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프 교수는 6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 인터넷판에 소개된 칼럼에서 "튀니지에서 시작된 저항 운동은 그 후에 이집트로 번졌고 그 다음은 스페인이었다. 지금은 월스트리트와 미국 전역의 도시들을 집어삼킨 시위들을 포함해 세계적(인 운동)이 됐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의 배경으로 "1%의, 1%에 의한, 1%를 위한" 체제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평등의 문제를 지목한 스티글리츠는 1%의 인구가 부의 40%를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들이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성공한(그리고 때로는 부패한) 지대추구자(rent-seeker)들이기 때문"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에게는 활용되지 않은 자원들이 있다. 사람들은 일하고 싶어하고 기계도 놀고 있고 건물은 비어있다. 빈곤과 싸우고 개발을 촉진하고, 지구온난화에 맞서기 위해 경제 구조를 개선하는 등 채워지지 않은 수요도 거대하다"면서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700만 채의 주택이 압류됐다"며 "그 이후 우리는 빈 집과 집없는 사람들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스페인의 '분노하라' 시위를 예로 들며 은행을 파산시킨 은행가들은 거액의 보너스를 받고 계속 일하는 반면 "열심히 공부하고 규칙을 잘 지킨 청년들은 고용될 전망이 없다 (…) 이들의 분노는 정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시위대들은 자신들이 '규칙을 잘 지켜 왔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세대'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인 저항은 어느 곳에서나 비옥한 토양을 발견했다"면서 그 '토양'은 바로 "체제가 실패했다는 인식과, 적어도 거리에서부터의 강력한 압력이 없다면 민주주의 국가에서조차 선거로는 (잘못된) 일들을 바로잡을 수 없다는 확신"이라고 설명했다.
▲ 조지프 스티글리츠 콜럼비아대 교수. ⓒ프레시안 자료사진 |
"경제만 문제가 아니다. 정치는 더 최악"
스티글리츠는 또한 부유한 자들은 돈과 권력을 모두 가진 반면 가난한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대표해줄 사람조차 없는 정치제도는 뭔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평등은 이런 악순환의 결과"라며 "부유한 자들은 그들의 관점을 확장하는 데 돈을 쓸수 있는 반면, 나는 OWS 시위대들에게 메가폰으로 연설하는 것도 경찰에 의해 금지당했다"고 불평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오늘날의 시위대들은 거의 요구하고 있는 것이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능력과 권리를 사용해 괜찮은 직장에서 괜찮은 월급을 받길 바라고 공정한 경제와 사회를 바란다. (이렇게 보면) 그들의 희망은 진화론적인 것이지, 혁명적인 것이 아니다(evolutionary, not revolutionary)"라면서도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들은 거대한 변화를 요구한다. 민주주의가 돈이 아닌 사람을 중시하기를, 시장 경제가 제 기능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 두 가지는 연결돼 있다"며 "우리가 보듯, 고삐 풀린 시장은 경제와 정치를 위기로 몰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적절한 정부 규제의 틀 안에서 작동해야 하고 그 틀은 일반인들(1%가 아니라)의 이해를 반영하는 민주주의를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OWS 시위대가 적절한 의제 설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그런 주장은 저항 운동의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면서 "그들은 선거 과정에 대한 좌절감의 표현이다. 그들은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대의 모습. ⓒ프레시안(김지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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