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이후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이 '화합과 평화'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성찰과 결단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이사는 25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이 정말 엄청난 비극적인 결심까지 하게 된 배경은 사실 현 정부의 핍박이 좀 심각했다는 것은 우리가 다 알고 있지 않느냐"며 "너무나 배제적인 정치를 했다"고 말했다.
"촛불시위 때 국민과 소통한다더니"
박 이사는 또 "이 정부가 지난 촛불시위 이후 오히려 소통이나 통합보다는 과거 시대로 되돌아간 공안적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사회를 훨씬 더 갈등 관계로 만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국민이 좀 더 통합되고 평화롭게 공존하려면 정부의 정책, 정부의 태도,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성찰과 결단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그러지 않으면 이번 일도 그렇고, 앞으로도 정국의 혼란이나 갈등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 진영 쪽에서도 마음을 열어야 되겠다는 얘기도 있다'는 손석희 교수의 지적에 박 이사는 "통합이나 평화라는 것은 쌍방이 다 함께 합의하고 대화해야 되니까 당연한 말"이라면서도 "평화나 대화라는 것이 힘이 있는 사람이 진정한 의사와 진의를 갖고 접근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지난 촛불시위 때도 이명박 대통령은 스스로 그런 국민과 소통하고 대화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사실 성명 이후에는 굉장히 반대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경우도 소통하고 대화하려는 태도보다는 억압하고 배제하려고 하는 것 때문에 나온 극단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양쪽 다 중요하지만 먼저 대통령과 현 정부가 마음을 열고 통합에 앞장서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으면 이 상처, 분노를 가라앉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노 전 대통령이 남긴 '공과와 우리 사회의 과제'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의 기본적인 생각들, 예컨대 자치와 분권, 권위주의 해소 등의 측면에서는 정당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다만 "스타일 자체가 갈등을 유발하는 투쟁적인, 말하자면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야당 같은, 이런 것 때문에 국민들의 비판을 받았던 것"이라며 "잘한 것은 잘한 대로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 새로운 철학과 비전을 갖고 일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면서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에 앞서 출연한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송영길 "이명박 대통령 공개사과해야"
송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빈소 직접 조문과 관련해 "조문의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공개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 책임자로서 이에 대한 공개사과와 이를 전제로 한 진심어린 의사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죽음이 발생한 것에 대해 도의적이든 정치적이든 책임을 져야 될 문제가 있다"며 "구체적 내용은 장례가 끝난 이후에 논의된다고 할지라도 지금 단계에서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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