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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진실 게임…어뢰 폭발 '결정적 증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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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진실 게임…어뢰 폭발 '결정적 증거'는 없다

[단독] 양판석 박사 "흡착 물질 재조사 불필요…답은 수산화알루미늄"

민군 합동조사단이 어뢰 폭발의 증거로 내놓은 천안함 흡착 물질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이 진실 게임 양상으로 바뀌었다. 민군 합동조사단이 침묵하는 가운데,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제기한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 지질과학과 양판석 박사가 "천안함 흡착 물질은 산화알루미늄(Al2O3)이 아닌 수산화알루미늄(Al(OH)3)"이라고 한 번 더 합동조사단을 압박했다.

양판석 박사는 21일 <프레시안>에 보낸 글에서 "합동조사단이 굳이 재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천안함 흡착 물질은 산화알루미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합동조사단은 최초 발표와 그간의 앞뒤 안 맞는 해명을 통해서, 스스로 천안함 흡착물질이 수산화알루미늄이라는 사실을 설명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합동조사단은 흡착 물질의 정체를 놓고 세 번에 걸쳐서 입장을 내놓았다. ① 지난 5월 20일 합동조사단은 흡착 물질의 성분을 분석한 표를 제시하며 '흡착 물질에 36~40퍼센트의 습기가 있다'고 밝혔다. ② 이런 분석에 양판석 박사 등이 의문을 제기하자, 합동조사단은 '젖은 시료를 금으로 코팅한 후 젖은 채로 에너지 분광(EDS·Energy Dispersive Spectroscopy) 분석을 했다'고 밝혔다.

진공 상태에서 금으로 코팅을 했는데도 시료가 젖은 상태를 유지했다는 이런 해명이 과학계의 웃음거리가 되자, 합동조사단은 다시 '시료가 다공질(내부에 구멍이 뚫린 상태)이어서 시료의 습기가 증발하지 않고 구멍에 남아 있었다'고 반박했다. 양판석 박사는 "이런 설명은 모순이어서 합동조사단 스스로 흡착 물질이 수산화알루미늄이라고 밝힌 꼴"이라고 꼬집었다.

합동조사단의 궤변 속에 '진실'이…

양판석 박사는 "천한함 흡착 물질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물(H2O)은 '해당 물질의 특성과 전혀 관계없는 습기'와 '해당 물질을 구성하는 구조수(構造水)'라며 "이것을 알기 쉽게 '흡착 물질의 물의 양=구조수+습기'로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박사는 "더 쉽게 비유하자면 구조수는 과일 안에 포함된 수분이고, 습기는 과일 겉에 묻은 물기"라고 덧붙였다.

양판석 박사는 "과일 겉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듯이 흡착 물질의 습기를 제거하면 비로소 '흡착 물질 물의 양=구조수'가 된다"고 지적했다. 양 박사는 "합동조사단은 EDS 분석을 하기 전에 진공 상태에서 시료(천안함 흡착 물질)를 금으로 코팅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 과정에서 습기의 대부분은 증발한다"고 설명했다.

양판석 박사는 이어서 "설사 습기가 남아 있었다고 하더라도, EDS 분석 과정에서 전자선이 시료에 가하는 열로 결국 증발된다"며 "진공 상태와 전자선이 발생하는 열로 인해 시료에 습기가 남아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양 박사는 "따라서 합동조사단이 최초로 밝힌 습기의 양(36~40퍼센트)은 물질 내부에 화학 결합의 형태로 존재하는 구조수"라고 단언했다.

양판석 박사는 "이렇게 합동조사단이 밝힌 습기의 양을 물질 내부에 존재하는 구조수로 여긴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물질은 수산화알루미늄"이라고 강조했다. 수산화알루미늄은 알루미늄이 부식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물질로, 어뢰 폭발의 결과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할 근거가 없다. 합동조사단의 '결정적 증거'가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산에서 고래 만날 가능성보다 낮다면…

양판석 박사는 "습기가 시료의 표면에 묻어 있었다는 합동조사단의 주장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 보여주겠다"며 간단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내놓았다.

양 박사는 "[그림 1], [그림 2], [그림 3]은 각각 산화알루미늄(Al2O3), 보어마이트(AlO(OH)), 수산화알루미늄(Al(OH)3)의 EDS 분석 결과"라며 "산화알루미늄 시료에 습기가 묻어서 그것이 보어마이트나 수산화알루미늄처럼 보이는 경우는 산에서 고래를 만날 가능성보다 더 낮다"고 설명했다.

합동조사단의 주장대로 시료가 산화알루미늄이라면 EDS 분석 결과가 [그림 1]처럼 보이거나 최소한 흡사해야 한다. 그러나 합동조사단의 EDS 분석 결과는 수산화알루미늄인 [그림 3]과 흡사하다. EDS 분석을 위한 시료에 습기가 남아있을 가능성도 희박하거니와, 그렇게 남아 있는 습기의 비율 탓에 우연히 [그림 3]처럼 보일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그림 1](왼쪽)은 산화알루미늄, [그림 2](오른쪽)은 보어마이트의 EDS 분석 결과다. 산화알루미늄의 결과는 어뢰 추진체 흡착 물질의 결과와 한눈에 보기에도 다르다. ⓒ프레시안

[그림 3]은 수산화알루미늄의 EDS 분석 결과. 산소(O), 알루미늄(Al)의 피크를 주목해 보면 두 분석 결과는 흡사하다. ⓒ프레시안

[그림 4]는 산화알루미늄에 1마이크로미터의 수포가 있을 때를 가정한 EDS 분석 결과. 역시 합동조사단의 결과와 확연히 다르다. ⓒ프레시안
양판석 박사는 그럴 가능성이 있는지도 확인했다. [그림 4]는 산화알루미늄 내부에 1마이크로미터의 수포가 있을 때를 가정한 EDS 분석 결과다. 합동조사단의 그것과 확연히 다르다. 양판석 박사는 "합동조사단의 EDS 분석 결과와 유사한 결과를 얻으려면 약 4마이크로미터의 수포가 있거나([그림 5]), 시료 표면에 1.5마이크로미터의 습기 층이 있어야 한다([그림 6])"고 지적했다.

양판석 박사는 "진공 상태에서 금을 코팅하고 나서 실시하는 EDS 분석에서 실제로 [그림 5][그림 6]과 같은 결과를 얻기는 불가능하다"며 "이런 간단한 시뮬레이션은 합동조사단의 주장이 얼마나 궤변인지를 다시 한 번 증명해 준다"고 설명했다. 양 박사는 "합동조사단이 이런 결론을 부정하려면 공개 실험을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림 5]는 산화알루미늄에 약 4마이크로미터의 수포가 있는 상태를 가정한 EDS 분석 결과. [그림 6]은 시료 표면에 1.5마이크로미터의 습기 층이 있을 때를 가정한 EDS 분석 결과. 양판석 박사는 "합동조사단의 EDS 분석 결과와 흡사한 이런 결과를 실제로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프레시안

양판석 박사는 "그러나 공개 실험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그간 합동조사단이 제시한 자료와 설명을 논리적으로 따져 보면 천안함 흡착 물질에 나타나는 물(H2O)은 물질 내부에 화학 결합으로 존재하는 구조수일 뿐이며, 따라서 천안함과 어뢰에서 나온 것은 수산화알루미늄"이라고 덧붙였다.

합동조사단은 자신의 '결정적 증거'가 이렇게 부정당하는 데도 수주째 침묵 중이다. 이제 합동조사단이 답변을 내놓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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