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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또 한 사람의 목숨을 앗는구나…"

파업 중 쌍용차 노동자 '신경성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로 사망

2600명 정리 해고에 반발해 7일째 파업 중인 쌍용차의 한 노동자가 '신경성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로 끝내 사망했다. 입원 3일만인 27일 오전이었다. 현재 공장 문을 잠그고 파업 중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8일 기자 회견을 열고 사 측의 사과와 정리 해고안 철회를 요구했다.

쌍용차지부는 "'정리 해고는 살인'이라는 우리의 주장이 단순한 기우이자 정치적 수사로 끝나길 바랐지만 끝내 한 노동자가 싸늘한 주검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오고야 말았다"며 "경영 파탄에 책임이 없는 애꿎은 노동자가 왜 이토록 고통과 죽음으로 내몰려야 하냐"고 비판했다.

"'해고는 살인' 주장이 기우이길 우리도 바랬다"

쌍용차 노동자인 고 엄모 씨가 쓰러진 것은 지난 23일 오전이었다. 엄 씨는 쓰러지기 며칠 전부터 두통이 심하다고 주변에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엄 씨는 침을 맞으러 가던 중 자택 주차장에서 쓰러졌고 주민의 신고로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신경성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로 보인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그리고 사흘 만인 지난 27일 엄 씨는 끝내 숨을 거두었다.

노조는 엄 씨의 사망이 회사의 정리 해고 계획이 나온 뒤 받은 심각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노조는 옥쇄 파업에 들어갔지만, 엄 씨는 "파업에 참여하면 정리해고 대상이 된다"는 회사 측의 압박으로 인해 파업 참여 여부를 놓고 고심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 노조는 엄 씨의 사망이 회사의 정리 해고 계획이 나온 뒤 받은 심각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지부는 "정부와 채권은행이 지겨울 정도로 내뱉는 '뼈를 깎는 구조 조정을 해야 한다'는 주문은 노동자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무서운 사주 행위"라며 "특히 회사는 2명 가운데 1명은 잘라야 한다는 선을 그어 놓고 안팎을 돌아다니며 공포와 협박과 회유로 현장을 유린했다"고 엄 씨의 죽음이 회사와 정부 때문임을 강조했다.

쌍용차지부는 또 "현재 조합원의 87%가 빚을 지고 있을 정도로 가정경제의 고통은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와 사측이 하루 속히 책임 있는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 씨가 잦은 휴업 등으로 심각한 생계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유족들에 의하면 엄 씨는 올해 초부터 잦은 임금 체불 및 삭감 등으로 입맛이 없다며 식사를 잘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조는 '옥쇄 파업' 중인 쌍용차 평택 공장에 분향소를 만들었다. 회사에는 유족에 대한 사과 및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쌍용차 "구조 조정과 사인의 인과관계 입증 어렵다"

그러나 쌍용차는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 무근이며 엄 씨의 사망에 대한 정확한 경위와 조사가 종료되지 않아 회사의 인력 구조 조정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쌍용차는 "일부에서 엄 씨의 사망원인이 인력 조정, 파업참석과 관련한 스트레스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개인의 죽음을 다른 의도로 확대해나가고자 하는 것으로 고인의 명예에 누가 될 수 있다"며 "유가족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서는 회사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28일로 7일째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옥쇄 파업을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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