. 은천동 동사무소 직원에 따르면, 4000여 가구)에 배포된 선거 공보물에서 곽 후보의 것만 빠져 있었던 것. 곽 후보 측은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며, "자유당 시절을 방불케 하는 부정·관권선거가 치러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9일 오전 곽 후보의 선거 공보물을 추가 발송했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확대되고 있다. 선관위가 곽 후보의 선거 공보물 미발송 사태를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방치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또 선관위 측이 선거 공보물을 보통우편으로 발송한 점 역시 논란거리다. 29일, 30일이 휴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6월 2일 선거일까지 유권자 가구에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보수 후보 공보물만 읽고 투표하는 유권자, 상당수 발생할 듯

곽 후보 측에 따르면, 은천동 동사무소 담당자가 관악구 선관위에 곽 후보의 선거 공보물 4000여 부가 부족하다고 보고한 것은 지난 26일이다. 당시 선관위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다른 후보의 공보물만 발송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때까지도 곽 후보 측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정상적인 절차대로라면, 동사무소 또는 선관위 측이 곽 후보 측에 선거 공보물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절차는 생략됐다.

곽 후보 측이 이런 정황을 파악한 것은 지난 28일 저녁 관악구 은천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의 제보를 통해서였다. 이후 서대문구, 강서구, 강동구, 도봉구, 송파구 등에서도 비슷한 제보가 쏟아졌다.

곽 후보 측이 항의하자 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를 흔들려는 음모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선관위는 하루 뒤인 지난 29일 오전 11시에 서울시 관악구 은천동 2396 가구에 선거 공보물을 추가 발송했다고 밝혔다. 곽 후보 측 설명대로라면, 선거 공보물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안 지 3일이 지나서야 나온 조치다. 또 선거 공보물은 빠른우편이 아닌 보통우편으로 발송됐다. 발송 시점이 토요일이어서 선거 공보물을 읽지 못한 채 투표하는 유권자가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선거 공보물이 미발송된 은천동 유권자 가구 수에 대한 선관위와 동사무소의 집계가 각각 2397가구와 4000여 가구로 엇갈리는 데 대해 곽 후보 측 대변인은 "선관위 측 집계를 믿을 수 없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동사무소 실무자의 집계가 더 믿을 만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 쏟아지는 제보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공보물을 받지 못한 유권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배달된 공보물에 곽 후보의 것이 포함돼 있는지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음모다", "믿고 있다", "규정이다"…부정관권 선거 의혹에 대한 선관위 답변

반면,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이런 내용에 대해 "동사무소 직원이 처음에 잘못 이야기했다. 해당 직원이 나중에 발언을 정정했다"고 말했다. 은천동 지역 미발송 가구 수가 4000여 가구라는 내용, 동사무소 담당자가 지난 26일 공보물 부족 사실을 관악구 선관위에 보고했다는 내용이 모두 "잘못 이야기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그리고 그는 "곽 후보의 공보물이 발송되지 않은 가구는 2397가구뿐이라고 믿고 있다. 만약 이런 사례가 더 드러나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일이 임박했는데 왜 빠른우편이 아닌 보통우편으로 공보물을 발송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보통우편으로 보내는 게 규정"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불거진 부정·관권선거 논란이 '믿고 있다'는 막연한 대답 또는 '규정이다'라는 형식적인 대답으로 잠재워질지는 의문이다.

▲ 30일 오후 1시 서울시 선관위 건물 앞에서 열린 서울시 선관위 부정·관권선거 의혹에 관한 곽노현 후보 긴급 기자회견. ⓒ프레시안(성현석)

"로또 선거, 후보 뒷조사…이런 선거는 무효다"

한편, 곽 후보는 지지자들과 함께 3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서울시 선관위 건물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선관위 총사퇴와 즉각적인 검찰 조사를 요구했다. 노골적인 관권·부정선거가 치러지고 있다는 정황은 선거 공보물 대량 미발송 사태 외에도 많다는 게 곽 후보 지지자들의 판단이다. 경찰청이 최근 진보개혁 진영 교육감 후보에 대한 뒷조사를 지시한 사실, 선관위가 교육감·교육위원 선거는 정당 추천이 아니라는 점을 홍보하지 않아서 1번과 2번 후보가 한나라당 또는 민주당 후보라는 오해를 받아 엉뚱한 이익을 누리는 '로또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는 사실 등이 근거다.

이날 회견에 참가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이런 식으로 치러지는 선거는 무효다. 재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