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임동규 의원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전기 이용 자료에 따르면 이 상무의 용산구 자택이 월평균 3만4101kWh로 1위를 차지했는데, 2위는 이 상무의 아버지인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자택으로 월평균 1만2827kWh를 사용했다. 월평균 전기요금은 915만 원 가량이었다.
3위는 일반인 이봉희 씨의 용산 자택, 4위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한남동 자택으로 월평균 요금이 약 436만 원, 5위는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의 자택으로 월평균 약 410만 원을 전기요금으로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노철수 아미쿠스그룹 회장(6위),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7위),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8위), 김모 전 빙그레 회장(9위), 이동윤 세하 회장(10위), 구본무 LG그룹 회장(13위), 방용훈 씨(15위) 등 재벌그룹이나 기업의 오너 자택이 월평균 전기요금을 230만 원 이상 내 순위권 안에 들었다.
가정용 전기사용량 랭킹 20위 중에 용산구 한남동이 9군데로 역시 재벌가의 밀집지역인 것으로 나타났고, 성북구 성북동이 5곳으로 그 뒤를 이었다.
▲ 자료: 임동규 의원실. |
이와 같이 재벌가들 자택의 전기사용량이 많은 것은 일반 가정보다 전기제품의 양 자체가 많을 수 있겠지만 비서, 가사도우미, 운전기사, 집사, 경호원 등이 부속 건물 등에서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식솔' 자체가 많은 것이 주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요금이 누진제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한 가정은 요금의 차이는 사용량의 차이보다 크다. 1위를 차지한 이재용 상무 자택의 경우 주택 전체 평균 사용량 229kWh의 150배의 전기를 사용했지만, 요금은 전체 주택 평균 요금 2만1090원의 1200배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가정용 전기에만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500kWh 이상 고사용 가구는 50kWh 미만의 저사용 가구에 비해 요금이 18배 가량 더 비싸다.
그런데 다른 재벌가 자택이 보통 3000~6000kWh를 사용한 것에 비해 이 상무 자택의 3만4101kWh, 이건희 회장의 1만2827kWh는 사용량이 유독 많아 보인다.
한편 산업용 전기사용 1위는 포항제철소로 월평균 2억5233만kWh의 전기를 사용하며 월평균 160억 원의 전기요금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2위는 울산지역의 열병합발전소인 (주)한주, 3위는 현대제철 인천공장, 4위는 현대제철 당진공장, 5위는 삼성전자 용인공장, 6위는 하이닉스 이천공장, 7위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 제철소와 반도체공장이 주를 이뤘다.
일반용 전기 사용량 1위는 경기도 화성의 현대자동차기술연구소였고, 분야별로는 시장은 가락동 농수산도매시장 백화점은 용산 현대아이파크몰, 호텔은 부산롯데호텔, 병원은 서울삼성병원, 학교는 서울대학교 등 대규모 시설들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자료를 공개한 임동규 의원은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정책은 공급관리에서 수요관리로 전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에너지 다소비사업자가 에너지 사용량과 이용합리화 추진실적을 제출토록 돼 있으나 에너지 절약업무 담당자가 없거나 빈번한 교체로 인해 효율적 에너지절약 추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기후변화협약 등 향후 에너지환경변화에 따른 능동적인 대처를 위한 기반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일본 등 선진국처럼 에너지 관리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에 따르면 일본은 1999년부터 1200만kWh의 전기를 사용하는 에너지 다소비자에게 에너지사용현황 의무 기록, 에너지관리원 선임 등 에너지 관리 지정강화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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