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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밤중 기자회견…"北, 대화 제의 거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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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밤중 기자회견…"北, 대화 제의 거부한 것"

이례적 유감 표명 "박근혜 대통령 뜻"

박근혜 정부가 한밤중의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에 대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의 입장을 '대화 거부'로 규정했다. 청와대는 이례적인 시간의 브리핑 배경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고 밝혀 파문을 예고했다.

청와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14일 밤 9시35분 브리핑에서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했다.

주 수석은 "개성공단에 입주한 우리 기업인들은 남북 간의 합의를 믿고 공단 운영에 참여한 것인데 인원과 물자의 공단 출입을 일방적으로 차단함으로 인해 입주기업들이 받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북한을 비판했다.

주 수석은 "더욱이 식자재 반입마저도 금지하는 것은 인도적 입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북한 당국은 공단 근무자들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책임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북한 조평통 대변인의 입장 표명을 '거부'로 해석한 것은 같은날 오후 통일부가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 태도를 취한 데에서 한 발짝 나아간 것이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어 "진정으로 대화 의지가 있다면 근본적 대결자세부터 버려야 한다"며 "(남측의) 대화 제의라는 것을 들여다보아도 아무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앞서 통일부의 입장이나 정부 당국자의 설명에서도 지적됐듯(☞관련기사 보기), 북한의 조평통 대변인이 언론의 질문에 답하듯 한 입장 표명은 한국 대통령과 통일장관의 메시지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주체나 형식 모두 '격'이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 수석의 브리핑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일일이 대응할 일이 아니다'라고 무시할 수도 있는 문제를 '대화를 거부했다'고 굳이 규정지었을 뿐더러, 일개 통일전선부 외곽조직 대변인의 언론을 통한 입장 표명에 한국에서는 최고의 권위를 가진 청와대가 직접 나선 꼴이 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혹시 조평통 대변인의 입장 표명 이후 북한으로부터 추가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같은 질문에 대해 "그런 것은 없다"면서 주 수석 브리핑의 배경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주 수석의 브리핑이 앞서 나온 통일부 입장과 미묘한 차이가 있어 청와대가 그간 강조해 온 '원 보이스' 전략과는 맞지 않는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이제부터 이렇게 '원 보이스'로 갈 것"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모처럼 마음먹고 한 제안에 대해 북한이 "교활한 술책", "오만무례의 극치" 등의 비난을 보낸 것이 역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이 박 대통령에게는 참기 어려운 일이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통일부가 '좀더 지켜보자'고 했듯,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시점에서 청와대가 급하게 이같은 브리핑을 통해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며 북한을 비난한 것은 다소 성급한 반응이 아니었냐는 지적 또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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