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2008년 12월 23일과 2009년 3월 31일 두 번에 걸쳐 일제고사 시험을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학생이 시험 답안지를 백지로 제출하자 교사가 폭언을 했으며, 받기로 한 표창장을 받지 못했다."
"M 학생은 일제고사를 앞두고 학교 정규 수업이 아닌 일제고사 대비 공부를 했으며, 그 기간 동안 선생님들은 '학교의 위상을 위해 무조건 잘 쳐야 한다', '성적 결과를 수행평가에 일부 포함시키겠다' 등의 이야기를 수없이 했다.
교감 선생님은 학생 전체를 소집해 '일제고사의 중요성과 학생들의 책임'이라는 강연을 한 후 '답안지에 장난을 치거나 성실하게 임하지 않은 사람은 후에 추려서 반드시 불이익을 주겠다'며 학습선택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
지난해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부활한 전국 단위 일제고사로 인해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17일 인권·교육 단체로 구성된 일제고사반대서울시민모임과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은 일제고사 실시로 침해받은 학생들의 진정서를 모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안내했다는 이유로 서울 지역에서 7명의 교사가 해직된지 꼭 1년 만이다.
▲ 17일 인권·교육 단체로 구성된 일제고사반대서울시민모임과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은 일제고사 실시로 침해받은 학생들의 진정서를 모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프레시안 |
이 자리에서 집단 진정에 참여한 한 중학생은 편지를 통해 "일제고사 시험에 반대하며 제대로 시험을 안 본 학생에게 미달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어이가 없다"며 "미달, 미달, 뭘 미달했다는 건가. 나쁜 시험을 밀어붙이는 교과부와 이명박 대통령이 자격 미달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단 진정에 참여한 학생은 총 10명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일제고사 때문에 학교에서 강제로 보충수업을 시키는 사례는 명백한 학생 인권 침해라 할 수 있다"며 "일제고사 자체가 학생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획일적인 시험을 보게 하는 것이고 학생들에게 시험공부를 시키기 위한 것이니 이런 인권 침해는 일제고사 시행에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백지 답안지를 제출한 학생을 따로 불러가서 폭언을 하고 위협하거나,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배지, 전단지 등을 압수해가는 일들은 명백하게 학생의 표현의 자유를 무시하고 짓밟는 것"이라며 "더 이상 일제고사로 학생의 교육권을 보장한다는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 11월 24일 UN사회권위원회는 한국에 대해 '학교 간 불필요한 경쟁을 조장하는 일제고사 정책을 재검토하라'는 권고를 했다"며 "말로만 글로벌스탠다드를 외치는 정부는 일제고사 정책을 재검토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가인권위가 더 이상 수수방관한다면 광범위한 학생 인권 침해가 지속될 것"이라며 "일제고사는 명백하게 반인권적 정책이며 학생의 인권을 위해 폐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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