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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 '스킨헤드'의 나라? 美·中 견제할 새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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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 '스킨헤드'의 나라? 美·中 견제할 새 파트너!"

[인터뷰]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엄구호 소장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파리 중앙역에 내린다? 먼 옛날 실크로드의 존재가 증명하는 것처럼, 유라시아 대륙 육로 통행은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대학생 체 게바라가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 대륙을 자유로이 여행한 것처럼, 우리도 이 커다란 대륙을 한 개의 무대 삼아 오갈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물론 지금 우리는 대륙의 관문인 두만강조차 갈 수 없다. 그러나 몸이 가지 못한다고, 상상까지 제어할 필요는 없다. 비록 반으로 갈라진 한반도 허리 아래에서 '대륙의 감성'을 상당 부분 잊고 살아가는 우리이지만, 조금만 신경을 위로 뻗쳐 보자. "분명 이어져 있지만, 지금은 미지의 영역이 된 땅", "그 의미를 다시 되찾아 보자"고 누군가가 말한다.

"유라시아의 영웅, 실크로드로 '다시' 보다"라는 제목의 '대륙 감성 충만한' 시민 강좌를 기획한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의 엄구호 소장이다. 1974년 중소(中蘇)연구소에서 출발해 1997년 현재의 모습으로 개편된 아태지역연구센터는 한국에서는 드문 러시아·유라시아 전문 연구 기관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뜻하는 '아태지역'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한·중·일 3국 혹은 외교안보적·경제적 실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해양 세력' 미국에만 집중돼 왔다. 그러나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는 독특하게도 대부분의 연구교수들이 러시아 전공자다. 그 러시아는 '유럽의' 러시아 혹은 소련의 후신으로서의 러시아라기보다 중국, 몽골, 내륙아시아 국가들과 인접한 '유라시아' 대륙 속에서 새로운 의미로 나타나는 나라다.

이번 시민 강좌 역시 고선지, 혜초 등을 비롯해 이븐 바투타와 칭기즈칸, 아미르 티무르, 정화 등 대륙을 제 무대 삼아 휘저었던 유라시아의 영웅들을 다뤘다. 유럽 문명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대륙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지금, 여기'에서 실크로드의 의미를 재발견하자는 취지였다. 엄구호 소장은 "언젠가는 이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미지의 영역으로 내버려둔 그 땅을 처음 가보는 기분으로 강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6일부터 진행된 강좌는 오는 25일(수) 마지막 시간만을 남겨두고 있다.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 김기협 <프레시안> 상임편집위원, 김호동 서울대학교 교수(동양사학과) 등 쟁쟁한 강사들이 나선 시리즈 강좌는 매회 한양대학교 박물관 강당이 꽉 차는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강좌는 <프레시안> 지면을 통해 8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다.

4일 오후 '몽골 제국의 창건자 칭기즈칸'(김호동 교수) 강의가 끝나고 엄구호 아태지역연구센터 소장과 만났다. 그는 한국에서 그동안 러시아·유라시아 연구의 중요성이 과소평가된 점을 아쉬워하면서도 "단절된 대륙의 의미를 새로이 발견하고, 극동 지역을 개발하는 데 학문적 맥락에서 벽돌 한 장 보태고 싶다"며 희망을 강조했다.


▲ 엄구호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소장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프레시안 :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엄구호 : 1974년 설립된 중소(中蘇)연구소를 확대, 개편해 1997년 세워졌다. 당시만 해도 국내 대학에서 중국, 소련 등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한양대학교 학부에는 러시아어과가 있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연구소는 국내 러시아 연구의 선두에 섰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획기적이고 독보적인 연구 기관이었다.

그런데 소련이 멸망하고 그 세력이 미쳤던 범위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호해지면서, 이름을 바꾸고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개편됐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이 한반도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아태 지역'이란 이름을 쓰게 됐다. 그 후 아태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문화를 포괄하는 종합적 연구를 통해 지역 연구의 중심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런 역량을 바탕으로 2007년 11월 한국 학술진흥재단의 인문한국(HK) 사업 해외 지역 분야 연구소로 선정됐다.

한국의 근대화는 해양 세력과 함께 이루어졌다. 땅은 대륙에 연결돼 있지만, 기억과 경험은 단절됐다. 대륙과의 연결이라는 건 국가적으로도 학문적으로도 중요한 과제다. 분단 이후 소련 때문에 내륙 유라시아로 가는 길이 막히면서 미지의 땅으로 남아 있었다. 그걸 연결한다는 것은 원래 의미의 유라시아, 즉 유럽과 아시아를 합친 커다란 땅이라는 의미로 돌아가는 데 의의가 있다. 물론 우리는 지금도 유럽과 관계를 맺고 있지만, 바다가 아닌 대륙으로서 관계를 갖는 데 앞서 '미지'의 영역을 메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소련이 해체되고 그 땅에 새로운 질서와 정체성이 생겨났기 때문에 과거의 지식은 별로 쓸모가 없어졌다.

프레시안 : 4월부터 "유라시아의 영웅, 실크로드로 '다시' 보다"라는 제목의 인문 강좌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강좌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 설명해 달라.

엄구호 : 우리 연구소는 기존의 정책 지향적인 연구와는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자 한다. 국민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그래서 학술적 연구와 함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보다 통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이런 시민 대상의 강좌다. "우리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활동이다.

▲ "유라시아의 영웅 실크로드로 '다시'보다" 포스터 (4월 6일~5월 25일). ⓒ아태지역연구센터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이나 김호동 서울대학교 교수 등 모시는 강사들 전부 유명한 분들이다. 기업 같은 데 가면 상당한 강의료를 받을 분들이 거의 없는 거나 다름없는 강의료를 받고 강단에 선다. 우리 문제의식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건 강좌에 찾아오는 분들도 마찬가지다. 어디에 광고 하나 안 내는데도 평일 낮 강당(한양대학교 박물관 강당)이 꽉 차지 않았나. 유라시아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에 일반 시민들의 수요가 있다는 얘기다. 보통 학교에서 이런 시리즈 강좌를 한 번 열기도 어렵다는데, 우리는 테마를 바꿔 지속적으로 해왔다.

학교 바깥에서 하는 문화적 활동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러시아·유라시아 영화제다. 올해로 3회를 맞는데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서울 종로구 낙원동)에서 한다. 2회 때는 첫날 빼고 전석 매진이었다. 연구소에 문학 하시는 선생님들이 밤 새워 자막 만들고 고생이 말이 아니었는데, 사람들이 찾아 주는 거 보고 감동했다. 그때 마지막 상영 전에 무대에 올라 "힘들어도 이 영화제, 끝까지 가게 하겠다"고 하니까 관객들도 감동하더라.

과거 우리가 프랑스 영화를 통해 프랑스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을 갖게 됐듯, 러시아에 대한 인식도 러시아 영화를 통해 깊어질 수 있다. 공감대라는 게 이런 거다. 정부는 외교 운운하며 거창하게 나서지만 정부 차원뿐 아니라 시민 차원의 교감과 이해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활동은 유라시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가, 현재엔 어떤 정체성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프레시안 : 그런데 사실 외교·안보 면에서도 경제적인 면에서도, 미·중·러·일 4강 가운데 러시아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극히 작게 느껴진다. 이런 측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엄구호 : 한중 교역 규모가 2000억 달러인 것에 비하면, 200억 달러가 최고치였던 한러 교역 규모는 작다고 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영향력이 중국이나 일본, 미국과 같은가 하면, 그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느냐 하는 부분이다. 러시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란 게 있다. 우리는 외교·안보적으로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북핵 문제를 안고 있다. 외교를 보다 균형적으로 하고 싶어도 대미 의존성이 높아서 그러기 어렵다. 한편, 경제적으론 중국 없이 살 수 없게 되었다. 문제는 여기서 경제적 의존성과 정치적 의존성이 상호 모순적이라는 거다. 북핵 문제 해결하려고 하면 대중 경제적 의존이 방해가 되고, 중국에서 새로운 경제 활로를 찾고자 하면 한미 동맹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거기서 숨통이 필요한데, 러시아가 반드시 숨통이 되리란 보장은 없지만, 그나마 가장 큰 역량을 가진 국가임엔 틀림없다.

또 경제적으로도 그 중요성이 앞으로 점점 커질 것이다. 북한을 포함시켜 남·북한-러시아 3각 무역 측면에서 러시아를 생각하면, 자원이니 인프라니 할 것 없이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나라다. 전 세계적으로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가 매우 중요해졌는데 그런 분야에서 러시아는 지리적으로나 자원 보유량으로나 최적의 파트너다. 일례로 한·러 가스 산업 협정을 맺기만 해도 교역 규모가 450억 달러까지는 금방 오를 것이다.

러시아의 중요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더 중요한 건 러시아 쪽에서도 한국이 그런 파트너라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언론에선 아직 감을 못 잡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러시아로부터) 정말 많은 제안이 왔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러시아와 러시아 연구의 중요성이 널리 공유되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 제3회 러시아·유라시아 영화제 포스터(5월 24일~29일). ⓒ아태지역연구센터
엄구호 :
기존의 국가 이미지가 안 좋았다. 레드 콤플렉스도 있고, 러시아 공포증도 있다. 지난해 스킨헤드족이 유학생을 살인한 사건이라든지 천안함 사건에서 러시아가 취했던 입장 등을 통해, '우리완 공감대가 없구나'라는 이미지가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언론에 드러나는 것 말고 문화적인 부분을 들여다보면 우리와 공감할 수 있는 문화가 정말 많다. 우리가 톨스토이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다 있다. 어떤 면에서는 할리우드 영화보다 (러시아 영화가) 공감할 게 더 많다. 우리가 영화제나 시민 강좌를 여는 이유가 다른 게 아니다.

프레시안 : 중요성에 비해 과소평가되어 있다는 맥락에서, 국내 유라시아 연구에 있어서 어려움은 없나?

엄구호 : 책을 써도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히트하기 어렵다. 그런 점은 아쉽다. 또 가끔 보수적 견해를 가진 분들로부터 '친(親)러파'라고 오해받기도 하는데 그건 아니다. 굳이 말하면 '지(知)러파'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의 모든 결정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영향력과 그 지역의 새로운 질서를 제대로 알아보자는 것이다.

2008년 그루지야 공습 때도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역사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미국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런 건 지양해야 한다. 그렇다고 비판한다고 해서 러시아 입장을 지지한다는 얘긴 또 아니다. 보다 중립적으로, 역사에 기초한 연구에 기반을 두고 판단을 내리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하나, 우리나라의 유라시아 연구가 정말 부족하다. 그래서 할 게 참 많다. 뭔가를 해놓고 보면 (그 전엔) 정말 전혀 안 되어있었구나 하는 걸 느낀다. 한국 학술정보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 검색하면 그루지야나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관련 학술 논문 대부분이 우리 연구소에서 나온 거다. 전체적으로 아직 걸음마 수준이란 얘기다. 한국 현실이 그렇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바꿔 생각하면, 덜 되어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다 했다, 우리가 잘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맨 앞에서 가이드처럼 깃발을 들고 서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연구소 분들 와서 구경하라'고. 이 사람 저 사람을 모으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그래서 이 분야에 조금씩 발전적인 흐름이 생기고 있는 것도 같다.

▲ 19일 국회에서 열린 2011 서울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회의에서 한국의 박희태 국회의장과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토르쉰 상원부의장이 양자 회담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CNN>, <알자지라>는 물론이요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는 시대다. 인터넷과 기술의 발전으로 지리적인 한계들이 무너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지역학이 갖는 새로운 의미는 무엇인가?

엄구호 : 과거 지역학 연구는 그 지역 인구가 몇 명이고 의회 구조는 어떻고, 어떤 정당이 있고 하는 현상적인 지식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알고 있는 게 <위키피디아>에도 있다면 그건 가치가 없는 거다. 그 정보를 열람한 사람이 그 지역을 이해하고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닌 것이다.

정보를 창조적으로 재평가하고 어떤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때 지식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역 전문가가 더욱 중요하고 절실해졌다. 가령 천안함 사건에 대해 러시아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 예측하고 우리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만이 전문가라 할 수 있을 거다. 예전엔 정보가 제한되어 있어서 누가 '전문가다'라고 하면 그냥 그런 줄 알았지만 지금은 정보화를 통해 오히려 옥석구분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정보화와 지역 연구는 서로 배치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정보화 환경으로 인해 진정한 의미의 지역 전문가가 나올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게 됐다. 지역 연구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이제야 진흥기를 맞은 거다. 어설픈 단편적 정보만 갖고 전문가 연 하는 사람들을 쫓아내고, 정말로 창조적인 판단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프레시안 :아태지역연구센터의 꿈, 개인적인 꿈에 대해 듣고 싶다.

엄구호 :비록 대학 연구소지만 언젠가는 세계적인 평가에 의해 움직일 수 있는 정도로 자립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소장으로서 연구소 경영에 대한 문제의식도 갖고 있다. 개인적인 꿈은 러시아 극동 지역과 한반도가 잘 연결될 수 있는 도시·항만 건설, 첨단 신기술 단지 건설 등의 사업이 진행되는 데에 학문적인 맥락에서 벽돌 한 장이라도 까는 것이다.

러시아의 자원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는 것. 이건 우리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 수많은 세계적 미션에서 한국이 배제되지 않고 주도적인 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꿈같은 얘기가 아니다. 우리의 역량이 그렇게 작지 않다. 기존에 연구가 부족한 만큼 해야 할 일도 많이 남아있는 지역이라, 학자로서는 더욱 재밌게 연구할 수 있는 지역이다.

2011년은 소련 붕괴 20년을 맞는 해로 러시아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지난 20년간의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오는 6월 이 분야의 석학들이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컨퍼런스를 갖는데 10월에 우리 연구소에도 오기로 했다. 매우 기쁜 일이며, 자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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