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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디 통해 리비아 반군에 무기 지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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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디 통해 리비아 반군에 무기 지원 추진"

군사적 개입 다각 모색…"무력 개입은 혁명의 독"

미국이 리비아 반정부군에게 무기를 공급해 주라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요청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리비아 반군을 무장시키려는 미국의 비밀 계획'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리비아 반군이 장악한 도시 벵가지로 무기를 지원해 줄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의 무기 지원 요청이 사우디와의 군사 협력 채널을 통해 비밀리에 이뤄졌다면서, 과거에도 사우디는 미국의 요청에 의해 레이건 행정부 시절 소련에 맞서 싸웠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반군에게 무기와 자금을 지원한 적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사우디 당국은 리비아 반군에 필요한 것은 카다피군의 공격을 방어할 대전차미사일과 박격포, 대공 미사일이라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반정부군이 수도 트리폴리가 있는 서부로 공세를 취할 수 있어, 미국과 나토(NATO)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라는 압력이 약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은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리비아군의 대공 기지에 대한 공습이 선행돼야 하는 부담 때문에 적극적인 행동을 꺼리고 있으나, 며칠 전부터 미군의 고공정찰기(AWACS)가 리비아 주변을 비행하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디펜던트>는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자신에 대한 암살을 기도한 바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매우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예고되는 등 국내 사정으로 인해 미국의 제안에 긍정적인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민주화 세력은 오는 11일 '분노의 날'로 명명된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고 정부는 경찰과 군 병력을 동원해 경계를 강화하는 한편 모든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신문은 만약 사우디가 미국의 요구에 응해 리비아 반군에 무기를 지원한다면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민주화 시위 진압에 대해 사우디 정부를 비판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사 개입' 필요성 논란…"외국 개입은 오히려 독"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파교란 항공기를 동원한 전자전이나 공군기를 동원한 공습, 해병대원들의 상륙 등 다양한 차원의 작전도 검토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군 특수 요원을 파견해 반군의 훈련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방의 군사 지원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미국의 개입은 많은 논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 개입은 카다피에게만이 아니라 이제 막 싹이 트고 있는 리비아 민주주의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3일 '리비아 사태에 개입하는 것은 오히려 혁명에 독이 될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신문은 "리비아는 외세의 지배에 저항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탈리아의 식민 통치 기간 동안 1/3의 리비아인들이 죽었고, 이런 역사를 고려할 때 개입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서방의 개입은 오히려 카다피의 반(反) 제국주의 투사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켜 그의 입지를 강화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반정부 세력들 모두 서방의 개입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미국은 자기 나라 국민이나 신경쓰라, 우리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는 반군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신문은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지난 1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중동 사태의 배후'라고 비난한 것을 언급하며, 만약 미국이 군사적 개입을 하게 되면 살레 대통령 식의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지난 6일(현지시간) 빈 자와드 인근에서 벌어진 교전 중 한 반정부군 인물이 카다피 이전 시절의 리비아 국기를 게양하려 하고 있다. 포격으로 인한 연기가 바람에 실려오고 있다. ⓒAP=연합

카다피군-반군 '일진일퇴'

리비아에서는 카다피 친위세력과 반정부 세력 간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미수라타와 빈 자와드 등지에서는 양측이 밀고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양쪽 모두 이들 도시를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신들은 현지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미수라타에서는 반정부군이, 빈 자와드에서는 카다피군이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을 전했다. 반정부 세력은 정유 시설이 밀집된 도시 브레가와 라스 라누프를 영향력 하에 두고, 카다피의 고향이자 트리폴리로 향하는 길목인 시르테를 향해 서진(西進)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엔은 카다피가 임명한 새 유엔 주재 리비아 대사를 승인하고 리비아의 인명 피해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6일 무사 쿠사 리비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카다피 정권이 조사단 파견을 승인했다고 밝혔으며, 압델리라 알-카티브 전 요르단 외무장관을 리비아 사태를 전담할 대사로 임명했다.

발레리 아모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 국장은 많은 교전 사상자가 발생한 리비아 제3의 도시 미수라타에 유엔 구호팀이 신속하게 접근해 구호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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