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가입자 명단을 공개한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을 향한 법적 소송에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까지 가세할 조짐이다. 학교장 등 보수 성향 회원이 많이 포함된 교총이 소송에 가담할 경우, 조 의원은 이미 벌어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와의 소송과는 차원이 다른 부담을 안게 된다.
교총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7일 조 의원에게 전달한 3대 요구 사항에 대해 다음 달 2일까지 구체적 조치가 없으면 손해배상 소송과 함께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 국제기구 등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의 3대 요구 사항은 '홈페이지에 게재된 명단 즉각 삭제', '명단 공개로 인한 혼란과 갈등에 대한 공개사과', '교원ㆍ학부모ㆍ법조계ㆍ언론계ㆍ정부ㆍ국회 등 관련 구성원 협의체 구성' 등이다.
교총은 이날 "법적 근거도 없고 어떠한 양해나 설명도 없는 명단 공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명단 공개는 조 의원과 전교조의 대립구도 속에서 발생한 것으로 교총이 희생양이 되는 상황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희생양'이라는 표현에 대해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명단 공개 이후, 다양한 피해 사례와 우려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교총이 구매력이 높은 집단이라는 점을 노린 업자들이 영리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라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함께 명단이 공개된 전교조의 경우,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사례도 보고됐다. 교총 역시 이런 일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교조 조합원에게 "조합비가 밀렸으니 납부하라"는 괴전화가 걸려왔다는 게다.
전교조와 함께 명단이 공개되면서, '전교조=진보, 교총=보수'라는 인식이 굳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드러냈다. 김 대변인은 "교총은 특정 정치 이념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집단"이라는 말을 거듭했다. 교원노동조합인 전교조와 교원단체인 교총이 동급으로 취급되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있다. 교장, 교감, 부장 교사 등 학교 관리자들은 대부분 교총 회원이다. 최근 불거진 서울시 교육청 비리에 연루된 교장, 교감 역시 모두 교총 회원인데, 언론이 이런 사실을 인터넷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교총은 이날 조 의원의 교원단체 가입자 명단 공개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이 담긴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지난 4월 20일부터 29일까지 교총 회원 4692명이 참가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단 공개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4.9퍼센트였다. "향후 교총의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민형사상의 법적 대응 조치를 해야 한다"는 답변이 44.4퍼센트, "정보의 범위, 방법 등 합리적인 공개에 대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답변이 39.7퍼센트, "특별히 대응할 필요없다"는 답변이 15.8퍼센트로 나타났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