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당일 행적과 관련해 서거 경위를 조사 중인 경남경찰청은 1일 "이 모 경호관이 부엉이바위 아래에서 노 전 대통령을 발견한 시간은 오전 6시 50분에서 51분 사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지난 27일 3차 수사결과 발표 때 밝혔던 6시 45분보다 6분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경남경찰청 이노구 수사과장은 "23일 오전 6시 52분 이 경호관이 경호동에 있던 신 모 경호관에게 무전기로 '차 대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된 점으로 미뤄 노 전 대통령이 추락한 사실을 확인한 시간은 6시 52분"이라며 "따라서 노 전 대통령을 발건한 시간은 6시 50분에서 51분 사이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경호관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6시47분까지 노 전 대통령을 찾아 헤매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이 경호동에 인터폰으로 연락한 시간도 경찰의 당초 발표와 10분 가량 차이가 난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오전 5시 35분에 경호동에 '산책 나갈께요'라고 인터폰으로 연락을 했으며 연락은 신 모 경호관이 받았다"며 "오전 5시 38분께 사저 앞에서 이 경호관과 함께 있는 모습이 CCTV에 녹화됐다"고 밝혔다. 지난 27일에는 "5시45분께 인터폰으로 경호동에 연락했고 47분에 산으로 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경호관이 "정토원 원장이 있는지 알아보라"는 노 전 대통령의 심부름을 받고 자리를 비운 게 6시 17분임을 감안할 때, 노 전 대통령이 홀로 있었던 시간은 35분 안팎으로 늘어났다. 또한 김해 세영병원에 도착한 시간도 당초 7시에서 7시 20분 가량으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같은 수사 혼선과 관련해, 이 경호관이 서거 당일 오후 세차례에 걸쳐 서거 경위에 대해 경호처에 '투신 당시까지 함께 있었다'는 등의 허위보고를 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 경호관이 처음에는 당황해서 그랬다고 한다"면서 "사건 발생 직후 노 전 대통령을 완벽하게 지키지 못했다는 충격과 자책감 등으로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증거 수집을 위해 경찰 130명을 동원해 부엉이바위 일대에 대한 현장감식을 실시했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쓰러진 채 발견된 지점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부엉이바위 아래 2곳에서 섬유흔을 발견했으나 혈흔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경찰은 고인의 몸무게와 같은 마네킹으로 투신 상황을 재연할 계획이었으나 유족들의 반대로 실시하지 않았다. 경찰은 국과수와 함께 수거한 섬유 흔적을 정밀 감식하고 노 전 대통령의 투신과 충격, 낙하지점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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