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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잘 해내는 아이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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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잘 해내는 아이를 키운다"

[핀란드 학교 탐방]<4> 조르벤포 고등학교

조르벤포 고등학교의 재미있는 제도 중의 하나는 2학년 학생이 1학년 학생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활동은 학점으로 반영된다. 이들이 외부 방문객을 안내하였다.

학교 건물 설계에 참여하는 교사들

이 학교는 학교 건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작은 우주라고 불리는 이 학교 건물은 이 학교의 교육과정의 특성과 공동체적 성격을 조화롭게 구현하고 있었다. 이 학교 역시 설계 단계부터 학교의 교사들과 소통하면서 건물을 완성하였다.

가운데는 광장 구조로 만들고 3개의 마을 구조를 따라 교과 교실이 배치되어 있다. 중간에 공강 시간에는 학생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건물은 전반적으로 투명하고 밝게 지어졌다. 시설 수준이 부럽기도 했는데 그것이 단순히 재정의 문제만은 아니다. 건물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학교의 교육 철학을 반영하여 지을 수 있는 의식 구조와 지원 체제가 부러웠다.

"학교에 넉넉한 휴식 공간은 필수다"

▲ 조르벤포 고등학교 수업 장면. ⓒ<좋은교사>
마침 일정 중에 일종의 교육 박람회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교사들의 콘퍼런스도 열리고 전시장에서는 각종 교육 기자재가 전시되어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최근 핀란드 교실에 전자 칠판이 보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 칠판은 하나의 거대한 터치스크린과도 같이 작동하는 것이다. 손으로 007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프로그램을 작동시키고 글씨도 쓰고 한다. 최근 상당수의 학교에서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효과는? 아이들이 칠판을 잘 쳐다본다고 한다.

학교 시설과 관련하여 우리 팀의 일부가 방문한 유치원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벽을 펼치니 침대가 나오고 교실 곳곳에 소파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최대한 집처럼 여기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유치원뿐 아니라 대부분의 학교가 학생들의 휴식 공간을 넉넉하게 마련해 두고 있었다. 어쩌면 집보다 더 머물고 싶은 공간이 아닐까 싶다.

생후 2개월 아기를 추운 곳에서 재운다…강인한 신체 단련 전통

참고로 유치원 교육에 대해 들은 바를 간단히 소개한다. 핀란드에서는 생후 2개월만 지나면 낮잠을 재울 때 바깥에서 재운다고 한다. 그렇게 해야 기후에 적응해서 튼튼해진다고 한다. 단 주의 사항은 영하 15도 밑으로 떨어지면 바깥에서 재우지 말 것.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상당히 강한 훈련을 시키는 것이 이 나라의 전통이다. 스키를 신고 장거리를 걸어서 가는 크로스 컨트리 같은 것을 자주 하고, 핀란드 사우나라는 것이 알고 보면 열심히 운동하고 찬물에 뛰어드는 것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여성들의 걸음걸이도 씩씩하다.

"힘든 문제도 꼭 혼자 힘으로 해결하도록"

아이들을 자유분방하게만 키우는 것은 아니다. 어떤 면에서는 규칙과 질서를 강조한다. 그리고 스스로 하는 자립 정신을 강조한다. 만 두 살만 되면 혼자서 옷을 입고 정리하는 것을 확실히 배운다. 혼자서 하는 버릇은 학습 습관에서도 나타난다. 문제를 풀 때 혼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끝까지 기다려 준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집중력을 키워 주는 것에 힘을 쓴다.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놀고 있으면 절대로 방해하지 않고 내버려둔다는 것이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진학하는 단계에서 0학년 제도라는 것이 있다. 이 단계에서 초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는지를 판별해서 진학을 하든지 좀 더 유치원 교육을 받게 하든지 결정하는데, 초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기준은 다른 것이 아니라 얼마나 오랫동안 집중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이 글은 <좋은교사> 2009년 3월호에도 실렸습니다.)

[핀란드 학교 탐방] <1> 꼴찌 없는 교실, 이유는?
[핀란드 학교 탐방] <2> "자율 선택 강조하는 평등교육"
[핀란드 학교 탐방] <3> "직업교육이 더 자랑스럽다"

한동안 주춤하던 영리 병원 허용 움직임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집회 열기가 식은 틈을 타, 이명박 정부는 의료 부문에 이윤 동기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로 빈곤층이 대폭 늘어나리라는 전망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불거진 이런 움직임은 많은 이들을 불안하게 한다. 가뜩이나 사회 안전망이 취약한 한국 사회에서 의료 공공성이 훼손될 경우, 보통 사람들이 겪게될 위험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MB정부, 영리병원 허용 여론몰이 본격화)

하지만, 공공성의 훼손은 이미 사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교육 부문이다. 폭증하는 사교육비 부담 탓에 서민 생계가 위태롭다는 경고가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은 여전히 사교육을 부추기는 쪽에 가깝다.

직업과 학벌에 따른 소득 및 고용 안정성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없는 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아이들을 오직 시험 점수에 따라서만 줄 세우는 학교 교육이 바뀌지 않는 한, 협동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 대신 '만인 대 만인의 경쟁'을 가르치는 교육이 그대로인 한,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사교육비 부담은 줄어들 수 없다.

교육 및 복지 정책에서 여러모로 한국과 대조를 이루는 곳이 북유럽 사회다. 지나친 경쟁와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북유럽 모델에 대한 관심은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에 실린 북유럽 교육 및 복지 관련 기사를 한데 모았다. <편집자>

○ 김명신의 '카르페디엠' : 북유럽 교육

☞<1> "당신은 펜을 들고, 친구는 카메라를 든 것처럼"
☞<2> "경쟁과 협력…누가 더 많이 웃고 살까"

☞<3> "한국 부모들, 심리학을 공부하세요"
☞<4> 백년대계를 바꾸는 열 가지 차이는?
☞<5> "지구 반대편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 연재를 시작하며: "'사람값'이 비싼 사회를 찾아서"

- 첫 번째 키워드 : 협동

"평등 교육이 더 '실용'적이다" (上)
"'혼자 똑똑한 사람'을 키우지 않는다" (中)
"'로마'만 배우는 역사 수업" (下)

- 두 번째 키워드 : 코뮌

"가족 없이 늙어도, 당당하다" (上)
"'착한 정부'는 '코뮌'에서 나온다" (中)
"'인민의 집', 그들만의 천국?" (下)

- 세 번째 키워드 : 생태

"산적이 100년 동안 다스리는 마을에서는…" (上)
'MB식 녹색성장'이 불안한 이유 (中)
'친환경 기술'로 녹색성장?…"글쎄요" (下)

- 네 번째 키워드 : 민감

"'강철신경'은 자랑이 아니다"

○ 핀란드 교육 탐방

"세금 많아서 자랑스럽다"…"튼튼한 복지는 좋은 교육의 조건"
"협동ㆍ배려ㆍ여유 vs 경쟁ㆍ욕심ㆍ긴장"
"부모 잘 만나야 우등생 되는 사회…벗어나려면"
"멀리 봐야 희망을 찾는다"

○ 핀란드 교육 관련 인터뷰

국제학력평가 1위, 핀란드의 비결은?
"경쟁? 100m 달리기 할 때만 들어본 단어입니다"
"일제고사, 교사 해직…한국은 놀랄 일 투성이"
"교원노조는 좋은 교육 위한 동반자"
"관리자는 '윗사람'이 아니다"
"'피드백'이 교육을 살린다"
"차별, 더 강력한 차별이 필요하다"

○ 도종환 시인이 본 핀란드 교육

핀란드의 아이들
악덕의 씨를 심는 교육

○ 스웨덴 학교 이야기

"일등을 포기한 학교에서, 더 많이 배웠다"

"외운 것은 가장 낮은 수준의 지식일 뿐"
청소부에게 야단맞는 대학 교수
사민주의 사회에서 이뤄지는 경쟁 실험

○ 잘 사는 나라가 져야 할 책임

"'아이에게 살충제 먹이는 회사'엔 투자할 수 없다"

당당하게 '퍼주자', 스웨덴처럼

○ 스웨덴 우파의 도전

스웨덴 우파 집권, 그 이후…

스웨덴에 특목고가 생긴다?

○ "덴마크에서 살아보니"

- 직업과 학벌에 따른 차별이 없다

"명문대? 우리 애가 대학에 갈까봐 걱정"
의사와 벽돌공이 비슷한 대접을 받는 사회
"덴마크도 40년 전에는 '서열 의식'이 견고했다"
모두가 승리자 되는 복지제도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 임금보다 더 많은 나라

- '암기가 아닌 창의, 통제가 아닌 자율'을 장려하는 교육

"아이들은 숲 속에서 뛰노는 게 원칙"
"노는 게 공부다"
"충분히 놀아야 다부진 어른으로 자란다"
1등도, 꼴찌도 없는 교실
"왜?"라는 물음에 익숙한 사회
"19살 넘으면, 부모가 간섭할 수 없다"

- "아기 돌보기, 사회가 책임진다"

"출산율? 왜 떨어집니까"
"직장인의 육아? 걱정 없어요"

- "덜 소비하는 풍요"

"에너지 덜 쓰니, 삶의 질은 더 높아져"
"개인주의를 보장하는 공동체 생활"
'빚과 쓰레기'로부터의 자유
"장관이 자전거로 출근하는 나라"
"우리는 언제 '덴마크의 1979년'에 도달하려나"

- "낡고 초라한 아름다움"

"수도 한 복판에 있는 300년 전 해군 병영"
인기 높은 헌 집
"코펜하겐에 가면, 감자줄 주택에 들르세요"
도서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 덴마크 사회의 그림자

"덴마크는 천국이 아니다"
"덴마크 사회의 '관용'은 유럽인을 위한 것?"

○ 입양대국 북유럽, 그리고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사람들
"스웨덴에서 자란 입양인이 왜 한국을 그리워하죠?"
"중국에 공녀, 일본에 위안부, 그리고 우리"
해외입양은 아동복지인가, 아동학대인가?
"한국은 여전히 '미개한 나라'일지도 모른다"
해외입양 16만명 중 10만명이 미국으로, 왜?
한국, 경제대국? 세계 1위 '아동수출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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