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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합격만 축하하면 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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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합격만 축하하면 끝인가요?"

광주 교육단체, '특정대 합격 현수막' 인권위에 진정

'합격을 축하합니다. 서울대 xxx, 이화여대 xxx, 연세대 xxx, 한양대 xxx…'

2009학년도 대학 입시 일정이 한창인 가운데 전국 고등학교에서는 이 같은 현수막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일선 고교에서 특정 대학교의 합격을 알리는 현수막을 거는 행위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와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은 14일 " 특정 대학교 합격 게시물은 입시경쟁과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대입이라는 결과물만으로 학생을 차별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학교 스스로 입시학원 되겠다는 것"

▲ 일선 고교에서 특정 대학교의 합격을 알리는 현수막을 거는 행위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이들은 진정 사유에서 "아무리 한국 사회가 학벌 사회라 일컬어지고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대학 진학을 위한 필연이 됐다고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한 이들 모두가 대학교를 진학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입시학원에서는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현수막과 전광판 등을 내세워 자랑을 한다지만 공교육의 현장인 학교에서마저 이런 현수막을 내거는 것은 학교가 스스로 교육이념을 포기하고 입시학원화 되겠다는 뜻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다수라 하더라도 이들 중 성적미달 등의 사정으로 2년제 전문대학교·지방대학교를 선택하는 이들도 존중해줘야 한다"며 "흔히 명문대라 일컫는 대학교 진학을 축하하는 행위는 명백한 성적(成績)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이는 졸업을 앞둔 학생뿐만 아니라, 재학생·학부모·교사 사이에서도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통해 차별을 가하는 행위"라며 "재학생은 우열감, 열등감을 느끼며 입시교육에 부담을 받고 입시경쟁에서 낙오자가 된 학생은 성적에 대한 좌절감, 패배감 그리고 자살까지 이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학생 자존심 찢어 놓는 학교…다른 학생은 축하 안 해도 되나"

앞서 이들 단체를 비롯해 광주인권운동센터 등 광주지역 단체들은 2006년 같은 이유로 대학 합격 현수막을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광주지역 전체 고등학교에서 현수막이 철거됐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12월 모니터 결과 여전히 63개 고교 중 20개교에서 특정 대학 합격 현수막을 게시했고, 27개교에서 홈페이지에 같은 사실을 게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진정서에 피해자 사례를 제출한 전남여고 3학년 안모 학생은 "학교의 자랑거리, 명예, 지위 때문에 학생들의 자존심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학교가 저는 정말로 싫다. 저희 학교에 대학을 가지 않는 친구는 없다. 그러나 어째서 특정한 학교에 가는 아이의 이름만 학교 대문에 걸려야 하는 건가"라고 밝혔다.

동신고 3학년 임모 학생도 "수많은 학생이 그런 현수막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학생도 있겠지만, 충분히 무의식적으로 사회적 열등감을 내면화 할수도, 자존감이 상할 수도 있다고 본다. 대부분의 학생들을 열등감에 빠지게 할수 있게 하는 것이 이 땅의 교육과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겉으로는 다원화 사회를 가르치며 아직까지 학벌주의에서 허우적대는 학교를 보면 뒤에 남겨진 학생들이 안쓰럽다"며 "다른 대학에 지원한 학생, 아예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의 또 다른 사회로의 진출은 축하해줄 필요가 없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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