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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또다시 전쟁으로 가나? '내년 10월 전쟁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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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또다시 전쟁으로 가나? '내년 10월 전쟁설' 솔솔

'뱀의 머리' 이란에 드리운 전운, 미국의 선택은?

이란에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우는 걸까. 영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움직임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미국이 결국 전쟁에 손을 댈 수도 있으며 시기는 내년 10월이 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2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내각에 이란 공격에 대한 지지를 구하고 있다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국내 매체들도 최근 이같은 동향에 대한 보도를 계속해 왔다.

이스라엘의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과 아비그도르 리버만 외무장관은 이란의 핵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선제공격을 주장하는 강경파에 속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리버만 장관은 이런 보도에 대해 "이란은 세계 질서에 가장 큰 위험"이라고만 답하면서 군사력 사용 옵션은 공개된 토론에 부칠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반수를 조금 넘는 각료들은 역내 국가들의 보복을 불러올 수 있다며 아직까지는 이런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공격은 동맹국 시리아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무력을 갖춘 여러 세력의 보복 공격을 불러올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 와중에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이날 텔아비브 남쪽 팔마힘 공군기지에서 로켓추진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발사된 미사일이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 공군은 지난주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섬 영공에서 F-16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이 이날 전했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긴 항적운을 남기며 날아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미국은 영국의 도움을 받게 될 것"

영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가디언>은 이날 영국군이 이란에 대한 잠재적 군사행동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영국 당국자들이 이란의 핵능력에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특히 우라늄 농축 능력도 회복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12개월 내에 원심분리기 등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시설들을 강화 벙커 안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으며 이것이 영국에 '새로운 수준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 당국자는 말했다.

영국 국방부 내에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는 특별팀이 마련돼 있으며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론이 대두되면서 영국 군사계획 입안자(플래너)들이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장착한 해군 잠수함과 해군 함정들을 이란 인근으로 파견할 최적의 경로를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토마호크 미사일로 무장한 해군 함대 등에서 가해지는 함대지(艦對地) 공격이 주 공격수단이 될 것이며, 지상군 개입 계획은 없지만 '소수의 특수부대'의 지상 활동은 필요할 것이라고 군사 플래너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이 단독으로 행동하기보다는 미국이 전쟁을 결심할 경우 이에 동조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영국 당국자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 전까지는 새로운 군사적 모험을 감행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서방 정보기관들의 이란 핵능력에 대한 우려와 이란의 호전적 자세가 더 심해지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0월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암살 음모 뒤에 이란이 있다는 것이 영국 당국자들이 지적한 '최근 이란의 호전적 행동'이다. 신문은 "만약 미국이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압력에 굴복해 전쟁을 결심한다면 주미 사우디 대사 암살 음모 사건은 유용한 개전 사유가 되거나 전쟁 준비 작업을 원활히 하기 위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이 음모는 미국의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영국 국방부는 이란의 핵심 시설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방안에 대해 미국이 신속히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정부 당국자들은 만약 미국이 이같은 결단을 내리면 미국은 영국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며 영국은 그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신문에 전했다.

▲한 미국 정치평론가는 "오바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호전적 인물"이라며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다고 예측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칠례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 내외. ⓒAP=연합뉴스

미 정치평론가 "오바마는 호전적 인물"

영국 뿐 아니라 이스라엘도 미국을 바라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군사력만으로 충분치 않다고 판단할 경우 어떻게든 미국을 끌어들이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서방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말했다. 사우디도 이란에 대한 공격을 바라고 있다. 정보공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에 따르면 사우디 국왕은 '뱀의 머리를 잘라야 한다'면서 미국에 이란 공격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보수파 내에 만연한 반(反) 이란 정서도 무시못할 요인이다.

그러나 정작 미국은 아직까지는 비교적 조용하다. 눈에 띄는 것은 중동 지방의 미군 재배치 계획 정도다. 지난달 30일 <뉴욕타임스>는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후에도 중동 지역에서 군사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이란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지난주 열린 이란 관련 의회 청문회에서 미 국방부는 제한적인 작전에서 전면전까지 모든 군사적 대안을 마련해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오마바 행정부 관계자는 현재 미국이 군사행동을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대선을 앞두고 있는 오바마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란 관계 전문가인 카림 사자푸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가디언>에 "오바마 재임 기간 동안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오바마의 우선순위는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고 중동 지방에서 미국의 발자취를 지워나가는데 있다"면서 "이란에 대한 폭격은 이 두 가지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 (전쟁이 벌어지먼) 유가는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휘청이는 미국 경제에 결정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다. 예비역 공군 대령으로 이란에 대한 워게임(가상 전쟁 시뮬레이션) 전문가이자 미 국방대 전략 교관을 역임한 샘 가디너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그럴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만약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벌인다면 미국은 결국 개입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명한 정치분석가인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교수도 전쟁 가능성에 회의론을 펴면서도 오바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호전적인 인물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오바마는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으며 이는 단지 (국내의) 좌파들만이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면서 "그는 노벨 평화상을 받았지만 지금의 그가 과연 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사바토는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 시기는 내년 10월이 될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우리는 언제나 '10월 이변'(보통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부에서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만들어내는 사건)에 대해 얘기해 왔고, 정당화만 된다면 깃발을 들고 뛰어다니며 전쟁에 환호할 사람들이 있다. '10월'이 의미하는 것은 미국이 전쟁에서 곤란한 꼴을 겪거나 '부메랑 효과'에 직면하기 전에 대선이 치러진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오는 8일 발표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를 주목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이란의 핵 활동에 대한 최신 정황과 IAEA의 분석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이 보고서가 게임의 판을 바꾸는 '결정적 장기말'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매파들은 다음주 IAEA의 보고서를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려진 이스라엘의 판단에도 이 보고서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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