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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성적 공개…조전혁 의원·안병만 장관 법적 책임 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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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성적 공개…조전혁 의원·안병만 장관 법적 책임 져야"

교육단체 "무책임한 성적 공개, 죽어가는 아이들 안 보이나"

지난 12일 <조선일보>를 통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상위 1~100위를 차지한 학교들의 실명이 공개됐다. 이는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넘겨받은 수능 원자료가 토대가 된 것이다.

이번 공개로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등을 둘러싼 고교 입시 경쟁이 더 과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교육·사회 단체는 일제히 조전혁 의원과 그의 공개를 방조한 교육과학기술부에 법적·도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연구도 대안도 없는 공개, 고교 서열화만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3일 성명에서 "현재 수능 성적 공개 여부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그리고 행정법원의 판결을 보면 원래 공개 요구 목적과 달리 외부로 유출될 경우 교육과학기술부는 손해 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교과부는 지금이라도 수능 성적 외부 유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더 이상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손해 배상을 청구함은 물론, 현재 조전혁 의원에게 건네진 수능 원자료 CD를 회수해 더 이상 유출된 자료가 악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판례 외에도 조전혁 의원이 교과부로부터 연구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전제 하에 자료를 제공받고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 것을 두고 법률 위반 정도를 검토해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관련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특례법'에 따르면 본래 목적 이외로 교육 자료를 사용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수능 성적 공개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통계 자료를 통해 '뒤쳐지는 학교'를 판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지만 이번 공개에는 서열 100위권 학교에 대한 요인과 환경 분석조차 없다"며 "연구와 대안도 없이 고교 서열화만 있을 뿐"이라고 질타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국회의원과 정부에 법률 위반과 법률 위반 방조 책임을 묻고자 한다"며 "입법기관인 국회의원과 법을 가장 집행해야 하는 정부가 앞장서서 법률을 위반하고 그 위반을 방조한 사실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교육과학기술위원회)도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학교이름을 지우고 수능성적으로 공개했다는) 교과부의 해명은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면서 "즉각적인 조처가 뒤따르지 않으면 안병만 장관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얼마나 많은 아이가 죽어야 부질없는 시도 멈출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조전혁 의원님께 드리는 공개편지'를 통해 "이번 공개에서는 자료 해석상의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이 단체는 "학교 간 학생들 학업성취도 효과를 정확히 보려면, 입학생들의 출발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미 일부 연구에 의하면, 외고의 학교 효과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효과가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정부와 국회의원이 학력격차 문제 해결에 관심을 진심으로 기울이고 있다면, 정확한 표본 설계를 바탕으로, 사교육 변인, 학교(시설, 수업, 교사 및 교장 변인), 가정 배경 변인 등을 정밀하게 결합시켜서 어떤 학생들이 성적이 올라갔고, 어떤 학생들이 성적이 떨어졌는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학교별 성적 결과는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에 대한 선호도를 더욱 높이게 되고, 평준화에 속한 일반고라든지 비평준화 지역 비선호학교에 대한 기피 현상을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며 "입시 사교육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더 죽어야 우리 어른들이 이 부질없는 시도를 멈추게 될지, 참 마음이 아프고 부끄러운 하루"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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