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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4대강을 쏘다…최종 과녁은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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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4대강을 쏘다…최종 과녁은 '이명박'?

[분석] 총체적 부실…'위험' '오염' '낭비'의 3박자

지난 4일 청와대는 <이명박 정부 국정 성과> 보고서에서 4대강 사업을 이명박 정부의 주요 성과로 홍보했다. 청와대는 이 과정에서 "하천 보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국무회의에서 "4대강 사업을 타이에 수출하겠다"며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NGO를 놓고서 "반국가적이고 비애국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채 사흘도 못 돼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이 대통령이 임명한 양건 감사원장의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을 놓고 사실상 '총체적 부실'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17일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가 임기 내내 총 22조2000억 원을 집중 투자한 4대강 사업을 감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는 크게 세 단어로 요약된다. '위험', '오염', '낭비'.

위험 : "16개 중 11개 보가 위험하다"

"4대강 보 본체는 암반에 기초를 건설하였기 때문에 하부 침식이 발생하지 않아 안전에 문제 없음." (<이명박 정부 국정 성과>, 43쪽)

감사원 감사 결과는 청와대 주장과 정반대다. 전국의 총 16개 보 가운데 경기도 여주의 이포보를 제외한 15개 보에서 문제가 발견되었다. 특히 감사원은 이중 11개 보는 내구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학계, 시민 단체가 경고했던 4대강 보의 안전성 문제를 감사원이 인정한 것이다.

애초 설계부터 문제였다. 4대강 보는 국내에서 처음 설치되는 높이 4~12미터의 대규모 보이기 때문에 수문을 열었을 때 빠른 속도로 흐르는 물이 보의 안전성을 헤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필요했다. 흐르는 물의 속도를 충분히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감세지, 바닥보호공)를 설치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높이 4미터 미만의 소규모 보의 기준을 적용했다. 물의 속도를 충분히 줄일 수 있는 장치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것. 이런 설계 부실 결과, 16개 중 이포보를 제외한 15개 보에서 바닥보호공이 유실되거나 혹은 바닥이 파헤쳐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경상남도 창녕·함안보는 이렇게 파헤쳐진 바닥의 깊이가 최대 20미터에 달했다.

국토해양부는 이런 설계상의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는데도 제대로 된 보강 없이 땜질 식 처방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낙동강, 금강 등에 위치한 11개 보에서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다. 제대로 된 보강이 없다 보니 2012년 7~8월의 집중 호우 때는 이 중 6개 보에서 빠른 유속에 의한 바닥보호공 훼손 피해가 재발했다.

보에 설치된 수문에서도 이상이 발견됐다. 보 상류의 물높이가 아닌 하류의 물높이만 염두에 두고 수문을 설치해 수압을 견디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 특히 칠곡보, 구미보, 낙단보는 수문을 열고 닫을 때 보의 안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구미보 등 12개 보는 수문을 열고 닫을 때의 진동에 의해서 보가 손상될 가능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이렇게 부실한 보에서 균열, 누수 등의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리 없다. 감사 결과를 보면 창녕·함안보, 달성보 등 6개 보 1246곳에서 총 3783미터에 달하는 균열이 발생했다. 물이 새는 현상도 심각했다. 누수가 일어나는 곳을 제대로 보수하지 않아서 창녕·함안보 등 6개 보는 여전히 물이 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염 1 : 영산강의 기적은 없었다!

"금년(2012년) 녹조는 유례없는 폭염에 따른 수온 상승, 부족한 강수량 등이 특히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명박 정부 국정 성과>, 43쪽)

청와대의 이 주장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보로 물길이 막히면 조류가 증식하는 등 하천 오염이 예전보다 심해지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말로는 "수영 가능한 좋은 물" 운운하면서 정작 보 건설로 나타날 하천 오염에 대비하기는커녕 눈속임으로 일관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부영양화와 같은 하천 오염의 폐해를 막으려면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 조류 농도 등 다양한 수질 관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환경부는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만을 적용해 '4대강 사업 이후 86.3퍼센트가 수질 목표에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조류 농도를 기준으로 할 경우 수질 목표에 달성한 곳은 37.5퍼센트에 불과했다.

청와대가 언급한 7~8월의 집중 호우가 있기 전인 2012년 상반기에도 조류 농도는 예년(2005~2009년 평균)과 대비했을 때 1.9퍼센트 증가했고, 화학적 산소 요구량은 9퍼센트 증가했다. 감사원은 "환경부는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에만 주목해 실제로 수질이 안 좋은 물을 좋은 물로 평가했다"고 질타했다.

▲ 지난 2007년 4월 18일 영산강 하류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뉴시스
환경부도 이런 오염 가능성을 이미 알았다. 지난 2009년 5월과 11월 국립환경과학원이 '보 구간에서 강물의 체류 시간의 증가로 조류 발생이 우려된다'고 보고했지만, 환경부는 이런 경고를 묵살했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고 감사원은 "환경부가 수질을 개선할 시기를 놓쳤거나 혹은 수질 악화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영산강은 보를 설치하는 것이 수질 상태에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영산강은 상류에 대량의 물을 방류할 대형 댐이 없어서 보 설치 전후의 수질 상태 변화를 잘 보여준다. 감사 결과를 보면, 죽산보를 설치해 강물의 체류 시간이 2.3일에서 18.9일로 늘어난 구간에서 조류 농도는 무려 195퍼센트나 증가했다.

영산강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수질 오염을 개탄하면서,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홍보한 곳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영산강의 수질 오염을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가중시켰다.

오염 2 : 먹는 물도 위험하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먹는 물 관리 기준도 완화했다. 상수원의 조류 농도나 독성을 가진 남조류의 세포 수 둘 중 하나만 기준을 넘어도 먹는 물의 안전성을 위해서 '조류 경보'를 해야 한다. 감사원은 "환경부는 두 기준을 모두 초과할 때만 조류 경보를 발령하거나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보 구간에는 조류 경보 제도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4대강에서 수영 등의 활동이 가능한지를 알려주는 제도도 엉터리였다. 감사원은 "환경부는 낙동강(창녕·함안보 구간)에서 수질 예보가 빈번하게 발령될 것을 우려해 세계보건기구(WHO)의 조류 농도 가이드라인(수영 금지 권고 : 1세제곱미터당 50밀리그램)과 조류 경보 제도의 친수 활동 자제 기준(1세제곱미터당 25밀리그램)을 대폭 완화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런 식이면 앞으로 조류가 발생할 때 적절한 대응이 곤란하거나 보 구간에서 먹는 물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이 어렵다"고 우려했다.

낭비 : 물 쓰듯이 썼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

ⓒ뉴시스
이번 감사 결과는 22조2000억 원의 혈세가 어떻게 엉망으로 쓰였는지도 일부 보여준다.

국토해양부는 2009년 5월 이포보 등 5개 보를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며 '명품 보'로 지정했다. 그리고 이 5개 보에 대해서는 다른 11개 보와 비교했을 때 공사비를 최소 273억여 원에서 최대 480억여 원까지 추가로 계산해 올렸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어처구니없게도 이 명품 보의 기준은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그 결과 명품 보를 입찰 받은 건설 업체는 다른 보와 똑같은 설계, 시공을 하고서 더 많은 공사비를 챙겼다. 감사원은 "5개 명품 보에 적정 금액보다 최소 590억여 원이나 추가로 투입하고도 명품 보의 특성을 살리는 설계, 시공을 하지 못했다"며 "나중에 명품 보 도입 취지를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161억여 원의 예산을 추가해 전망 휴게소 등을 설치했다"고 지적했다.

낙동강의 창녕·함안보 구간은 불필요하게 강바닥을 파헤쳐 돈을 낭비한 경우다. 국토해양부는 필요가 없는데도 최소 수심을 6미터로 유지한다며 강바닥을 파헤쳤다. 하지만 사업 과정에서 흙이 다시 쌓여 애초 의도한 최소 수심도 확보하지 못하고 공사비 365억여 원만 불필요하게 집행했다.

22조2000억 원이 들어간 4대강 사업은 앞으로가 더 문제다. 우선 감사원은 4대강 곳곳의 강바닥에 퇴적되는 흙을 제거하는 준설 작업에 "필요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2011년에만 3200만 세제곱미터의 흙이 퇴적되어 기존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준설 작업에 최소한 2890억여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4대강 둔치를 관리하는 데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국토해양부는 2012년 둔치 유지 관리비로 450억여 원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정했으나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감사원은 "2012년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유지 관리비를 염두에 두면 1480억여 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둔치를 관리하는 데 매년 1480억여 원 이상의 유지 관리비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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