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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20~30년 집권토대 마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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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동영, “20~30년 집권토대 마련하겠다”

탄핵 제외한 양당 대표회담 제의, 박근혜 “환영”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23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굳이 탄핵 얘기를 하지 않겠다면 상생의 정치와 민생경제에 도움이 되는 논의를 위해 만날 필요가 있다"며 탄핵 논의를 제외한 양당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탄핵 정치적 철회는 시효지나 무의미"**

정 의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리 정파는 반환점을 돌아 결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면서 "이제 탄핵에 대한 정치적 철회 논의는 이미 시효를 지나 무의미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탄핵이 기각된 후에는 만나기가 껄끄러운 대목이 있을 것"이라며 "상생의 정치와 4.15총선 이후 새로운 정치시대의 틀에 관해 양당 대표회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후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이 참여하는 5자회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주 만나야 새정치 실현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회담 의제와 관련 정 의장은 "경제살리기 등에 관해 야당이 하고싶은 얘기를 먼저 듣겠다"면서 "국민소환제, 불법자금환수특별법, 재래시장육성법 등 우리당 총선공약의 실천을 위한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그러나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된다면 3월12일부터 2개월동안 온 국민에게 입힌 정신적, 물질적, 육체적 고통과 피해는 순전히 한나라당의 몫"이라며 "대외적은 한국 브랜드가치의 디스카운트에 대한 책임도 한나라당이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도 한나라당이 헌재에서 탄핵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한다면 균형감각과 현실감각을 상실한 것"이라며 "2002년 대선 직후 재검표 주장과 똑같은 결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한편 "국민들은 헌재에서 탄핵이 상식적으로 기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대목이 헌재결정에 대한 압박으로 비쳐지자, 간담회 말미에 "헌재 결정에 대한 간섭이 아니라 헌재가 다수국민들의 뜻을 존중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는 확신"이라고 부연했다.

***"이라크 상황 출렁출렁, 예의주시중"**

정 의장은 이날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와 관련해선, "파병지 변경 과정에서 '질서유지-재건지원- 간접치안담당' 이라는 세가지 목적 중 질서유지 책임이 상당 부분 경감되고 재건지원쪽에 무게 중심이 쏠려있다"고 파병부대의 안전에 대한 낙관적 인식을 드러내면서도 "이라크 상황이 출렁출렁하니까 예의주시하고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책임있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파병 재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예단하지는 말라"고 일축하면서도 종전의"추가파병 원칙 불변"이라는 입장에 비해선 다소간 전향적 뉘앙스를 풍겼다. 정 의장은 이어 "파병 문제는 국군통수권자가 원위치에 복귀해서 현지상황에 대한 보고를 토대로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탄핵에 대한 헌재 판결 후 노 대통령의 결단에 맡길 것임을 확인했다.

정 의장은 정간법, 국보법 등 개혁과제 처리와 관련해선, "이는 시간적으로도 정기국회가 열려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것은 경제가 어렵다는 것으로, 소비와 투자를 해결해 이런 아우성을 화급한 주제로 다뤄야 한다"며, 언론개혁 등 개혁과제보다는 민생경제 해결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입각설 등 자신의 거취와 관련, "대통령이 유고상태인데 입각이니 뭐니 하는 얘기는 빠르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의장직 사퇴에 대해선 "당헌당규의 개정 수준, 전당대회 내용과 관련이 있다. 1개월 내에 그림과 스케쥴이 나올 것이며 그에 따라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해 임기2년의 의장직을 버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5월 중 당 체제정비를 마무리 짓고 6~7월께 전당대회가 소집되는 시점을 전후해 정 의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집권토대 마련하겠다"**

정 의장은 한편 "우리당은 최초로 집권자의 당이 아닌 당원이 오너십(주인의식)을 갖는 당으로서 지속가능하고 영속적인 당을 만들어야 할 과제가 놓여있다"며 "최소한 20~30년 집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김 정치시대와 구분되는 '제4세대 정당'을 역설하며 "정치를 확실하게 혁신하고, 기득권을 포기하고, 권력형 의원으로 자리매김된 의회와 의원문화를 바꾸고, 낡은 정치의 상징인 낡은 정당을 확실히 혁파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당 기구로 '새정치실천위원회'를 구성해 "하부토대로 1백만 기간당원을 육성하고, 당헌당규의 문제점을 바꾸어내고 부르킹스, 해리티지 재단 같은 정책연구재단을 한국실정과 우리당의 현실에 맞도록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우리당은 새정치실천위(위원장 신기남) 산하에 정당개혁추진단(단장 이종걸 조기숙), 당헌당규개정연구단(단장 이강래 김재홍), 1백만기간당원추진단(단장 김성호 우상호), 정책연구재단설립추진단(단장 김한길 박명광)을 두고, 추진단 업무 조율을 위한 기획단(단장 민병두)을 구성키로 했다.

정당개혁추진단은 중앙당 슬림화, 전자정당화-두뇌정당화, 당과 원내와의 관게 정립 등에 관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다. 1백만기간당원추진단은 총선기간에 확보한 당원을 진성당원화 하는 등 외연 확장 업무와 함께 지구당폐지에 따른 당원관리와 당원 서비스 방안 등을 추진한다. 당헌당규개정연구단은 이 같은 성과를 법제화시키는 작업을 담당한다. 정책연구재단설립추진단은 당의 정체성 확립, 당의 중장기적 정책과 방향을 연구하게 된다. 각 추진단은 내달 23일까지 구체적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키로 했다.

***박근혜, "민생경제 논의 환영"**

한편 정동영 의장의 민생을 위한 여야 영수회담 제의에 대해 대구 방문중이던 한나라당 박 대표는 "민생과 경제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는 측면에서 환영한다"며 "어떤 의제를 논의할 지는 실무진과 협의해 밝히겠다"고 진영 비서실장을 통해 대표회담 수락 의사를 전했다.

박 대표는 "탄핵은 시효가 지난 것이라고 얘기를 한 바 있고,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자는 게 우리의 입장이었다"고 말했으며, 진 실장도 "회담에서 탄핵 문제 안나올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진 실장은 "회담 시기는 되도록 빨리 만나는게 좋을 것 같다"며 "여러차례 대표가 정치문화 높이는 문제, 경제 살리기 민생살리기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 만큼 그런 의제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내달 초까지 이어지는 박 대표의 지방 민생투어가 끝나는 대로 양당 대표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당은 22일 중 김영춘 비서실장을 통해 대표회담 의제 등에 관한 접촉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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