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탈레반, 나토군 '호위' 아래 아프간정부와 종전 협상"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탈레반, 나토군 '호위' 아래 아프간정부와 종전 협상"

<뉴욕타임스> "1인자 오마르는 제외…전망은 엇갈려"

탈레반 고위 지도자들이 파키스탄의 은신처에서 나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정부 측과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탈레반 고위층이 처음으로 '면 대 면' 종전 협상에 나서면서 9년이나 계속된 미국의 아프간 전쟁이 출구에 다다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탈레반 최고 지도위원회인 '퀘타 슈라' 소속 3명, 강경파 '하카니' 소속 1명 등 최소한 4명의 고위급 인사가 아프간 정부와 대면 협상을 했다고 현지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공격을 피해 주로 파키스탄과 국경지대에 숨어 있었던 이들이 아프간으로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은 놀랍게도 나토군의 호위가 있어서 가능했다.

이번 협상에 밝은 한 아프간 관리는 탈레반 인사들이 나토군으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체포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을 받고 아프간으로 움직였다고 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나토군의 항공기를 이용해 국경을 넘기도 했으며, 나머지는 육상 이동 경로에서 나토군의 안전 보장을 받았다고 다른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협상이 이미 지난주부터 시작됐다고 인정하면서도 탈레반 인사들의 지위나 신원 등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고 있다. 또한 나토군이 원래는 붙잡거나 죽여야 했던 상대인 탈레반의 이동을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을 제공했는지도 비밀에 부쳐졌다.

신원을 공개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라이벌 관계인 다른 탈레반 지도자들이나 파키스탄의 정보부(ISI)에 의해 암살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과 아프간 정부 측은 <뉴욕타임스>에 이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 아프가니스탄 소년이 아프간에 주둔하는 나토군 병사를 향해 장난감 총을 겨누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탈레반 최고지도자 없는 종전 협상, 잘 될까?

종전협상에 대한 기대는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아프간 당국은 협상에 참여하는 탈레반 지도자들이 조직 내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파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상을 아직 '예비 단계'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양자 간 대화는 다양한 배경에서 벌어져 왔으며, 미국의 아프간 전쟁 종결의 협상 날짜를 정하는데 실질적인 역할을 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아프간 관리는 이번 협상이 대면 협상임을 강조하면서 "미국이나 하미드 카르자이(아프간 대통령)가 아니라, 아프간 민중들을 위한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협상의 성패와 관련해서는 파키스탄 변수도 크다. 파키스탄은 겉으로는 나토군의 탈레반 소탕에 협조하면서도 일부 탈레반 지도부와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있다. 나토군이 철수한 이후 아프간에 대한 파키스탄의 영향력 강화를 두려워하는 카르자이 정부는 파키스탄과 직접적으로 연루되지 않는 선에서 탈레반과의 화해 협정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전략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과거에도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사이의 협상에 참여하려고 했던 아프간 인사들이 다른 파벌의 탈레반 요원으로부터 살해당하곤 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 파키스탄 정보부가 연루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ISI는 올해 초에도 아프간 정부와 비밀 회담을 추진했던 탈레반 리더 23명을 붙잡아 구금한 적이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협상이 ISI와 매우 가까운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가 배제된 채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파키스탄 고위층은 매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퀘타 슈라, 하카니의 지도자들과 가깝다는 한 성직자는 "만일 탈레반이 오마르를 제외시킨다면, 어떤 협상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떤 정보 당국자는 협상에 참여한 지도자를 가리켜 "그는 협상에서 무언가를 이끌어 낼만한 위치가 아니다"라고 폄하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