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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고발자' 처리 놓고 미· 중 관계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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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고발자' 처리 놓고 미· 중 관계 삐걱?

[해외시각] "사이버 전쟁의 균형 깨졌다"

'세기의 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을 둘러싸고 강대국들의 외교적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스노든이 홍콩에 은신하는 동안 체포영장을 발부해달라고 홍콩 정부에 압력을 가했으나 스노든은 홍콩에서 러시아 국적기를 타고 빠져나갔다.

스노든이 이후 제3국으로 갔는지, 아니면 러시아 어느 곳에 머물고 있는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으나, 러시아의 모스크바 인근 국제공항 환승구역에 그대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스노든, 미국에 인도할 생각 없다" 일축

이에 미국은 러시아에 스노든의 추방을 요구했으나,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스노든은 모스크바 국제공항의 환승구간에 있으며, 미국에 신병을 인도할 생각이 없다"고 미국의 요구를 직접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러시아에 스노든을 즉시 추방할 것을 거듭 요청하고,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스노든을 출국시킨 중국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협공을 받는 처지로 몰리고 있다.

특히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스노든은 떠났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홍콩과 중국에 대해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스노든의 폭로에 대해 미국 정부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렁 장관은 "미국 정부로부터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역공를 폈다.

이와 관련, 25일(현지시각) 러시아의 글로벌 뉴스채널 <RT.com>은 스노든의 폭로가 강대국, 특히 중국과 미국의 '사이버 전쟁'에서 미국을 수세에 몰리게 한 중대한 사건이라는 의미에 초점을 둔 기사 두 편을 게재해 주목된다.

하나는 '미친 침입자, 도청자: 중국, 스노든 기소한 미국 맹비난(Mad invader, eavesdropper': China slams US after Snowden accusations)'이며, 또 하나는 '스노든의 폭로로 미. 중 사이버 전쟁의 균형이 깨졌다(Snowden leak tips balance in US-China cyber-war)'라는 인터뷰 형식의 기사다. 다음은 그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 지난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시 중국의 해킹을 문제삼았다가 스노든의 폭로로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고 미국은 사이버 전쟁에서 도덕적 우위를 상실했다. ⓒ로이터=뉴시스

1. '미친 침입자, 도청자: 중국, 스노든 기소한 미국 맹비난'

"미국은 '인권의 모범국'에서 '인터넷 권리를 침해한 협잡꾼'으로 전락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렇게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 정부가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도록 허용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도 거침없다. 왕신쥔 중국 군사과학원 연구원은 <인민일보>에 "미국 정부는 우리에게 어떠한 설명이나 사과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법에 따라 처리한 홍콩 정부에 대한 불만만 늘어놓았다"고 지적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의 주장은 근거도 없고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 24일 공식 성명을 내고 "스노든은 중국 영토를 합법적이고 자발적으로 떠났다"면서 "미국이 간첩 혐의로 스노든의 추방을 요구하며 제시한 문서들은 중국 법에 따라 스노든의 체포영장을 발부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위선을 찢어발긴 대담함"에 찬사

<인민일보>는 "미국은 인권의 모범국에서 프라이버시를 도청하고, 국제 인터넷망에 대해 집중된 권력으로 조작했고, 다른 나라들의 네트워크를 침범한 미치광이"라고 맹비난하는 동시에 스노든에 대해서는 "미국의 위선을 찢어발긴 대담함을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미국은 북반구에 있는 모든 나라들에 스노든을 미국에 넘겨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한 스노든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가 되든 이들 나라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미국의 인권침해 실태를 폭로한 사람을 처벌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앰네스티인터내셔털의 국제법 전문가 위드니 브라운은 "미국 정부의 인권 침해와 관련된 정보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그가 어떤 법에 의해서건 기소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이런 폭로는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앰네스티는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고 이 절차를 밟고 있는 한 개인을 추방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 '스노든의 폭로로 미. 중 사이버 전쟁의 균형이 깨졌다'

홍콩시립대 조지프 청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해킹해왔다는 폭로로 서방권은 사이버 전쟁에서 도덕적 우위를 상실했다"면서 "중국은 향후 대미 협상에서 이번 폭로를 외교적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T:국가들이 서로 첩보활동을 벌여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국이 중국을 도청했다는 것이 그렇게 놀랄 일인가?

청:중국 정부가 놀랐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향후 전쟁에서 인터넷과 우주공간에서의 역량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중국을 비롯한 모든 강대국들이 인식하고 있다. 강대국들은 자신의 능력과 적국의 능력을 시험해 보길 원하기 마련이다. 중국으로서는 이번 사태가 서구 정부와 여론이 중국을 비난하는 데 있어서 도덕적 우위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됐다는 점에 약간의 안도감을 느낄 것이다.

"중국, 미국의 이중잣대 공격할 무기 획득"

RT: 많은 나라들이 이번 일로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가 손상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이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가?

청: 그렇게 본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아주 중요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 양국 지도자들은 상호 불신을 줄이고, 관계 악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사건에 있어서 중국 정부가 오바마 정부를 더 이상 공개적으로 난처하게 만들기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 당국은 스노든을 떠나도록 허용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물론 중국 내부에서 나오는 논평들을 보면 매우 비판적이다. 하지만 이것이 중국 정부의 공식적 입장은 아니다.

또 중국 정부는 스노든으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려고 이용하려고 들지도 않았다. 결국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RT: 중국이 미국에 의해 도청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향후에 이용하려고 들 것으로 보는가? 중국이 어떻게 활용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청: 중국은 그냥 묻어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구 정부들이 이번 문제를 다시 거론하면, 중국은 서구 정부의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강력한 근거로 여길 것이다.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전세계의 여러 정부들이 인터넷을 통제하는 국제규약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실현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상당히 이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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