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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共 경호실장 안현태 국립묘지 안장에 "나라가 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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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共 경호실장 안현태 국립묘지 안장에 "나라가 막장"

"기밀 팔아먹은 비리 장성 국립묘지 안장 길 열려"

"나라가 미쳐 돌아가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안현태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국립묘지에 안장키로 결정한데 대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안 전 실장은 전두환 대통령 재임 시기인 1985년부터 경호실장을 했고, 5공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1997년 징역 2년 6월이 확정돼 복역했던 인물이다.

보훈처는 5일 국립묘지 안장대상 심의위원회가 이날 서면심의를 통해 안 전 실장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기로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심의위원회는 안 전 실장이 1996년 특가법(뇌물, 뇌물방조) 위반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으나 이듬해 사면법에 따라 잔형 집행면제를 받아 1998년 복권됐으며, 1964년 베트남에 파병돼 국위를 선양했고, 1968년 1.21 사태 당시 청와대 침투 무장공비를 사살해 화랑무공훈장 수훈, 전역 후 대통령 경호실장을 역임하는 등 국가안보에 기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보훈처는 밝혔다.

6월 25일 지병으로 사망한 안 전 실장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국립묘지 안장 대상인지를 놓고 5.18 관련 단체들이 크게 반발한 바 있다. 현행 국립묘지법에는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거나 국립묘지 영예성을 훼손한 경우에 안장 비대상으로 심의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 안현태 전 경호실장 1996년 구속 당시 모습 ⓒ연합뉴스

보훈처가 뇌물죄로 실형까지 산 안현태의 국립묘지 안장을 의결함에 따라 '율곡비리' 등 각종 비리로 복역했던 예비역 장성들의 국립묘지 안장 요청이 잇따를 전망이다.

안 전 실장은 육군사관학교(17기)를 졸업한 '하나회' 출신으로, 수경사 30경비단장과 공수여단장, 청와대 경호실 차장·실장을 거쳤다. 5공 인사의 국립묘지 안장은 12.12와 관련해 군형법상 반란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복역한 고(故) 유학성 전 의원 이후 두 번째다.

"청와대 관계자 누가 심사위원들에게 전화했나?"

이같은 결정이 나오자 5.18 기념재단 송선태 상임이사는 "무고나 상습도박, 사기죄를 저지른 사람은 엄격히 심사해 사면돼도 받아들이지 않던 보훈처가 뇌물죄 등으로 실형까지 산 안 씨를 받아준 데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송 상임이사는 "5공 비리, 12.12, 5.18 등 역사적으로 재정리된 사건 관련자가 국립묘지에 묻힌다는 것은 5공 부활의 서곡"이라며 "5.18 진압을 토대로 등장한 사람이 안장되면서 가해자, 피해자 모두 유공자가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신경진 5.18 부상자회장은 "안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보훈처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안 씨는 애초 심사 대상도 안 되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5.18 관련 단체들은 시민사회 단체 등과 연대해 안장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취소 소송을 내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쿠데타의 정당화이며 민주화 운동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국립묘지에 안장되신 유공자들에 대한 모욕으로서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안장대상 심의위원회에서 민간 위원들의 반발로 결정이 두 차례 미루어지자 서면 심의를 통해 편법적으로 허용한 하는 것은 더욱 잘못된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한 의원들은 "일부 민간위원들에게 청와대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 찬성해달라고 했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역사의식이 얼마나 천박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당장 해당 당사자가 누구인지 밝히고 공직에서 파면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립묘지는 순수하게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기리는 곳"이라며 "사리사욕을 위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는데 동참하거나 정권유지를 위해 국민을 짓밟고 권력을 남용하여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비리를 저지른 주범이 한 때 군 장성이었다는 이유로 안장될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119 구조대원은 못가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더욱 격렬하다. 누리꾼들은 '나라가 막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비리 군인들이 국립묘지에 묻힐 길이 열렸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안현태 같은 자가 국립묘지에 묻히면 전두환·노태우는 물론이고 외국에 기밀을 팔아먹은 김상태 전 공군총장같은 인물도 국립묘지에 묻힐 것입니다"(@mindgood)라고 비난했다.

트위터리안 '@ybh63204'는 "쿠데타 세력이 전두환·노태우를 국립묘지에 파묻기 위한 사전공작이 성공한 것"이라며 "세상이 제대로 미쳐가고 있다. 머지않아 이완용이도 조국 근대화에 혁혁한 공노로 국립묘지에 안장하자고 할 때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y11999'는 "국립묘지는 이제 친일파와 독재자 나부랭이들이 모여 있는 묘지"라면서 "순국선열들, 독립운동가들 중심의 새로운 민족묘지를 새 정권에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국가보훈처가 아니라 친일파보훈처로 개명해야"한다거나 "국립묘지가 무슨 핵폐기물 처리소냐?"(@GoWest77) "국립묘지 시신들이 벌떡 일어날 일입니다. 쿠데타 안현태를 동급 취급하다니...오호 통재라!"(@LotusRooTs) "순직하신 119 구조대원은 못가고 막장이구만"(@ActorYunSang)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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