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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제주 해군기지 공사 '총선 전' 시작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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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제주 해군기지 공사 '총선 전' 시작하기로

선거 쟁점 되어도 손해날 것 없다?

국방부가 제주 해군기지 항만 공사를 3월 중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공사 강행 입장을 밝히고, 29일 김황식 총리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같은 입장을 확인하자, 곧바로 국방부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밝힌 것이다.

국방부 김영민 전력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는 주로 항만 공사에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항만 건설을 위한 준설과 공사현장 내 케이슨(사각 콘크리트 블록) 제작장 건설 공사를 가장 먼저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사비용은 그간 집행하지 못한 이월예산 1084억원과 올해 배정된 예산 49억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2015년까지 건설될 제주 해군기지의 규모는 49만㎡(14.9만평)으로 총공사비는 9776억원이고, 현재까지 그 16%인 1653억원이 집행됐다. 국회는 작년 12월 31일 본회의에서 올해 건설 예산을 정부 원안 1327억 원에서 무려 1278억을 삭감해 49억원만 남겼다. 국방부는 공사가 1개월 지연되면 30여억원이 날아간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국방부는 공사 방해와 현장침입, 점거 등에 대해서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엄정 대응하는 한편 물리적 충돌 예방을 위한 시설과 인력을 보강해 경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국방부는 건설 반대 주민들과 공개 대담을 추진하고 의료지원 활동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공사 강행과 반대 주민과의 대담은 양립할 수 없어 보인다.

이처럼 국방부가 공사 시작 시점을 '3월 중순'으로 못 박은 것으로 볼 때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 문제가 총선 쟁점이 되어도 손해 볼 게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이 제주 해군기지 역시 노무현 정부 때 시작했다는 논리로 야당에 공세를 펼 경우 오히려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논평에서 "이명박 대통령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의 공사 강행 발언 뒤, 국방부 엉터리 보고서 채택, 국가정책조정회의의 공사 강행 결정으로 이어지는 일사불란한 모습은 마치 군사정권 하의 공안기관 대책회의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논평은 "정부는 부디 강정 주민의 아픔과 제주도민의 공사 중단 요구, 정치권의 총선 이후 재검토 주장 등의 목소리를 수용해야 한다"며 "이후 빚어질 수 있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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