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착한 기업'에는 '천사 날개'가 꼭 필요하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착한 기업'에는 '천사 날개'가 꼭 필요하다

[복지국가SOCIETY] 사회적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자

<프레시안>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칼럼을 공동 게재합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회원이 돌아가며 쓰는 각 분야의 깊이 있는 칼럼을 <프레시안>을 통해 매주 화요일 만날 수 있습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나라, 역동적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실현하고자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패러다임의 혁명적 정책을 추구하는 자발적 모임입니다. (☞바로 가기 :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홈페이지)

우리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기업, 어려운 이웃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 좋은 일을 하면서 수익을 내는 기업, 이웃을 위해 일하는 기업, 이윤보다 나눔을 우선하는 기업이 있다. 이런 기업을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이라고 한다. 좋은 일을 하고, 이웃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나눔이 먼저인 기업이 과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국에는 5만5000개의 사회적 기업이 있고, 유럽의 사회적 기업 종사자가 900만 명이 넘는다. 좋은 일을 하면서도 시장에서 살아남는 사회적 기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 몇 몇도 이미 자립 기반을 확보하고 수익을 조금씩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 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상품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영리추구를 통해 기업을 확장하고 주주들에게 이득을 분배하는 것이 목적인 일반 기업과는 달리 주주나 소유자를 위한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이를 위해 사업을 통해 얻은 이윤을 사업 또는 지역 공동체에 재투자하는 기업이다. 결국,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과 경제적 목적을 함께 가지고 있는 기업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사회적 기업은 218개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이 하는 사업은 결식 이웃을 위한 위생적인 식사 제공, 노인케어서비스, 정신장애인과 고령자 등 취약계층이 제공하는 지하철 택배사업, 장애우 활동지원, 교육, 보육, 돌봄, 직업진로, 의료서비스, 유기농으로 차린 밥상, 재활용, 문화 공연 및 문화 체험, 장애인 복지 차량 대여 서비스 등 다양하다. 사업의 대부분이 일반기업이 진출해 수익을 얻기 어려운 영역이거나, 일반 기업에 취업하기 어려운 우리사회의 취약계층이 일하는 사업이다.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 고령자, 장기실업자 등 취약계층이 당당하게 기업의 근로자 또는 주인이 되고, 벌어들인 수입으로 자신과 같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이래, 우량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내기 위해 정부는 사회적 기업 홍보, 지역 네트워크 구축, 경영 지원, 사회적 기업가 양성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몇 몇 대기업들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하에 재정과 경영 컨설팅을 지원해 우량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지역사회 중소기업들도 사회적 기업의 물품을 구매하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 최근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취약계층이 주도해 도시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있는 사회적 기업 연두영농 조합법인의 농장 모습. ⓒ프레시안

기존에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해 왔거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작업장을 운영해 오던 복지시설 및 단체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기업을 배우고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해졌다. 장애인이나 노인이 만든 물건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무시하거나 동정적 구매를 하던 일반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공인된 '기업'의 이미지를 가지고 마케팅도 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반가운 일이겠는가. 회계나 경영 관련 전문 인력을 지원받고 경영 지원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도 바람직한 결과이다.

최근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갑작스럽게 취약계층이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취약계층의 증가는 사회적 기업의 근로자와 수혜자 양측 모두의 자원이 많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 시점이 사회적 기업을 보다 활성화해야 할 기회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사회적 기업의 증가 추세는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경제 위기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기업보다는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일자리에 참여할 경우, 이것이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므로 향후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최근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은 갑자기 쏟아져 나온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땜질식으로 접근한 터라 사업의 수익성과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근로자 고용의 지속성도 확신하기 어렵다. 이를 폄하하는 이들은 '공공근로'의 부활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최근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은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를 정체시켰을 뿐만 아니라 향후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기업을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사회적 기업이 되면 인건비 등이 지원되는 것으로 알고 인증 지원을 신청한 경우들이 종종 있다. 효율성과 시장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성향 때문에 과거의 복지 분야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이 일정 조건이 있는 형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사회적 기업이 되면 지원 요건을 갖추게 되어 정부 지원을 얻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좋은 사회적 기업은 급조되어 하루아침에 성공할 수 없다. 성공이 보장된 사업이면 이미 일반기업들의 몫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유망한 사업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철저히 준비해 시작하고, 정부와 지자체, 연계기업으로부터의 재정·경영지원 등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착실히 인큐베이팅 되도록 해야 한다. 좋은 사회적 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몇 가지를 제안을 해 본다.

먼저, 지역 사회를 대표할 만한 사회적 기업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자. 지역 사회의 모든 주체들이 이를 지원하는 데 아낌이 없어야 한다. 지역 사회에 성공한 사회적 기업이 생긴다면 엄청난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지역 내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게 됨으로써 이들을 위한 더 없이 좋은 소득보장제도로서 역할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해서 복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행정적 부담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지역 기업의 납세 부담도 줄여줄 수 있다.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지역 사회의 모든 주체가 성공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내는 데 전력해도 될 이유가 충분하지 않겠는가.

다음으로, 이를 위해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기업체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기업체의 지원은 소액의 재정지원과 형식적인 MOU 체결이 대다수였다. 최근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광역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 제정하고 있다. 긍정적인 일이다. 사회적 기업과 보다 긴밀히 연계될 수 있는 기초 자치단체 수준에서 실질적인 지원 내용을 담은 조례의 제정이 필요하다. 상품과 서비스를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기관이 우선 구매함으로써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지역 기업들도 지원 수준을 실질적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도 정비가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 인증 지원, 경영 자문 및 컨설팅, 예비 사회적 기업 네트워크 구축, 사회적 기업가 양성, 전문인 자원봉사자 연계, 전문 인력 지원, 자금 대부 등 많은 사업을 하고 있지만, 사회적 기업에게 얼마나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지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기업의 여건을 감안한 지원이 필요하다. 예컨대, 대부분의 기관이 기관대표와 1인의 실무자가 기관 운영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맞는 경영 지원이 이루어져야지, 대기업에게나 맞을 법한 경영기법의 전수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어떤 도움이 필요한 지를 파악하고, 미리 정해진 한정된 지원이 아니라, 기업의 욕구에 따른 유연한 지원이 필요하다. 어떤 사업이든 자리를 잡고 수익을 내려면 수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열매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도 필요하다. 특히, 많은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내는 데만 급급하기 보다는 수 개의 성공한 '모델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 내고 그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사회적 기업의 사업 영역을 볼 때, 공공이 해야 할 일과 시장에 맡겨야 할 일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회서비스 영역 위주로 사회적 기업이 인증되면서 공공역할이 시장역할로 전환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그것이다. 사회적 기업은 비록 사회적 목적을 수행하기는 하지만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행하는 기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을 고려하더라도 그렇다. 정부는 공공이 감당해야할 영역을 명확히 하고, 사회적 기업의 사업 영역과 중복되지 않도록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잘 육성된 하나의 사회적 기업은 지역사회의 경제, 복지, 사회에 기둥이 될 수 있다. 많은 기업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하나를 만들어내더라도 시장에서 꾸준히 수익을 내고 성장해서, 그 이윤을 다시 지역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제 다 같이 사회적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자.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