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 씨가 케이블 채널 Mnet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추진하던 <김제동 쇼>의 진행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제동 쇼>는 지난 4월 21일 가수 비를 게스트로 초청해 첫 녹화를 마쳤고 지난 5월 6일 첫 방송을 예정하고 있었으나 아직 방송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김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모식 사회를 맡았던 것에 대한 정치적 외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盧 추모식 이후 방송 일자 이유 없이 늦어져"
김제동 소속사 다음기획은 1일 김영준 대표 명의의 공식 보도자료를 내 "오늘 저희는 정말 참담한 심정으로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김제동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진정성을 다해 준비한 프로그램인 Mnet의 <김제동 쇼>의 진행을 맡지 않을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김영준 대표는 "5월 6일 첫 방송을 앞둔 지난 4월 말, Mnet의 제작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도식 참석을 재고할 수 없겠느냐는 요청을 해왔다"면서 "당시만 해도 <김제동 쇼> 의 방송 편성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김제동은 '유족과 국민과의 약속', '개인적인 신념과 삶의 태도에 대한 문제' 등과 '추도식 사회를 정치적 편향으로 바라보는 합리적이지 못한 태도'를 지적하면서 추도식 사회를 보는 것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면서 "추도식 참여를 문제 삼는다면 '더 이상 <김제동 쇼>의 진행을 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제작진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방송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한 날짜를 훌쩍 넘긴 오늘까지 Mnet 측은 '6월 개편 때 편성 방송 될 것이다. 기다려 달라'는 이해하기 힘든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방송 편성 여부를 두고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뒷배경에 '예민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려를 누군가 하고 있지 않나?' 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예능 프로그램조차 MC가 김제동이라는 이유로 정치적인 고려를 해야만 하는 이 안타까운 상황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김제동 스스로가 더 이상 MC를 맡지 않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Mnet "우려 전달한 것은 사실이나 정치적 외압 아니다"
이에 Mnet 측은 "제작진이 '(김제동 씨의 추도식 사회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프로그램 진행자 본인이 인지하고 방송에 전념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를 정치적 외압으로 해석하고 Mnet측이 프로그램 제작 및 편성을 막는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이다"고 반박했다.
Mnet은 "천안함 사태 등 때문에 편성 및 녹화 일정이 다소 더뎌진 것은 사실이나 6월 <김제동쇼> 만이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 역시 동시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며 "Mnet이 보도 채널도 아닌데 정치적 색을 고려할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
"시청자들이 '방송'을 제대로 볼 권리를 더 이상 뺏기지 않았으면"
김영준 대표는 김제동 씨가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사회를 본 이후 계속 방송에서 하차 하는 등 정치적 외압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에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 앞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애도를 표하고 사회자로서의 본분을 다하여 국민들의 아픔과 눈물을 닦아주었다고 해서 정치적 편향을 문제 삼고, 마이크를 못 잡게 하고 방송 활동을 가로막는 일들이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 2010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중 문화 예술의 생명은 '다름의 인정'에서 출발해야 한다. 스타 연예인의 사회 참여 활동은 다기 다양한 형태로 펼쳐져야 하며, 연예인 스스로가 건강한 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중들의 따스한 격려와 응원, 따끔한 질책과 충고가 필요한 일이지, 보기 불편하다고 밥줄을 끊게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제동은 많은 분들이 걱정할 때마다 '힘든 분들이 저 말고도 많은데 그 사람들에 비하면 정말 저는 괜찮습니다'라는 말을 했다"며 "김제동 개인의 역사 진보에 대한 확신과 사람 중심의 가치에 대한 낙관적 믿음이 어렵고 엄중한 현실에서도 떳떳하게 설 수 있게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방송이 아니라면 직접 대중들을 만나는 공간을 만들어 가면서 앞으로도 김제동은 사람들에 웃음을 주고, 사람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모든 이들과 기쁨의 현장에서 환희의 순간을 같이 할 것"이라며 "국민 대중들이, 시청자들이 '방송'을 제대로 볼 권리를 더 이상 뺏기지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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