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은 '한국, 북한 도발에 대비하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완전히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기사의 부제는 "군사적 긴장 치솟다"였다.
신문은 지난해 천안함‧연평도 사태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됐다고 소개하고 "한국(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외교적‧경제적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세 번째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고 비공식적으로 말했다며, 이들은 지난 몇 개월간 계속된 북한의 '평화 공세'가 한국‧미국‧일본을 설득하는데 실패했고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 정당성을 강화할 군사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도발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 <가디언>의 홈페이지 사진 머리기사 ⓒ가디언 홈페이지 화면캡쳐 |
"한국 정부의 언사 호전적, 접경 방위비 막대"
신문은 이어 지난해 천안함‧연평도 사건의 현장인 서해의 섬과 해상 경계선상에는 많은 무기가 새로이 배치됐다면서 특히 연평도 사태 이후 서해에 배치된 이스라엘제 '딜라일라' 미사일에 대해 "사정거리 150마일(약 241km)로 충분히 평양을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도발에 대한 '선(先) 조치 후(後) 보고'에 대한 내용도 실렸다. 신문은 "한국군은 새로운 대응수칙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에 즉각 보고하지 않고도 '강력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신문은 "한국 정부의 안보 당국자들은 '적극적 억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이는 더 이상의 도발에 대해서는 비례적 (보복) 타격 범위를 넘어 서서라도 북한 김정일 정권의 추가 도발 의지를 꺾을 수 있는 충분히 강력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즉 "군사 행동에 가담한 북한 부대만이 아니라 북한 수도만큼의 거리를 두고 있는 지휘부라 해도 타격 목표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심지어 어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미래의 도발이 억지 수준을 '회복'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성이 큰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호전적인 언사와 막대한 접경지역 방위비 투자는 북한으로 하여금 지난해와 같은 도발을 되풀이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평하면서도 "그러나 정말로 그런 상황이 왔을 때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과 군 사령관들이 사태를 전면전으로 확대시킬 수도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을지는 의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의 강경한 태도가 사태 악화시켜"
신문은 "현 상황을 이토록 위험하게 만든 것은 한국 정부의 강경한 태도(hardline stance)"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떤 사람들은 한 세대가 지나는 동안 한반도가 가장 위험한 순간을 맞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문은 "이명박 정부는 내년의 선거를 앞두고 있고, 지난 두 건의 사건에 대한 조심스러운 반응 때문에 비난에 직면했다"면서 "(이 때문에) 더 이상의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북한을) 위협하고, 예측할 수 없는 앙갚음 게임(tit-for-tat)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는 지난 25년 동안 가장 위험한 순간을 맞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이미 아주 여러 차례, 아주 큰 소리로 북한의 도발에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만약 실제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수치를 당할 것이고 선거에서 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측은 물러설 수 없다는 말이다.
란코프 교수는 또 "북한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외교적인 방법으로 얻지 못했고 따라서 그들이 늘 써왔던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측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어 란코프 교수는 신문에 이렇게 말했다. 세계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의 '국격'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쟁사 애호가들에 대한 나의 충고는, 한반도 지도를 구입하는 것을 꼭 한 번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