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사퇴한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의 '귀환'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수주대토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영향 차단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안 전 후보의 공식 팬클럽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안 전 후보 팬클럽 '해피스'는 2일 팬클럽 대표와 사무국장, 지역 대표들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안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바와 같이 국민의 열망인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2년 대통령선거는 새로운 대통령 선출의 의미를 넘어 불신과 갈등의 정치를 신뢰와 통합의 정치로 바꾸기 위한 절체절명의 기회이고, 낡은 기득권을 고집하는 세력과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시민세력 간의 물러설 수 없는 결전"이라며 "우리는 시민이 승리하는 역사를 쓸 것"이라고 문 후보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이날 선언은 안 전 후보의 세력 및 지지자 그룹 가운데 나온 첫 번째 조직적, 적극적 지지의사 표명이다. 박 후보가 문 후보에 비해 박빙 우세를 보이고 있는 현 대선 정국에서, 안 전 후보 지지층의 동향은 큰 관심을 받아 왔다.
하지만 선거캠프에 결합했던 인사들은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안 전 후보와 거취를 함께할 것이라는 예측만 나오고 있다. 안철수 캠프 국민정책참여단장을 맡았던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이 문 후보의 광화문 유세에 결합해 개인 차원의 지지를 밝힌 것이 예외적일 정도다. 3일 나올 것으로 보이는 안 전 후보의 입장에 모든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새누리당 "단일화 이벤트, 이제는 통하지 않을 것" 평가절하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안철수 변수'의 영향 차단에 나섰다. 안형환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역대 선거전에서 민주당 후보는 자체 경선이 끝난 뒤에 후보가 선정이 된 다음에 항상 지지율이 20% 초반을 넘지 못했다. 그래서 단일화라는 이벤트를 통해 무소속 후보를 내려 앉히고 승리해서 지지율을 40% 후반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 민주당의 전략이었다"며 "이제는 그런 식으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 대변인은 "안 전 후보의 경우 중도사퇴한 만큼 민주당이 기대했던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 "민주당이 정체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가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안 대변인은 "특정인의 입만 바라보는 매달리는 모습이 아니라 민주당다운 이념과 정책을 가지고 선거전에 임해주실 것을 거듭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안 대변인은 "안철수 현상으로서의 안철수 후보는 정치쇄신과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과 바람을 담고 있었다. 우리는 이 점을 매우 존중한다"면서도 "그러나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서는 새로운 차원에서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간 안 전 후보를 추켜세우며 민주당을 공격하던 위치에서 발을 빼면서,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경우 공격에 나설 채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안 전 후보가 재등장해 문 후보 지지에 나설 것을 기대하며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단식 이후 (안 후보 측의) 결정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어보면 안 후보 측에서 '이런 범위(에서의 지원)를 생각하고 있다'고 답하면서 협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해단식 이전 문 후보와 안 전 후보 측의 회동설이 나온데 대해서는 "1~2일 사이 만난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우상호 공보단장이 나서 공식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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