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앞에서 열린 김성환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민주노동당의 노회찬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6일 엠네스티 양심수 선정된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노동계와 민가협, 인권실천시민연대, 민주노동당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삼성을 고발한 것이 감옥에 2년 이상 갇혀 있어야 할 죄가 되느냐"며 우리나라에서 노동자로서는 처음으로 엠네스티 양심수로 선정된 김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했다.
"엠네스티 양심수 선정은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김 위원장은 삼성계열사로 편입된 이천전기에서 노사협의회 등 활동을 하다 1996년 해고된 이후 삼성의 소위 '무노조 경영'에 맞선 투쟁을 벌여 왔다. 그는 <삼성재벌의 노동자탄압백서> 발간 등을 이유로 지난 2005년 삼성에 의해 명예훼손죄로 고소돼 현재도 서울 영등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달 15일 나온 책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김성환 지음. 삶이 보이는 창 펴냄) 출판회를 겸한 자리이기도 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회찬 의원은 "기쁜 출판기념회지만 김 위원장이 차디찬 감방에 갇혀 있어 축사를 할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노 의원은 "민주화 20년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삼성 재벌에 의해 노동자의 노동3권이 짓밟히고 있는 현실에서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며 "지금 석방돼야 할 것은 김성환이라는 한 사람의 노동자가 아니라 김성환과 함께 감옥에 갇힌 노동자의 노동3권이며 1000만 노동자의 활동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도 "세상에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참 많지만 이들 가운데는 2가지 종류의 인생이 있다"며 "하나는 권력과 더불어 자신의 명예와 부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사람들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 사회와 정의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의 삶"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성환 위원장이 대표적인 두 번째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수없는 불법 저지른 이건희 못 건드리면서 법치국가라고?"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과 '삼성공화국'의 현실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장은 "삼성이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한 것은 삼성에서 일해 온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그들의 정당한 주장과 요구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삼성 총수 이건희가 직접 지시하지 않았을지라도 국회의원들은 이건희의 국정 감사 증인 채택을 결사반대했고, <시사저널> 금창태 사장은 알아서 삼성관련 기사를 삭제했으며 고려대는 학생들을 내쫓았고, 사법권력은 몇 년째 편법적인 주식증여 고발사건을 질질 끌고 있다"며 "대통령에 대해서는 누구나 쉽게 욕을 하지만 이건희에게는 누구도 쉽게 말하지 못하는 세상"이라고 한탄했다.
이들은 또 "삼성은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는 유력한 경제 주체를 넘어, 국민의 정신을 지배하는 물신이 됐고 대한민국과 국민 위에 군림하는 봉건왕조가 됐다"며 "김성환 위원장을 감옥에 가두고 노동자 탄압과 무소불위의 불법적 작태를 자행해 온 이건희 회장을 건드리지 못하는 이 현실을 두고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이며 법치국가라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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