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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중국 방문, 목적은?

[전문가 분석] "북중 경협에 무게중심"vs"6자회담 등 긴급 현안 협의 가능성"

지난 20일 시작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남양과 중국 투먼(圖們)을 잇는 철도를 통해 중국에 들어선 김 위원장은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과 하얼빈(哈爾濱)을 경유해 21일 창춘(長春)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창춘의 이치자동차를 시찰한 후 선양(瀋陽)과 톈진(天津)을 무정차 통과해 22일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 방향으로 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저우는 장쑤성의 성도인 난징(南京) 인근이며, 중국의 경제 특구 상하이(上海)와도 가깝다.

일부 언론은 양저우 역 인근의 경계가 강화된 정황과 외교 관계자들의 예측 등을 들어, 그가 지난 2001년 방문한 바 있는 양저우로 향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양저우를 경유해 상하이나 광둥(廣東)성 선전(深川) 등 중국의 개혁개방 특구를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이뤄진 전격 방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프레시안>은 김 위원장의 방중이 갖는 의미와 남북관계 및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 3인의 긴급진단을 게재한다.

먼저 이번 방문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대해서는 대부분의 시각이 일치했다. 하지만 방중 목적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갈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중국과의 경제협력(경협)에 힘을 싣는 행보이며, 6자회담 재개나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보았다. 반면 다소 갑작스럽게 이뤄진 전격 방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6자회담 관련 사안에 대해 긴급한 논의의 필요성이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관측도 있었다.

베일에 싸여 있는 '후계자' 김정은의 동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방중 목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랐다. 경협이 주목적이라고 본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동행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으나, '긴급한 목적의 방중'이라면 김정은이 동행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편집자>

▲ 지난해 5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정영철 서강대 교수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이 경협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경협 관련 사안 중에 그가 이렇게 전격적으로 중국에 갈 일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6자회담과 관련해 중요한 협의의 필요성이 있어 가지 않았는가 생각된다. 경협은 진행되고 있는 중이고, 북중 간에 이렇게 움직일 만한 사안은 6자회담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추측이기는 하지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로, 지난 9일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 이후 정부가 북측에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고 하는데, 이와 관련된 일일 가능성이다. 남측에서 받은 설명 등에 뭔가 전향적인 부분이 있어서, 이런 부분을 중국과 긴급히 협의해야 할 일이 있을 수 있다.

둘째로는, 오히려 '베를린 제안' 이후 북측이 남북대화에 대한 기대를 접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전달한 북측의 정상회담 제의에 대해 남측이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고 그 대신 제안한 것이 내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북측이 이 제안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이라는 3단계 안에 대해 북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렸다면, '다른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논의를 북중 간에 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 쪽으로는 이렇게 전격적으로 갈 일이 있는지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동북 3성을 지나 항저우 등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다면 경제 협력보다는 '경제 개혁'과 관련된 부분이 아닐까 한다. 경협을 보려면 '창지투(창춘-지린-투먼)' 지역을 돌아볼 것인데, 남쪽으로 내려간다면 (개방 등) 개혁과 관련된 문제일 수 있다.

■ 정창현 <민족21> 대표

김 위원장이 직접 움직이게 된 배경에는 북중경협이나 6자회담 재개 등과 관련해 빠르게 속도를 내야 한다는 현실 인식이 강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일단은 북중경협 촉진이 큰 목적일 것 같다. 경협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는 있지만 몇 가지 현안들은 아직 풀리지 않고 있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 포괄적인 합의를 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황금평 개발의 경우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현안이 남아 있고, 중국에서 라진항 이외의 항구를 추가로 원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문제들이 미타결 사안으로 남아 있는데, 김 위원장이 직접 갔다고 하는 것은 이런 부분들의 진행과 관련있어 보인다.

이번 방중에서 후 주석과 김 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은 이뤄질 것으로 본다. 여기서 향후 동북아 정세에 대해 추가 합의가 나올 수 있겠지만, 지난해 8월의 5개항(고위층 교류지속, 전략적 소통강화, 경제무역협력 심화, 인문교류 확대, 국제·지역협력 강화) 합의를 재확인하고 좀더 높은 수준에서 북중관계를 진행시켜 나가기로 했다든가 하는 추상적인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다.

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이번 방중에 동행했을 가능성이 크지 않은가 생각된다.

■ 이정철 숭실대 교수

이번 방중은 동북지역에서 이뤄지는 북중경협에 대한 과시성 성격이 있다. 다만 지금 상황에 대해 경협 때문이다, 식량 때문이다 등 여러 가지 의견이 많은데, 총체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북중관계 정상화와 협력 강화라는 차원에서 봐야 한다.

김 위원장이 북한으로 돌아가는 길에 베이징을 거쳐서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지난달 말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을 만난 것도 정상 간 대담 또는 중국공산당 주역들과의 대담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 와서 회담을 할 것이다.

정상회담이 성사된다 해도 꼭 특별한 결정해야 할 사안이 있어서라고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중일 정상회담이 22일 열리듯이, 정기적으로 6개월 또는 1년 마다 한 번씩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북중관계 정상화라는 차원이다.

즉 사건이 있어야만 보는 것은 아니며, 북중관계가 긴밀화된다면 앞으로도 정기적인 면담이나 회담이 있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북중관계는 (중국공산당과 북한 조선노동당이라는) '당 대 당' 관계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연대의식을 과시하려는 면도 있다고 보인다.

6자회담 등과 관련해서는, 이번 방중으로 인해 남북관계에 어떤 변화가 만들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중국에서 미국을 대화로 끌어들이려는 것으로는 볼 수 있다. 북한의 '정상성'을 보여주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 대화를 거부하기 힘들게 한다.

어쨌든 한국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북중관계가 좋아지고 대외적 지역적 협력을 한다는 것 자체는 지역 정세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을 고립시켜야 한다거나 중국을 대북 제재에 동참시켜야 한다는 입장에서 보면 다르겠지만, 동아시아 협력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보면 중국이 북한을 끌어내 주는 것이 나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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