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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지켜보는 모임'…누가, 왜 들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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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지켜보는 모임'…누가, 왜 들어갔을까?

김형기 교수 등 5명 수락…삼성 "다소 시간 걸릴 듯"

삼성그룹이 그간 기업 경영 방식의 문제점에 대한 각계각층의 지적을 수용하겠다는 의미에서 조만간 만들겠다고 밝혔던 옴브즈맨 형식의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삼지모)의 인선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17일 현재 이 '삼지모'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인사는 김형기 경북대 교수,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 황지우 한국예술종합대학 총장, 삼성 방계의 기관과 관계를 맺고 있는 전직 언론인 C씨 등 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은 삼성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이학수 부회장은 지난 4월13일 삼성자원봉사 센터 발족식에서 '삼지모'와 관련해 "인선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됐고 4월 20일경 공식 발표 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얘기가 없는 상태다.

오는 18일로 삼성이 지난 2월 7일 안기부 X파일 사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배정 등과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면서 비판적 여론 앞에 고개를 숙인 지 꼭 100일이 된다.

삼성 "비판적 시각 가진 인사들로 '삼지모' 구성하겠다"

'삼지모'는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를 비롯해 진보적 학자들의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삼성의 독선적 경영 방식을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구성하려는 것이다.

이학수 부회장은 '삼지모'와 관련해 "삼성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유력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해 삼성 사장단과 분기별 모임을 갖고 여기에서 나온 의견을 참고해 경영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삼지모' 구성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삼성에 비판적 인사들이 '삼지모'와 관련된 삼성의 의도와 의지에 다소 의구심을 갖고 있는 데에다가 최근 현대차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계기로 재벌의 편법 경영 문제가 다시 부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 무노조 경영 등 문제제기 하겠다"

현재까지 '삼지모'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인사는 모두 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기 경북대 교수는 노동경제학이 전공이며, 현 정부 들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방분권 문제에도 관심을 보여 왔다. 김 교수는 또 지난 1월 100여 명의 진보성향 학자들이 모여 '대안적 발전모델'을 지향한다는 취지로 창립된 '좋은정책포럼(Good Policy Forum)'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노동법이 전공인 신인령 이대 총장은 한명숙 총리와 함께 크리스찬 아카데미 간사로 일하다가 1979년 구속돼 옥고를 치르기도 한 인물. 운동가이면서 동시에 학자로서 1970년대 여성노동운동에 깊이 관여하기도 했다. 신 총장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는 등 재야.시민운동에도 열의를 보였다. 신 총장은 또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민간위원으로 노무현 정부의 사법개혁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시집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로 '백석문학상'과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시인이다. 서울대 미학과 출신인 황 총장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대학 동기로 매우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김형기 교수는 삼성 측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에 대해 "지금 시기에 기업, 노조, 정부의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 기반해 삼지모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삼성, 현대 등 대기업들이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책임 등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 해 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모임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외부에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가능하다는 전제 조건 하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선 혹시나 삼성에 들러리 서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것도 안다"며 "그러나 이같은 기회와 실험에 참여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삼성의 무노조 경영 부분과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관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인령 총장 측은 "삼성 측에 확인해 보라"고만 밝혔으며, 황지우 총장은 연락을 시도했으나 부재 중이라 직접 확인이 안 됐다.

또 1975년 강제해직 기자 출신의 C씨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삼성 측에서 제안이 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보기에 삼성의 문제는 삼성이라는 특정한 재벌의 문제가 아니라 재벌 구조 전체의 문제"라며 "이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삼지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삼성 측 "삼지모 인선에 어려움 있지만 의지는 변함 없어"

한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인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등 3명은 삼성 측의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이사는 "삼성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며 "지금은 참여연대와 아무런 연이 없지만 전직 사무처장 입장에서 참여연대와 상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삼지모'에 대해 "사외 이사제도만 제대로 활용해도 투명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소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삼성 측 관계자는 '삼지모'와 관련해 "현재 인선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으나 최종 구성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인선 작업에 조금 시간이 걸릴지라도 '삼지모' 계획 자체는 계속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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