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벼가마를 모아 만든 한미FTA 반대 광고가 사실상 '방송 불허'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법원이 부당한 처사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은 22일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영화인대책위) 등이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를 상대로 낸 '조건부 방송 허가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해 "일부 내용의 삭제를 명령한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한미FTA 저지를 위한 농축수산 비상대책위'(농대위)가 기획하고 영화인대책위가 무상으로 제작한 한미FTA 반대 광고 <고향에서 온 편지> 등은 올해 1월 전파를 탈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는 "일부 일방적 주장을 담았다"는 이유로 이와 관련된 대사를 삭제해야 방송할 수 있다는 '조건부 방송' 결정을 내렸었다.
이에 영화인대책위 등은 "정부는 수십억 원을 들여 한미FTA 홍보 광고를 일방적으로 내보내는데, 반대 의견에 대한 광고를 금지한 것은 부당한 처사"라며 법원에 광고자율심의기구를 상대로 '조건부 방송 허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출했었다.
<고향에서 온 편지>는 조건부 허가 방침에 따라 "큰아야, 난 FTA 몰라서…. 너그는 알지만 나는 모른다. 이제 조금 살까 싶어서 그랬지만 우찌돼서(…)눈물이 나온다" 등 경남 함안 주민들 멘트를 모두 삭제한 채 지난 2월 방영됐다.
영화인대책위는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사법부의 결정은 지금까지 한미FTA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가진 국민들에게 가한 탄압이 부당한 것임을 지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화인대책위는 특히 "정부는 엄청난 국민의 세금으로 국정홍보처 등을 통해 한미FTA에 관련한 대대적인 찬양, 고무성 TV광고를 이른바 '공익광고'라는 이름으로 행하고 있다"며 "그에 반대되는 국민들의 의견광고를 사전에 원천봉쇄하는 것은 사전검열이자 헌법상의 민주주의의 원칙 및 평등권에 반한는 위헌, 위법한 처분이라고 사법부가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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