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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SA 감시망에 유럽 '발칵', 미 의회도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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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SA 감시망에 유럽 '발칵', 미 의회도 '분노'

중국 저명 반체제 인사 "미국이 중국과 뭐가 다르냐"

미국이 국가안보국(NSA)의 감시 프로그램으로 미국 본토의 국민들은 물론, 전세계의 모든 온라인 통신 내용을 감청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그 파장이 국내외적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퍼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미국의 유력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미국 최대 통신업체 버라이존의 모든 통화기록을 감청한 미국 정부의 행위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NSA가 무차별적인 두 종류의 감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된 이후 주목할 만한 첫번째 소송"이라고 전했다.

ACLU는 소장에서 "누가 어디에 전화를 걸었고, 얼마나 오랜 시간 통화했는지와 같은 '메타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위헌이며, 법원이 미국 정부가 이런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그동안 수집한 자료들을 모두 폐기하도록 명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관련 기사: "구글·페이스북도 NSA 감시망…美 최고 정보기밀 폭로")

하지만 통화기록 수집보다 더 심각한 행위는 '프리즘'이라는 이름의 감시 프로그램이다. 프리즘은 미국의 대표적인 인터넷업체 구글, 페이스 북 등 무려 9개의 다국적 업체들을 이용하는 모든 사용자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주고받는 비디오, 사진, 이메일, 접속기록 등을 전세계를 상대로 모두 수집한다.

▲ CIA와 NSA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보기관들의 거대한 감시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폭로를 해 세계가 발칵 뒤집혀졌다. 사진은 <가디언>이 제공한 스노든의 모습 .

"EU 시민의 인권 침해 방지 보장하라"

이같은 사실이 폭로되자 유럽연합(EU)은 집행위원회의 명의로 미국 정부에 공식 항의 질의를 보내는 등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11일 EU집행위원회는 "미국의 감시 프로그램이 유럽 시민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하라는 요구에 대해 신속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미 법무부 장관 앞으로 보냈다.

<가디언>은 "EU집행위원회의 비비안 레딩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에게 프리즘 등 미국 정부가 운용하는 감시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질문들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 서한에서 레딩 집행위원은 "사태의 엄중함과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는 여론으로 볼 때 오는 14일로 예정된 EU와 미국의 법무장관 회동에 앞서 구체적인 답변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레딩 위원은 "프리즘 같은 프로그램과 이런 프로그램을 승인하는 법이 EU 시민들의 기본적 인권에 중대한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다음 주 베를린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NSA 감시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 "우리도 몰랐다"

미국 의회도 '뒷북치기'이기는 하지만 "우리도 몰랐다"고 분노를 나타내며 중요한 의제로 삼고 나섰다.

하원은 11일 오후 5시(한국시간 12일 오전 6시)부터 제임스 콜 법무차관과 크리스 잉글리스 NSA 부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보·사법 당국으로부터 이번 사건에 관한 브리핑을 들었다.

이에 앞서 상원 정보위원회도 정부의 브리핑을 들었으며 오는 13일에는 상원 전체 회의에서 별도 회의를 열기로 했다.

<가디언>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중진 의원들은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가 있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존재 자체를 몰랐던 거대한 감시 프로그램의 실체를 알고 깜짝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미 국민들, 감시프로그램 유지 허용한다면 또 충격받을 것"

다음은 중국의 저명한 반체제 예술가 아이 웨이웨이가 <가디언>에 기고한 'NSA 감시: 미국은 중국과 다를 게 없다(NSA surveillance: The US is behaving like China)'라는 글이다.

11일자로 게재된 이 글에서 필자는 "두 나라 모두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의 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권력 남용은 삶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 <편집자>

미국의 감청 프로그램 '프리즘'에 대한 폭로를 접하고 나는 충격에 빠졌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정부의 권력 남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번 폭로는 국제사회가 개인의 인권 보호에 대해 심사숙고할 기회를 제공한 중요한 순간이다.

12년간 미국에서 살아본 나로서는 문명사회에서 국가권력이 이렇게 남용되는 것이 어떻게 양립될 수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된다. 미국 시민들이 이번 폭로에도 불구하고 이런 감시 프로그램이 유지되도록 허용한다면 나는 또 충격을 받을 것이다.

미국은 개인주의와 프라이버스에 대해 존중하는 위대한 전통이 있으며, 그 결과 자유로운 생각과 창의력의 중심지가 되어 왔다.

중국에서 살아보면 알겠지만, 이 나라에 프라이버시라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의 경제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고 하지만, 중요한 부문들에서 세계의 흐름에 크게 뒤쳐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은 열정, 상상력, 창의력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다.

프라이버시는 핵심 가치인 기본적인 인권에 속한다. 그런데 프리즘의 존재는 개인들의 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 중국이건 미국이건 정보를 부정하게 이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특히 미국처럼 발달된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는 그런 힘을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의 행위는 다른 나라에게도 따라 하도록 부추긴다.

일거수 일투족이 그대로 정부에 포착되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스스로 생각을 검열하게 된다. 이런 상황은 인간의 삶에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의 행위라고 정부 당국자들은 믿고 있지만, 역사의 교훈은 국가권력에는 제한이 가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에 의해 선출되고 정말 국민을 위한 정부라면, 절대권력을 갖고 싶다는 유혹에 빠져서는 안된다.

내가 중국 정부에 의해 구금된 동안 24시간 감시를 당했다. 주변에 전등이 항상 켜져 있었고, 자해를 할까봐 늘 감시를 받았다. 감시원들이 나와 얘기를 나누지 못하도록 3대의 감시 카메라가 돌아갔다.

그런데도 감시원들은 나와 소리 죽여 대화를 나누고 자신들의 얘기도 들려줬다. 극한의 조건 속에서도 언제나 인간미와 프라이버시는 살아 있다.

권력을 제한하는 것이 사회를 지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개인의 인권도 보호되고, 권력 자체도 보다 건전하게 된다.

문명은 이런 신뢰 위에 건설되는 것이며, 우리 모두는 이를 지키려고 투쟁해야 한다. 우리의 권리를 누군가에게 넘겨줘서는 안된다. 중국이건 미국이건 국가에 신뢰를 독점시켜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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