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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반군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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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반군의 정체는?

"민주화 요구 시민세력 외에 친미 무장 이슬람그룹 다수"

튀니지와 이집트에서는 시민들의 평화로운 시위에 의해 무력 충돌 없이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반면 왜 리비아에서는 반군들의 무장항쟁에 이어 미국 등 서방측의 공습 등 국제전 양상의 무력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강경한 자세 때문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분석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리비아 반정부 세력이 튀니지나 이집트와 다른 구성을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캐나다 외교관 출신인 피터 데일 스콧 버클리대 교수는 지난 25일 '글로벌리서치' 웹사이트에 기고한 장문의 글 '리비아 자유의 전사들과 그 후원자들은 누구인가'(☞원문 보기)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두 가지는 리비아 반군은 누구이며, 이들은 어디서 무기를 얻었는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스콧 교수에 따르면 리비아 반군 중에는 과거 아프리카 차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의해 양성된 게릴라들이 있는가 하면 1980년대 아프간 대소련전쟁에 참여했던 이른바 '자유의 전사'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아프간전쟁에서 '자유의 전사'들은 미국 정보기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리비아 반군 중 상당수는 미국과의 연관이 깊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나아가 이번 무장봉기가 미국과의 사전 교감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편 반군의 무기 출처와 관련해 스콧 교수는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와 이집트가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LA타임스>의 17일 보도 내용을 소개했다. 같은날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미국과 리비아 반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집트가 리비아 반군에 저격용 라이플과 실탄 등의 무기를 선박 편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국이 사우디를 통해 리비아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려 했다는 지난 7일자 <인디펜던트> 보도를 인용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보기)

▲ 리비아 반군들이 27일 동부 브레가 인근에서 희생자의 무덤 앞에 모여 애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또 스콧 교수는 민주화 시위 이전부터 카다피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매우 다양했다며, 리비아 반군 세력은 튀니지나 이집트의 경우와는 달리 민주화를 바라는 젊은이들이라는 단일 성분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좀더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벵가지의 반국 국가위원회가 카다피의 석유회사를 대체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는 미국 <블룸버그> 통신의 22일 보도에 주목하며, 서방의 군사 개입 뿐 아니라 무장봉기 또한 석유와 관계돼 있을 개연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27일 리비아 반군은 동부 유전에서 하루 10∼13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며 앞으로 1주일 이내에 석유 수출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군의 경제·재무·석유 분야 책임자 알리 타로니는 이날 벵가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쉽게 원유 생산량을 30만 배럴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리비아 반군들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스콧 교수는 "리비아 전 국왕을 지지하는 왕정복고세력,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팔레스타인 불만세력, 사우디 안보 당국, 리비아 내의 정치적 반대세력들, 영국 첩보기관, 미국, 그리고 알카에다와 비슷한 이슬람 테러리스트 조직까지 카다피는 매우 많은 반대 세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비아 반군의 주요 세력에 대해 항목별로 나누어 설명했다. 다음은 그의 설명을 요약한 것이다.

■ 리비아 반정부세력 국가협의회(NCLO)와 리비아 구조 국민전선(NFSL)

리비아 반정부세력 국가협의회(NCLO)는 리비아 동부의 민중봉기를 주도한 단체다. 이 협의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세력 중 하나가 리비아 구조 국민전선(NFSL)이다. NFSL의 모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프리카 차드에서 훈련시킨 2000명의 반 카다피 세력임이 1989년 1월 비밀문서에서 드러났다.

리처드 키블 영국 링컨대 교수는 2002년 펴낸 <리비아에 대한 비밀 전쟁>에서 "차드에 기반을 둔 반(反)카다피 비밀세력에 미국과 사우디, 모로코, 이스라엘, 이라크가 자금 지원을 했다는 미국 정부의 공식 기록이 남아 있다"며 "특히 사우디는 NFSL에 70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서술했다. 키블 교수는 "1984년 5월 8일 카다피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미국은 이집트에 리비아 침공을 요청했지만 호스니 무바라크 당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 리비아 이슬람투쟁그룹(LIFG, Al-Jama'a al-Islamiyyah al-Muqatilah bi-Libya)

미국의 군사 싱크탱크인 국방정보센터(CDI)는 2005년 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리비아 이슬람투쟁그룹(LIFG)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CDI의 설명에 따르면 LIFG는 1995년 무자헤딘의 베테랑 전사들에 의해 설립됐다. 이들은 아프간에서 소련과의 투쟁에 참여했던 인물들이며 리비아 정부의 부패와 세속성에 분노해 LIFG를 결성했다.

이들은 주로 산악 지방에 근거지를 두고 게릴라 투쟁을 벌여 왔으며 이들의 가장 유명한 활동은 1996년의 카다피 암살 시도였다. 이들은 대부분 반 카다피 투쟁에 전념하고 있지만 일부 정보기관 보고에서는 이들이 알카에다와 함께 서구에 대한 성전(지하드)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있다. 2004년 2월 조지 테닛 당시 CIA 국장은 "미국에 대한 가장 즉각적인 위협 중 하나는 국제적인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자들 그룹"이라며 "이에는 LIFG도 포함돼 있다"고 상원 정보위원회 증언에서 말했다.

또 현재 리비아 반군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압델-하킴 알-하시디는 과거 이라크전에서 반미 무장투쟁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그는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함께 싸웠던 사람들 중 일부는 아즈다비야 전선에 있다"고 말했다. 알-하시디는 그의 전사들은 "애국자이며 좋은 무슬림일 뿐 테러리스트가 아니다"고 말했지만 "알카에다 역시 좋은 무슬림이며 침략자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영국 정부 관계자는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지에 '알-하시디는 LIFG 멤버'라고 전했다.

■ 페이스북

물론 벵가지에도 이집트나 튀니지에서처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에 불타는 젊은이들이 있다. 벵가지 과도정부에서 반군을 이끄는 오마르 엘-하리리는 캐나다 언론 <글로브앤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나이든 사람들이 아니라 튀니지와 이집트 혁명에 고무된 젊은이들이 혁명을 시작했다"며 "(그들은) 페이스북의 자식들"(Children of Facebook)이라고 미소지으며 말했다.

스콧 교수는 "튀니지와 이집트의 혁명은 오래 기억할 만하며 상대적으로 비폭력적인 새로운 정치운동이었으나 (리비아에서는) 미국의 매우 오래된 '못된 습관'이 또 나왔다"며 "이미 10년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또다시 리비아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공격의 최초 목표는 리비아 민간인을 보호한다는 것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한 많은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정권 교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만약 군사개입이 더 확산되고 장기화돼 군사적 긴장이 증가하면 튀니지와 이집트가 혁명으로 이뤄낸 민간 정부로의 이행 또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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