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8시8분 일본 간토(關東)지방 지바(千葉)현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 도쿄 인근 수도권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으로 도쿄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고, 도호쿠신칸센이 일시 멈췄다.
또한 30분 정도 앞선 이날 오전 7시26분경 나가노현에서도 규모 5.5 지진이 일어났으며, 전날 오후 후쿠시마현 남쪽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지 불과 15시간 후에 더욱 남쪽으로 이동한 지점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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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가 있는 수도권 원전 일대에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도쿄 시민들이 지난 10일 원전 가동과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 |
도쿄에서 가까운 시즈오카(靜岡)현 하마오카(浜岡) 원전은 지난 1976년 활성단층 위에 건설돼 결코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3.11 대지진 이후 '연쇄지진'으로 인해 더욱 공포가 심해지고 있다.
하마오카 원전이 후쿠시마 원전처럼 타격을 받는 사태가 벌어지면, 수도권 2000만 명의 주민들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있다.
그뿐이 아니다.전날 지진의 충격을 받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1,2,3호기의 냉각펌프의 전원이 1시간 정도 끊어진 데 이어 12일 오전 6시38분경 4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갈수록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결국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2일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국제원자력 사고등급(INES)상 최악인 '레벨 7'로 격상했다.
'레벨 7'로 분류된 원전 사고는 지금까지 세계 원전 사고 역사상 최악의 사례로 꼽히는 체르노빌 사태가 유일하다.
일본정부, 결국 후쿠시마 원전 사고등급 '레벨 7' 격상
일본 총리 자문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방사성 요오드-131로 환산할 때 최고 시간당 1만T㏃(테라베크렐=1조베크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마다라메 하루키(班目春樹) 위원장은 이 같은 방출이 수 시간에 걸쳐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T㏃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방출되는 등의 조건은 INES상 레벨 7에 해당하기에 일본 정부도 사고등급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앞서 '원전 마피아'로 꼽히는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직후 원전내의 방사능 소량 유출 사고인 '레벨 4'로 평가한 후,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자 지난달 18일 마지못해 '레벨 5'로 올렸다. '레벨 5'는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수준으로 원전 외부로의 방사능 소량 유출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량은 원전 외부로 방사능이 상당량 유출되는 '레벨 6'는 물론이고 체르노빌을 능가하는 '레벨 7'이라는 서방전문가들의 지적이 많았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등급을 냉정하게 평가하지 못한 행태는 사태를 축소.은폐하려는 '원전마피아'에 휘둘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본정부는 원전 사고 이후 원전운영사인 도쿄전력에 모든 것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동안, 후쿠시마 원전 반경 40km 일대의 땅은 체르노빌 사태 당시 주민 강제 이주 기준을 넘어서는 방사능에 오염됐으며, 고농도의 방사성 오염수가 원전 앞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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